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honey] 반려견들 전용기 타고 제주도로 "멍멍∼ 신나는 여행"
(제주=연합뉴스) 성연재 기자 = "기장입니다. 반려견 가족의 한 사람으로서 여러분들의 여행이 진심으로 부럽습니다."
LG유플러스가 지난 15일 띄운 제주행 반려견 동반 전용 항공편인 '포동 전용기'의 기내 방송을 통해 기장의 안내 방송이 나왔다.
승무원들도 정성스레 반려견과 승객들을 보살피는 모습이었다.
이 반려견 전용기는 LG유플러스의 반려 가구 커뮤니티 플랫폼 '포동'이 제공하는 서비스 가운데 하나다.
LG유플러스는 제주항공과 함께 올해 4월 국내 유일 반려견 동반 전용 항공편인 '포동 전용기'를 선보였다.
지난 4월 1차 운항한 반려견 동반 전용기는 티켓을 판매한 지 7일 만에 완판을 기록했다.
2차 운항도 5일 만에 매진됐다.
반려견 가족들이 2박을 한 뒤 같은 전용기로 김포공항으로 돌아오는 일정이다.
이날 전용기에는 견주 112명과 반려견 57마리가 올랐다.
33 배열인 항공편에서 창가 좌석은 반려견 차지였다.
LG유플러스가 이런 서비스를 하는 것은 신사업의 하나로 반려동물 사업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LG유플러스는 외부에서도 집에 혼자 있는 반려동물을 확인할 수 있는 폐쇄회로(CC)TV와 원격으로 사료를 줄 수 있는 원격 급식기 등 다양한 사업을 벌이고 있다.
출발에 앞서 김포공항 제주공항 카운터에는 반려견을 대동한 여행객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모두 반려견 전용기를 이용하기 위한 반려견 가족들이다.
가장 먼저 진행한 것은 견주의 인적 사항 체크와 더불어 반려견의 체중 측정이다.
이날 반려견 전용기에는 10kg 미만의 반려견만 탈 수 있도록 사전에 고지가 돼 있었다.
케이지(1.5kg) 포함 무게여서 실제론 8.5kg 미만이어야 한다.
카운터 앞에서 만난 정다연 씨 커플은 4살짜리 반려견 '고구미'의 무게를 잰 뒤 김포공항 왼쪽에 마련된 펫 파크로 향했다.
정 씨 일행은 김포공항에 펫 파크가 마련됐다는 소식에 한 번쯤 방문해보고 싶었다고 했다.
아뿔싸. 그런데 펫 파크를 찾았던 고구미가 배변을 했다.
다시 생각해보니, 오히려 혹시 모를 비행기 내 실례를 막을 좋은 기회처럼 보였다.
김포공항을 통해 여행을 계획한 사람들은 사전에 꼭 펫 파크를 한 번쯤 들르면 좋을 것 같았다.
탑승 게이트 앞에서는 반려견 가운데 흥분해 짖는 녀석들도 몇 마리 보였지만 다들 차분하게 탑승했다.
현재 규정상으로는 항공기 탑승 시 반려견들은 좌석 아래쪽에 둬야만 한다.
반려견 전용기의 가장 큰 장점은 기내에서 일반 승객의 눈치를 보지 않고 옆좌석에 반려견들을 데리고 탑승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착륙 시에는 케이지 안에 완전히 들어가 있어야 하며, 잠깐 케이지 문을 열고 반려견을 만지는 것 정도는 가능하다.
기내에서 이용할 수 있는 이 케이지도 LG유플러스가 특수 제작한 것이다.
이 항공편에는 비상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수의사도 동행했다.
수의사 황윤정 씨는 "평상시에 긴장도가 높은 친구들은 탑승 전 미리 안정제를 병원에서 처방받는 것이 좋다"면서 "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항공기 탑승 전 반려동물 등록증과 예방 접종 증명서도 반드시 확인한다.
이날 항공편에 탑승한 항공편의 승무원들도 모두 반려견 가족들이다.
비행기에서 내릴 때 "진짜 반려견 기르는 것 맞냐"는 질문을 하자 한 승무원이 자신의 반려견 사진을 보여주며 밝은 웃음을 보여줬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관광공사가 지난해 11월 진행한 '반려동물 동반 제주 여행 수요 조사'에서 응답자 81.6%가 반려동물과 동반 여행을 하고 있으며 응답자 34.3%가 항공기·선박 등 반려동물 전용 좌석 확대를 개선 사항으로 꼽은 만큼, 포동 전용기는 반려 가구 중심으로 입소문을 타며 큰 관심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에 내리자마자 반려견주들은 각자 예약한 곳으로 사라졌다.
고구미 가족들을 애월의 해변에서 다시 만났다.
그들은 갈치 전문 식당에 가는 길이었다.
이 식당에서는 반려견이 케이지나 가방 내부에 있을 경우에 식당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식당 이용객 가운데서도 반려견 동반에 대해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도 없었다.
갈치구이와 다양한 음식들이 배달됐지만 고구미는 큰 요동 없이 조용히 주인의 식사를 지켜봤다.
식사를 마친 그들은 애월 해변을 산책했다.
짙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그들이 거닐고 있는 모습은 한폭의 그림 같았다.
LG유플러스는 8월에도 전용기를 또다시 띄운다고 했다.
polpo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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