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진구의 ‘20대’[인터뷰]

이다원 기자 2024. 6. 20.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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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여진구, 사진제공|키다리스튜디오



배우 여진구의 20대가 깊이를 더해 흘러간다. 6살 때 아역으로 데뷔해 연기 경력 어언 20년 차. 하지만 이제야 연기를 하면서 어떻게 행복해질 수 있는지 체감하게 됐다는 그다.

“데뷔 20년 차라뇨. 시간 참 빠르다는 생각이 들어요. 한편으론 복 받은 것 같고요. 배우로서 진짜 꿈을 가지게 된 건 14살 정도였는데, 그래서 진짜 연차는 20년이라고 생각진 않아요. 또 배우로서 연기할 수 있는 삶이 주어져서 행복하고요. 배우로서 가장 중요한 덕목도 ‘행복’이란 걸 깨달았어요. 결과는 관객이 선택해주는 거지, 그것까지 신경 쓰면 스스로 불행해지더라고요. 20대 초반까진 즐기지 못하고 고민만 하는 ‘스트레스와 싸움’의 연속이었거든요. 그러다 ‘좋은 사람들이 모여 만드는 시간이 담긴 작품’이라고 생각하게 되니 조금 더 행복해졌고, 현장에서 더 행복한 배우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런 시각을 갖게 해준 현장이 바로 ‘하이재킹’(감독 김성한)이고요.”

여진구는 최근 ‘스포츠경향’과 인터뷰에서 롤모델인 하정우와 ‘하이재킹’에서 만난 기분, ‘국민남동생’으로서 욕심, 입대 계획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영화 ‘하이재킹’ 속 여진구(왼쪽)와 하정우, 사진제공|키다리스튜디오



■“12일간 날 설득한 하정우 선배, 작전인 줄 전혀 몰랐어요”

‘하이재킹’은 1971년 대한민국 상공, 여객기가 공중 납치되면서 벌어지는 극한의 상황을 담은 영화로, 여진구는 납치범 용대 역을 맡았다. 그의 출연은 하정우에 의해 이뤄졌다. tvN ‘두발로 티켓팅’ 예능을 함께하면서 하정우가 ‘용대’로 딱이다 싶어 비행기에 오르는 순간부터 내내 설득했다고 밝힌 바 있다.

“전 그런 작전을 짠 줄 전혀 몰랐어요. 그냥 선배가 뉴질랜드 가는 비행기 안에서 시나리오 한 번 보내보겠다고 처음 얘기해줬고, ‘용대라는 캐릭터가 특별한 에너지를 갖고 있는데 한번 봐달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바로 읽었고, 한국에 돌아온 뒤에야 출연하겠다고 말했죠. 좋은 선배들도 나오지만 ‘용대’라는 캐릭터에 질문이 많이 생기더라고요. 대체 어떤 캐릭터일까 궁금해서 도전해보고 싶었죠.”

배우 여진구, 사진제공|키다리스튜디오



예전부터 롤모델로 하정우를 꼽아왔던 그다. 그런 까닭에 함께 호흡한 건 더욱 벅찬 기분이었을 터.

“선배에게도 한 두 번 수줍게 고백한 적 있어요. 배우로서도 롤모델이지만, 함께 연기하면서 ‘나도 형 같은 선배가 되고 싶다’라는 생각도 많이 했고요. ‘즐거워야 잘 되는 것’이라는 걸 알려준 선배예요. 이번 현장도 유쾌하고 즐거워서 떠나기 싫었거든요. 그러면서도 선배는 모든 장면을 깊이 있게 고찰하고 리허설하며 하나도 허투루 넘어가려고 하지 않는 집요함도 있어요.”

배우 여진구, 사진제공|키다리스튜디오



■“첫 악역, 여진구가 저런 역도 잘한다는 소리 듣고 싶어요”

‘국민 남동생’ 타이틀을 오랫동안 지켜온 그다.

“제가 아직 26살이라 위로 형, 누나가 많아서 그런 것 같아요. 하지만 나이가 좀 더 들면 ‘여진구가 무슨 국민 남동생이야’라는 말이 나올 때가 오겠죠? 그전까지는 지금을 최대한 즐기고 있어요. 군대도 당연히 가야 하는 숙제라 마음먹고 있는데요.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빨리 준비해서 다녀오려고요. 개인적으로 가고 싶은 부대도 있고요.”

20대 초반엔 불안했지만 이젠 어느 정도 여유도 찾으면서 제대 이후 삶에 대한 기대도 높아진다고 했다.

“20대엔 설렘보다 30대가 빨리 되고 싶다는 생각이 더 컸어요. 그러면 연기적으로도 나만의 방식이 생기지 않을까 싶어서요. 그런데 이제 30대에 가까워지다 보니 생각보다 더 많은 경험이 쌓여서 편안해지고 있어요. 그래서 다가올 30대가 더 기다려지기도 하고요.”

데뷔 이후 첫 악역이다. 선한 국민 남동생을 지우고 납치범 ‘용대’로서 관객과 만날 설렘도 나타냈다.

“이 작품에선 제가 아닌 ‘용대’ 그 자체로 보였으면 해요. ‘여진구가 저런 역도 잘하네?’라는 칭찬만 들어도 행복할 것 같고요. 이번에 여진구에게 새로운 얼굴을 봤다는 얘기도 좋고요. 업계 관계자들에게도 그런 칭찬을 듣고 싶은 마음이 큽니다. 하하.”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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