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랑외교에서 미소외교로 전환

이석우 2024. 6. 20.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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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창 중국 총리가 일주일 동안 뉴질랜드·호주 등 오세아니아 두 나라와 말레이시아를 방문하고 20일 귀국했다.

중국이 지원하는 말레이 동부해안철도를 라오스, 태국 철도와 연결 추진키로 한편 말레이시아 방문에서 리창 총리는 두 나라 관계를 한 단계 더 끌어 올리는 경협 및 각종 합의를 이뤄냈다.

중국과 말레이시아 두 총리는 19일 5개년 경제협력협정을 갱신해 무역, 투자, 농업, 제조업, 금융 등 부문에서 협력을 강화한다는데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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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창 총리의 오세아니아 순방에서 갈등과 상처 봉합의 외교 앞세워
말레이시아를 방문한 리창 중국 총리(왼쪽)가 19일 쿠알라룸푸르에서 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와 만나 악수하고 있다. 중국 총리가 말레이시아를 방문한 것은 9년 만이다. 신화통신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베이징=이석우 특파원】리창 중국 총리가 일주일 동안 뉴질랜드·호주 등 오세아니아 두 나라와 말레이시아를 방문하고 20일 귀국했다.

리 총리는 이번 방문은 불편했던 오세아니아 두 나라와의 갈등과 상처를 봉합하고 새로운 발전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무게를 갖는다.

중국 총리의 두 나라 방문도 7년 만이었다. 리 총리는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해당 국가 방문도 조율하는 등 시 주석의 방문도 준비했다.

중국과 이들 두 나라는 코로나19 발생 진원지 조사, 중국 통신업체 화웨이의 5G 시설·장비 불허 등을 둘러싸고 상호 무역제재 속에서 지난 3년 동안 험악한 갈등을 겪어왔었다.

리창 총리, 경협 강화를 내세운 실리 외교와 갈등 치유 외교 구사

이 같은 리창 총리의 유화적인 자세의 상처 봉합 외교는 시진핑 주석 집권 이후 대외적으로 강경했던 소위 '전랑외교'(늑대전사 외교)에서 벗어나 '미소외교'로 태도를 전환 했음을 보여준다.

리 총리는 뉴질랜드와 호주에서 "양국의 차이가 교류와 협력을 차단하게 해서는 안 된다"면서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의 격상 등을 언급했다. 갈등 속에서도 경제 협력을 강화해 나가려는 노력과 실리 외교의 자세가 엿보인다.

호주와 뉴질랜드는 미국 등 5개국 정보 동맹인 '파이브 아이즈(Five Eyes)' 회원국이다. 호주는 미국, 영국과 3국 안보 협의체 오커스(AUKUS)를 결성하고 있고, 뉴질랜드도 오커스에 가입 예정이다.

그러면서도 이들 두 나라는 중국이 최대 무역 상대국이다. 이 점에서 중국은 경제적인 지렛대로 미국의 압박과 포위망을 돌파하려는 노력을 지속해 왔다. 두 나라는 최근 몇 년 사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영향력을 확대해 온 중국에 대해 경계와 견제 수위를 높여왔다.

중국이 지원하는 말레이 동부해안철도를 라오스, 태국 철도와 연결 추진키로

한편 말레이시아 방문에서 리창 총리는 두 나라 관계를 한 단계 더 끌어 올리는 경협 및 각종 합의를 이뤄냈다.

중국과 말레이시아 두 총리는 19일 5개년 경제협력협정을 갱신해 무역, 투자, 농업, 제조업, 금융 등 부문에서 협력을 강화한다는데 합의했다. 두 나라는 상호 무비자 입국도 추진하기로 했고, 말레이시아산 두리안 생과일의 중국 수입도 허용됐다.

두 나라는 일대일로(중국, 중앙아시아, 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구상의 핵심 사업 중 하나인 말레이시아의 동부해안철도를 라오스, 태국 철도와 연결하는 방안을 검토,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말레이반도 동·서부를 잇는 철도를 건설하는 동부해안철도는 말레이시아 서부 해안 클랑항에서 북동부 해안 코타바루까지 640㎞를 연결하는 사업으로, 중국 측이 사업비 85%를 조달한다.

말레이시아, 중국과 러시아가 주도하는 브릭스(BRICS) 가입 의사 밝혀

중국은 말레이시아의 최대 교역국으로 전체 무역의 17%에 해당한다. 지난해 기준 교역액은 989억달러(약136조4000억원)에 달했다. 말레이시아는 중립 외교를 표방하지만, 최근에는 친중 행보를 보여왔다.

또 5세대(5G) 이동통신 사업에 중국 기업 화웨이 참여를 허용했으며 중국과 동남아 국가들이 영유권 분쟁 중인 남중국해 문제에 상대적으로 유화적 태도를 보였다.

말레이시아는 리 총리 방문에 앞서 중국과 러시아가 주도하는 브릭스(BRICS) 가입 의사도 밝혔다.

june@fnnews.com 이석우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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