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영민 제주야생동물구조센터장 "구조와 복귀로 건강한 제주 환경 조성"

제주CBS 박혜진 아나운서 2024. 6. 20.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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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매거진제주=제주대 제주야생동물구조센터 윤영민 센터장]
"3년 정도 준비해 2010년 10월 제주야생동물구조센터 개소"
"제주지역 부상, 조난 당한 야생동물 구조위해 24시간 운영"
"80% 조류, 15% 포유류, 5% 양서파충류 등 매해 1500마리 구조"
"개발로 인한 로드킬, 건물유리창 부딪힘, 날개 전선감김 부상입어"
"야생동물 구조 치료 후 자연으로 복귀시킬 때 특별한 감정 들어"
"해양쓰레기, 플라스틱 등 오염으로 인해 야생동물들 피해 심각"
"24시간 센터운영 쉽지 않지만 제주 지키는 사명감으로 극복"
핵심요약
■ 방송 : CBS 라디오 <시사매거진 제주> FM 제주시 93.3MHz, 서귀포 90.9MHz (17:00~17:30)
■ 진행자 : 박혜진 아나운서
■ 대담자 : 윤영민 제주대 제주야생동물구조센터장
제주대 제주야생동물구조센터 윤영민 센터장

◇박혜진> 수요인터뷰 오늘은 제주에서 야생동물을 구조후 치료해서 다시 자연으로 돌려보내는 역할을 하고 있는 제주대학교 제주야생동물구조센터 윤영민 센터장을 스튜디오에 모셨습니다. 제주야생동물구조센터가 제주에서 어떻게 활동을 시작하게 됐는지 소개해 주세요.  

◆윤영민> 전국적으로 야생동물구조센터가 16개 있습니다. 여러 개발 과정에서 야생동물들이 부상이나 조난당하는 사고들이 있어서 환경부에서 대처 방안으로 2004년도부터 이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1년에 2개 센터씩 지원하면서 전국 각 도에 하나씩 만드는 것을 목표로 쭉 진행했었는데 제주도에서도 이 사업이 필요하겠다 싶어서 2007년부터 준비위원회를 구성해 3년간 준비해서 2010년도에 선정이 돼 2010년 10월 개소했습니다.

현재 제주야생구조센터는 환경부 지원으로 설립 됐고 예산 운영을 위해서는 지자체와 환경부의 지원을 통해서 각 지역 야생동물 구조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박혜진> 현재 어떤 활동들을 하고 있는지도 소개해 주실까요?  

◆윤영민> 제주도내에 서식하는 야생동물을 대상으로 구조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가축이나 반려동물은 대상이 아닙니다. 또 특수동물도 사실 대상이 아닙니다.

경우에 따라서 건물 충돌도 있을 수가 있고 전선에 감겨서 날개가 부러지는 경우도 있고 또는 탈진돼 자연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길거리나 서식지에서 날지 못하거나 도망가지 못하는 야생동물이 있게 되면 저희들이 24시간 구조하러 갑니다.

센터로 연락이 오면 저희들이 직접 출동해 직접 데려와서 치료하고 재활해서 자연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판단되면 다시 자연으로 복귀시키는 그런 일련의 활동을 하고 있고요.

처음에는 24시간 운영을 했었는데 너무 힘들어서 야간은 위탁해서 야생생물관리협회와 같이 하고 있습니다.  

◇박혜진> 센터운영이 24시간 돌아가는 게 쉬운 일이 아니죠.  

◆윤영민> 그렇죠. 대기하는 것도 사실 근무이기에 개인 모임도 못 가고 늘 대기하고 있어야 되니까요. 사실 이 일이 좋아서 해야지 사무적으로 하다 보면 못하죠. 센터에 근무했던 수의사나 직원들의 근무 기간이 장기로 가는 경우가 많지 않습니다.

보통 한 2~3년 하다가 그만두는 경우들이 있거든요. 실질적으로 일을 하다 보면 너무 힘들고 또 일을 하면서 보람을 느껴야 되는데 구조했던 분에 대해서 상처받는 경우도 종종 있고요. 정말 이 일이 좋아야 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박혜진> 제주에서 구조되는 동물들은 주로 어떤 동물들인지도 궁금합니다.

