英, 기준금리 동결 예상…"향후에도 크게 떨어지지 않을 것"[디브리핑]

2024. 6. 20. 15:1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서비스 물가·근원 물가 여전히 높아
"인하 시작하더라도 금리 4% 미만 어려워"
영란은행(BOE) 본부. [EPA]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이 이달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전망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다소 안정됐지만 다시 튀어 오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향후 기준금리 인하로 돌아서더라도 과거처럼 낮은 수준까지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영국 통계청(ONS)은 영국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PCE) 상승률이 전년 동월 대비 2.0%를 기록했다고 19일(현지시간) 밝혔다.

영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BOE의 목표 수준인 2%까지 떨어진 것은 2021년 7월 이후 약 3년 만에 처음이다. 로이터통신이 조사한 시장 전망치와 일치하는 수준이기도 하다.

다만 영국 인플레이션이 하락한 것은 주로 에너지 가격이 전년 동월 대비 급격하게 하락한 것에 기인했다. 에너지 가격의 일시적 하락이 사라지면 전체 물가 상승률도 다시 오를 수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BOE가 중요하게 보는 서비스 인플레이션(물가 상승률)은 5.7%로 시장 예상치 5.5%보다 높게 나왔다.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장기 평균을 훨씬 웃도는 3.5%에 머물렀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BOE가 20일 기준금리를 기존의 5.25%로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꾸준한 물가 둔화를 확인할 때까지는 기준금리를 16년 만의 최고 수준으로 묶어둘 것이란 관측이다.

마틴 사토리우스 영국산업연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통화정책위원들은 여전히 급여 상승과 같은 국내 물가 압박 징후를 살펴보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CNBC는 “시장은 영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목표치인 2%에 도달했음에도 불구하고, BOE가 금리를 인하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면서 “5월 물가 지표는 금리 인하가 임박하지 않았다는 것을 시장 참가자들에게 더욱 확신시키는 역할을 했을 뿐”이라고 전했다.

CNBC는 런던 금융시장은 BOE가 이달 금리를 인하할 확률이 5%에 불과함을 시사했으며 8월 금리 인하에 대한 베팅도 약 30%로 축소됐다고 지적했다.

제임스 스프룰 헨델스방켄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계절성 측면에서 좋은 부분이 몇 가지 있었고 식품 가격도 하락하고 있지만 올해 남은 기간을 볼 때 BOE 자체조차도 가을에 인플레이션이 다시 상승하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CNBC에 말했다.

그는 “이코노미스트들이 지금 가장 불안하게 보고 있는 것은 서비스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으로, 주로 급여와 수입에 관련돼 있다”며 “서비스 인플레이션은 우리가 원하는 것보다 훨씬 더 경직적인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BOE는 약 3%의 서비스 인플레이션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현재 수준은 너무 높다는 지적이다.

때문에 BOE가 오는 8월이나 9월의 금리를 인하할지도 여전히 아슬아슬한 상황이라고 스프룰 이코노미스트는 덧붙였다.

노동시장이 완화될 조짐을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6월 상여금을 제외한 영국의 평균 임금 상승률은 6%의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향후 어느 시점에 BOE가 기준금리 인하를 시작하더라도 단기 혹은 중기적으로 큰 폭의 인하를 기대해서는 안 된다는 분석도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BOE 금리가 4% 밑으로 내려가기도 쉽지 않고, 가까운 미래에는 확실히 3% 미만으로 떨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1960년대 이후 BOE 기준금리에서 연간 물가 상승률을 뺀 값을 비교해 보면, 통상적으로 플러스를 나타냈다. '글로벌 경제 위기'로 정의되는 두 번의 주요 기간에만 마이너스를 보였고, 대부분의 기간에는 기준금리가 인플레이션보다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따라서 가까운 미래에 또 다른 큰 경제 위기를 예상하지 않는 한, BOE 기준금리는 플러스 영역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고, 인플레이션 이상으로 유지될 것이란 분석이다.

또한 현재의 실질 은행 금리는 이전 플러스 기간의 실질 금리에 비해 특별히 높지 않은 상태다.

존 스테펙 블룸버그통신 칼럼니스트는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인 2% 전후로 유지된다면 그것은 BOE의 기준금리가 최소 4%, 혹은 상당히 더 높게 유지될 가능성이 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어 “경제가 수십 년 동안 한 번 올까 말까 한 엄청난 경제 위기 수준이 아닌, 보통(normal) 수준의 침체와 보통 수준의 상승 및 하강을 보이며 정상적인 상태로 돌아간다면 앞으로 몇 달 또는 몇 년 동안 기준금리가 크게 떨어지는 것을 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pink@heraldcorp.com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