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김정은, 반미·반제재 '원팀' 선언…"힘 합쳐 국제질서 깨려는 포석"
[앵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번 평양 방문을 통해 반미 투쟁을 고리로 한 북러 간 밀착이 더 길고 깊어질 것임을 예고했습니다.
한반도 및 동북아시아는 물론이고, 국제 질서에도 적잖은 파장이 예상됩니다.
이치동 기자입니다.
[기자]
북한과 러시아 관계를 사실상 동맹으로 격상하는 데 합의한 푸틴 대통령.
20여 시간 동안 평양에 머물며 미국과 유럽에 던진 메시지는 명확했습니다.
압박과 제재에 굴하지 않을 것이고, 미국의 패권주의에 맞선 싸움에서 김정은 정권과도 동지로서 함께 하겠다는 겁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 러시아 대통령 (현지시간 19일, 평양)> "우리는 서방세계가 정치, 경제 및 기타 영역에서 패권을 유지하려 사용하는 도구로서의 '제재 교살' 관행에 계속 맞설 겁니다."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도 뜯어고쳐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에 대해 크렘린궁은 대북 제재로 인한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메커니즘을 마련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습니다.
유사시 지체 없이 상호 군사 지원을 한다는 조항까지 담긴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 조약'에도 서명해 북러 간 체계적이고 장기적인 협력을 예고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 후에도 지속 가능한 밀착을 위한 포석으로, 미국 중심의 국제 질서를 뒤엎고 다극화 세상을 만들겠다는 푸틴의 오랜 목표를 반영한 행보로 풀이됩니다.
<제니 타운/ 스팀슨 센터 연구원> "그들이 가진 공통된 문제는 바로 제재입니다. 푸틴은 서방에 대한 전쟁으로 여기면서, 다극 체제와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 질서에 대한 대안을 만들려고 노력해 왔습니다."
당장 북한 비핵화는 더 멀어졌고, 한러 관계는 미증유의 영역에 들어섰다는 평가입니다.
푸틴 대통령은 북한에 이어 곧장 베트남을 국빈 방문해 서방 세계의 러시아 고립 전략이 별 효과를 내지 못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부각시켰습니다.
연합뉴스 이치동입니다. (lc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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