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vs 양현종 무산됐다고 슬퍼하지 마세요…KIA·한화 문김대전도 없지만 MOON vs 나스타 있다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90도로 인사해야죠.”
KIA 타이거즈 나성범(35)을 지난 9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을 마치고 인터뷰할 때, 한화 이글스 김경문 감독에 대한 얘기가 잠시 나왔다. 당시 나성범은 “내가 프로에 들어왔을 때(2012년 NC 다이노스 창단 감독) 감독님이었는데, 또 다른 팀 감독님이 된 것이다. 여러 기분이 든다”라고 했다.
나성범의 야구인생에 김경문 감독을 떼 놓을 수 있을까. 연세대학교 졸업반의 나성범이 투수와 타자 사이에서 갈팡질팡하자 타자로서의 방향성을 확실하게 설정을 시켰다. 그렇게 타격에만 전념한 나성범은 김경문 감독의 확고한 믿음 속에 KBO리그 최고 클러치히터가 됐다.
그런 나성범이 21일부터 23일까지 광주 KIA챔피언스필드에서 생애 처음으로 김경문 감독을 적으로 상대한다. 나성범은 김경문 감독의 한화 취임 직후 문자메시지로만 인사했고, 이날 광주에서 정식으로 인사할 계획이다.
나성범은 18~19일 광주 LG 트윈스전서 10타수 5안타로 타격감을 끌어올렸다. 특히 19일 경기서 시즌 두 번째로 3안타를 기록했다. 올 시즌 나성범은 유독 좋은 흐름을 오래 이어가지 못했다. 자신을 키워주고 믿어준 은사 앞에서 제대로 보여줄 기회다.
물론 김경문 감독 역시 물러설 곳은 없다. 양현종이 팔꿈치 저림 증세로 23일 등판이 취소된 건 어쨌든 한화의 호재다. 한화가 객관적 전력상 KIA에 밀리지만 류현진이 나오는 23일 경기를 잡으면 위닝시리즈를 하지 못한다는 법도 없다. 김경문 감독은 최근 선수들 기량 점검에 한창이다. 동시에 최적의 퍼포먼스를 내기 위한 이런저런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23일 경기는 류현진과 양현종이 무려 17년만에 맞붙는 역대급 빅매치였다. 그러나 양현종이 보호차원에서 등판을 한 차례 건너 뛰기로 하면서 약간 김이 샜다. 그러나 KIA로선 에이스를 보호하는 게 당연하다.
올 시즌에는 문김대전도 한 번도 성사되지 않았다. 지난 두 번의 3연전서 문동주의 등판 가능성이 있었으나 한 번은 우천취소에 의한 로테이션 조정, 또 한 번은 부진에 의한 2군행으로 무산됐다. 문동주는 20일 청주 키움 히어로즈전에 선발 등판한다. 21~23일 KIA 3연전 등판은 자연스럽게 무산됐다.
이렇게 볼 거리가 사라지는 듯했지만, 김경문 감독과 나성범의 만남이라는 소소한(?) 이벤트는 남아있다. 그리고 두 팀은 이번 3연전 이후에도 8차례나 더 맞붙어야 한다. 그때 류현진과 양현종이든 문김대전이든 성사 가능성은 있다고 봐야 한다. 너무 실망할 필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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