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퇴시점 고민? 확실시된 '이재명 연임'…러닝메이트 하마평 무성
연임 위해 21일 사퇴한다는 보도…李 "아직 고민 중"
2기 지도부 '친명 색채' 짙어질 전망
[더팩트ㅣ국회=김세정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연임이 확실시되는 모습이다. 이 대표는 이른 시일에 당대표직을 사퇴하고 8월 열릴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보인다. 김민석 의원과 민형배·한준호 의원 등이 최고위원 후보로 거론돼 '이재명 2기'는 친명 색채가 더욱 짙어질 전망이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표의 차기 전당대회 출마를 굳히고, 사퇴 시점을 고민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오는 23일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전당대회 출마선언 예정돼 그에 앞선 21일경 이 대표가 사퇴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지만, 일부 민주당 관계자들은 그 이후에 무게를 싣는 분위기다. 같은 날 채상병 사건 입법청문회가 열리는만큼 당 차원의 화력 집중을 위해서라고 전해진다.
전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난 이 대표는 '21일 최고위원회를 마지막으로 사퇴하고, 당대표에 출마한다는 기사가 나왔다'라는 질의에 "아직 고민 중"이라고 짧게 입장을 밝혔다.
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측근 일부는 이미지 소비 등을 우려해 총선 이후 이 대표에게 휴식을 권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중형 선고와 대북송금 사건 기소로 사법리스크가 재점화되면서 연임을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와 재판 방어를 위해선 당대표직을 유지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한 당 관계자는 "(이 대표) 본인도 불안할 것이다. 대표직을 가진 것과 아닌 것의 차이가 크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이재명 2기 체제'를 앞두고 당내에선 여러 친명 의원들이 러닝메이트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김민석 의원을 비롯해 민형배 의원과 한준호 의원, 강선우 의원 등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김 의원은 총선 선대위 종합상황실장을 맡으며 이 대표와의 신뢰를 쌓아온 것으로 전해진다. 당 정치검찰사건조작 특별대책단 단장으로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적극 방어하고 있는 민 의원도 출마를 굳혔다. 민 의원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저는 당 최고위원 출마 의지를 밝혔는데, 모두 동의해 주셨다. 이재명 당대표 연임이 옳다는 결론도 도출했다. 그렇게 검찰독재를 끝장내라는 광주와 호남의 뜻을 대변하고자 한다"라고 밝혔다. 재선 한 의원은 대선 당시 후보 수행실장으로 이 대표를 측근에서 보좌했고, 강 의원도 당 대변인을 지내며 이 대표와 호흡을 맞춰왔다. 이외에도 전현희 의원이나 이언주 의원 등 여성 중진들의 출마도 점쳐진다.
이처럼 2기 체제는 친명계 일색으로 채워질 가능성이 크다. 1기 체제에선 비명계 박광온 전 의원이나 계파색이 옅은 홍익표 전 의원 등과 호흡을 맞추며 원내지도부와 때로는 긴장 관계를 연출하기도 했으나 '찐명' 박찬대 원내대표가 171석을 이끌게 되며 더욱 한목소리를 낼 것으로 보인다.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이 굳어지면서 전당대회 흥행이 어렵다는 우려도 일각에서 나온다. 차기 당대표 자리를 노렸던 몇몇 중진 의원은 출마 의사를 거두기도 했다. 들러리 역할이 분명하고, 또 전당대회 과정에서 이 대표와의 대립각을 세우다 강성 지지층의 새로운 타깃이 될 수도 있다는 걱정 때문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의 당대표 단독 입후보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돼 한동훈 전 위원장과 나경원 의원,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등의 경쟁이 펼쳐질 국민의힘 경선보다 흥행몰이가 어렵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한편 비명계로 분류되는 고민정 최고위원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이 대표의 연임에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누가 당 대표가 되든 민주당이 크게 달라질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재명이라는 대선후보의 입장에서 보면 너무 많은 리스크를 안고 가는 선택이지 않을까"라며 "목표를 대권에 잡아야지 당권에 둬서는 안 된다. 대권과 당권을 분리해서 볼 필요가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고 최고위원은 "지금은 윤석열 대통령이라는 거대한 힘하고 싸워야 되기 때문에 힘 있는 사람이 (대표가) 되는 것이 당의 입장으로서는 좋다. 그래서 이재명 대표만한 사람이 없다"면서도 "그러나 이재명이라는 사람, 대선 후보를 갈 사람의 입장에서 봤을 때는 그게 가장 최선의 선택일까에는 조금 반문이 있는 것"이라고 했다.
sejungki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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