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민 변호사의 IT경영법무]〈4〉 자율주행 시대, 제조사에서 서비스기업으로

2024. 6. 20. 14:1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김형민 “법률사무소 민하” 대표변호사

엔비디아의 시가총액이 약 3조 3350억 달러(약 4600조 원)를 넘어섰다.

엔비디아는 AI 산업의 쌀이라 불리는 그래픽 처리장치(GPU) 시장의 80% 이상을 장악하고 있는 기업으로 마이크로소프트와 애플을 제치고 전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기업이 되었다.

1993년 설립된 엔비디아가 본격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한 시점은 인공지능 개발업체인 OpenAI가 2022년 12월 생성형 AI 챗GPT를 출시하면서부터다.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의 개발 및 고도화에 엔비디아의 GPU가 필수적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엔비디아 주가는 약 1년 반 사이 9배 넘게 상승했다.

사실 엔비디아는 10년 전만 하더라도 삼성전자에 그래픽 카드(VGA)를 납품하는 하청업체였다. 그러나 지금은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에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납품할 수 있느냐에 삼성전자의 명운이 걸려있는 상황이다.

아날로그 시대에서 디지털 시대로의 전환에 대응하지 못했던 소니가 몰락했듯, 이젠 정보화 시대에서 인공지능 시대로의 전환에 대응하지 못한 기업들은 생존의 기로에 서게 될 것이다.

자율주행은 차량에 부착된 라이다 센서, 레이더 센서, 초음파 센서, 카메라 등을 통해 주행 환경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AI가 실시간으로 분석 및 검증하여 주행에 적용하는 형태로 이루어진다.

이러한 과정은 소프트웨어 기반으로 이루어지게 되므로 자율주행 산업은 소프트웨어 산업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고, 미래차는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Software Defined Vehicle)으로 진화하고 있다.

SDV의 본질은 자동차를 '끊임없이 학습하고 개선되는 AI 머신'으로 바라보고 지속적인 업데이트를 통해 성능을 개선시키는 데 있다.

SDV의 선두주자인 테슬라는 최근 200만 대 이상의 차량 리콜 사태를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 Over The Air)를 통해 해결하였다. 막대한 시간과 수십억 달러의 비용이 소모되는 대규모 리콜 사태를 단지 업데이트 버튼 터치 한 번으로 해결한 것이다.

실시간으로 발전하고 있는 자율주행 기술은 이미 OTA를 통해 차량에 상시 업데이트되고 있으며, 자율주행 시대 제조사의 경쟁력은 스마트폰처럼 신속하고 편리한 업데이트를 통한 지속적인 성능 개선 능력에 있을 것이다.

소비자 관점에서는 편리성과 안정성을 담보하는 소프트웨어의 존재 여부가 구매의 트리거(방아쇠)가 될 것이며, 제조사 관점에서도 차량 판매 후 락인(Lock-in)효과를 통한 유료 소프트웨어 제공이나 옵션 추가 등으로 지속 가능한 수익모델 구축을 시도할 것이다.

또한 기존 하드웨어 중심의 자동차 산업이 SDV로 전환하려면 초기 단계부터 SDV에 대응하는 부품 제조 및 설계가 이루어져야 하므로 지금의 자동차 산업 생태계 또한 이에 맞게 변화될 것이다.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지 못한다면 스마트폰 단말기 제조사들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가진 구글의 하청업체로 전락한 것처럼, 기존 완성차 기업들도 이러한 소프트웨어를 가진 기업의 하청업체로 전락할 것이다.

대한민국은 자동차 판매량 세계 3위의 완성차 기업 보유국이자 IT 강국이다. 우리도 이제는 완성차 기업과 IT기업의 전략적 파트너십 모델을 수립하여 애플과 같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동시에 가진 서비스기업으로 나아가야 한다.

'천천히 서둘러라'(Festina lente, 페스티나 렌테)

라틴어 빠르게(festina)라는 단어와 천천히(lente)라는 단어를 조합하여 만든 이 역설적 문장은 팍스 로마나(Pax Romana, 200년간 지속된 평화의 시대)시대를 연 로마 초대 황제 아우구스투스의 좌우명이자 중세 르네상스의 상징 메디치 가문의 가훈으로 '신중히 결단하되 신속히 실천하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미래차 산업은 단순히 자동차 산업의 혁신이 아닌 IT산업, 반도체산업, 디스플레이 산업, 에너지 산업 등이 결합된 미래 첨단 산업의 총아이자 대한민국 산업의 미래다.

자율주행 시대, 우리는 천천히 서둘러야 한다.

김형민 법률사무소 민하 대표변호사 minha-khm@naver.com

저자소개:김형민 법률사무소 민하 대표변호사는 정보기술(IT)·지식재산(IP)·소프트웨어(SW) 기업의 리스크관리(RM) 및 경영전략 전문 변호사이다. 교육부·전자신문 IT교육지원캠페인 자문위원, 중소벤처기업부 중소기업인력양성사업 자문위원, 중소기업진흥공단 중소기업인식개선사업 자문위원, 경상북도청 지식재산전략 자문위원, 안동시청 지식재산관리 자문위원, 경상북도문화콘텐츠진흥원 해외투자 및 저작권사업 자문위원 등을 역임했다.

Copyright © 전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