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하드웨어' 두 토끼 잡으니…냉장고 전기세 확 줄었다
펠티어 소자 더해 1등급 대비 30% 이상 에너지 효율 개선
삼성전자가 365일 24시간 전원이 켜있는 냉장고의 전기 요금 절감을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올해 초 출시한 '비스포크 AI 하이브리드' 냉장고가 그 결과물이다.
비스포크 AI 하이브리드 냉장고는 에너지 효율을 높여주는 인공지능(AI) 기능과 함께 반도체 소자를 결합한 엔진을 더하는 등 제품의 하드웨어·소프트웨어를 모두 향상시킨 제품이다. 특히 하이브리드 자동차처럼 컴프레서와 반도체가 함께 구동해 최적의 에너지 효율을 내는 것이 특징이다.
펠티어 소자 더해 효율성 UP
삼성전자는 20일 서울 중구 삼성전자 기자실에서 비스포크 AI 하이브리드의 기술을 소개하는 브리핑을 열었다.
비스포크 AI 하이브리드는 컴프레서만을 단일 동력원으로 사용하던 기존 냉장고 냉각 구조에서 벗어나 반도체 소자인 '펠티어(peltier, 열전)' 소자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냉각 방식을 채택한 것이 특징이다.
펠티어 효과는 물체의 양쪽에 전류를 흘리면 한쪽 면은 열을 흡수하고 반대편에서는 열을 방출해 양쪽 끝에 온도차가 생기는 현상을 뜻한다. 한쪽은 가열, 반대쪽은 냉각되기 때문에 냉매 없이 전기만으로도 냉각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컴프레서와 펠티어 소자를 병용하는 가정용 하이브리드 타입 냉장고는 삼성전자의 비스포크 AI 하이브리드가 국내 처음이다. 평상시에는 기존 냉장고의 동력원인 컴프레서가 단독으로 사용되다가, 한여름처럼 냉장고 사용량이 급격하게 많아지면 펠티어 소자가 함께 가동되는 구조다.
위훈 삼성전자 DA사업부 선행개발팀 부사장은 "에너지 부하가 작을 때는 엔진 역할을 하는 컴프레서가 돌아가다가, 부하가 커지는 구간에서는 펠티어가 도와줘 냉장고가 최적의 효율로 작동할 수 있도록 상호 보완해준다"고 설명했다.
사실 이전에도 펠티어 소자를 활용한 전자 제품은 많았다. 다만 펠티어 소자의 성능 한계로 일부 소형 가전에 국한돼 있었다. 위 부사장은 "펠티어 기술은 굉장히 오래된 기술이지만, 효율이나 성능이 떨어져 정수기나 미니 냉장고 등에만 활용됐다"며 "삼성전자는 대형 냉장고에도 펠티어 소자를 활용할 수 있도록 기술 개발에 힘썼다"고 부연했다.
냉장고의 심장 '컴프레서'도 개선
삼성전자는 비스포크 AI 하이브리드에 펠티어 소자를 적용한 것뿐 아니라 기존 컴프레서에도 신기술을 더했다. 삼성전자는 컴프레서 자체 생산을 시작한 1997년부터 8세대에 걸쳐 꾸준히 제품을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2024년형 AI 인버터 컴프레서는 제조공법 연구·개발과 구조 변경을 통해 소비 전력을 줄여주는 것이 특징이다. 올해 신제품에서는 모터 운전 시 관성을 이용할 때 소비 전력이 절약된다는 점에서 착안, 모터의 회전부인 로터(Rotor)를 안쪽이 아닌 바깥쪽으로 이동시켰다.
이에 따라 회전 시 관성이 기존보다 약 4배 증가해 운전 중에 발생하는 속도 변동을 최소화했고, 소비 전력을 줄일 수 있었다는 게 삼성전자 측 설명이다. 일반적인 냉장고의 주요 운전 영역인 저속 운전 구간(950~1450rpm)에서의 에너지 효율을 이전 세대 컴프레서 대비 최대 13% 이상 끌어올렸다.
이에 따라 비스포크 AI 하이브리드는 에너지소비효율이 국내 최고 등급인 1등급 최저 기준보다도 30% 더 높다는 게 삼성전자 측 설명이다. 이를 전기요금으로 환산하면 1년에 2만8000원을 아낄 수 있는 수준이다.
펠티어 소자를 사용해 내부 부품도 간소화됐다. 컴프레서와 펠티어 2개의 엔진을 사용함에 따라 열 교환기와 연결하는 배관, 밸브 등이 기존 대비 줄어들어 내부 구조가 단순해지는 것이다. 그 덕에 기존과 동일한 외관 크기를 유지하면서도 내부 용량은 25ℓ 커졌다.
전기세 줄이는 'AI 알고리즘'까지
이렇게 개선된 하드웨어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삼성전자는 알고리즘도 정교화했다. 이른바 'AI 하이브리드 쿨링 알고리즘'이다. 여기 더해 스마트싱스의 'AI 절약 모드'를 사용하면 실사용 에너지 소비량을 최대 25%까지 더 줄일 수 있다. 머신러닝으로 구축한 AI 알고리즘이 단순한 문 여닫음과 실제 최대 냉각이 필요한 상황을 스스로 판단해 운전을 최적화한다.
위 부사장은 "기존 제품은 냉장고 내부 온도가 올라간 후 뒤늦게 대응했는데, AI는 29가지 내부 신호를 실시간으로 받아 분석해 향후 벌어질 일을 계산, 이에 맞춰 운전하기 때문에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과거에는 문을 열기만 해도 컴프레서의 운전 속도를 올려 불필요한 에너지를 많이 소비했지만, 비스포크 AI 하이브리드는 AI가 온도 데이터를 토대로 미래 온도를 예측해 필요한 만큼만 운전 속도를 올릴 수 있도록 한다. 뿐만 아니라 일정 주기마다 일률적으로 성에 제거를 수행하던 기존 제품과 달리 신제품은 데이터를 토대로 착상을 감지해 꼭 필요할 때만 제상을 한다.
위 부사장은 "비스포크 AI 하이브리드는 삼성전자의 강점인 AI에 반도체 소자를 결합해 에너지 사용량을 손쉽게 줄일 수 있는 냉장고"라며 "앞으로도 삼성전자만의 새로운 혁신 기술을 접목해 소비자들의 일상을 더욱 편리하게 하는 다양한 가전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백유진 (byj@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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