◆윤영민> 저희들이 처음에 센터를 개소했을 때 노루가 많을 거라고 막연하게 생각했었는데 실질적으로 일을 해보니까 새가 한 80% 정도 되고요. 포유류가 한 15%, 양서파충류가 5%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박혜진> 새들도 제주에 서식하는 텃새가 있고, 계절별로 이동하는 새가 있고 새들의 종류가 너무 다양하죠?

◆윤영민> 많습니다. 그중 저희들이 보호해야 될 보호종도 있고요. 천연기념물부터 멸종위기종 또 친숙한 참새부터 집박구리도 있습니다만 다 같은 생명이기 때문에 구분하지 않고 저희들이 구조를 하고 있습니다.

처음 개소했을 때는 100마리~200마리 구조하다가 2020년도에 1천마리를 넘어서고 몇 년 전부터는 1500마리 정도 구조하고 있습니다.  

◇박혜진> 얼마 전에 구조됐던 흑비둘기를 치료해서 다시 자연으로 보냈다는 소식 들었는데 그 과정을 소개해 주시죠.

◆윤영민> 일반적으로 비둘기 하면 보통 집비둘기나 멧비둘기 정도로 생각하실텐데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흑비둘기나 녹색비둘기가 따로 있습니다. 비둘기 모양은 크기가 조금 차이는 있지만 색깔이 검은색에 약간 자주색을 띤다든가 녹색비둘기는 몸이 녹색으로 된 틀을 갖는 애들입니다.

흑비둘기가 지난 5월 3일쯤 센터로 들어왔는데 한 마리는 포식자의 공격에 의한 것이 의심될 정도로 등에 열상이 있고 찢겨진 상처가 있어 날지 못하는 상태였고, 다른 한 마리는 강정지역에서 구조됐는데 유리창에 충돌이 돼서 건물 앞에 쓰러져 있다가 들어왔습니다.

2마리를 잘 치료해서 관리해 한 2~3주 만에 회복이 됐어요. 다행히 회복이 돼서 복귀를 시킨 케이스입니다.  

◇박혜진> 구조된 동물들이 치료받고 다시 자연으로 돌려보낼 때의 감정은 특별할 것 같은데 실제로 어떻습니까?

치료를 받고 자연의 품으로 돌아가는 물수리. 제주야생동물구조센터 제공


◆윤영민> 사실은 센터에 100마리가 들어온다면 자연으로 되돌려보내는 정도가 50마리가 안 됩니다. 보통 한 46~48% 정도 되거든요. 그것도 꽤 높은 겁니다. 결국 야생동물이 구조됐다는 자체는 부상이 심각하다는 이야기거든요.

보통 치료 기간이 짧게 2~3일 내에 끝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2~3주 가는 경우 치료도 하고 먹이도 매 끼니 챙겨주다보면 정도 들거든요. 치료가 돼서 비행도 되고 먹이 활동도 할 수 있다고 판단되면 그때 복귀시킵니다.

야생동물이기 때문에 인간과 정을 나누면 사실 안 되는 것인데 사실 어떤 경우는 자연으로 보낼 때 딸자식 보내는 아비 마음 같을 수도 있고요. 그런데 오히려 자연으로 가서 잘 살아라 그런 마음으로 되돌려보내면서 비행을 잘 할 때 또는 뒤도 안 보고 갔을 때 뿌듯하죠.  

◇박혜진> 제주 지역도 워낙 개발되는 곳들이 많아지면서 구조되는 동물들이 증가했을 것 같아요.

◆윤영민> 과거에는 보통 중산간지대라고 하는 게 해발 한 200~600m까지를 말하는데 완충지대었죠. 그래서 과거에는 해안가 주변으로 개발이 이뤄졌다가 생활 인구도 늘고 좋은 풍경을 선호하다보니 점점 위로 개발이 되다 보니까 중산간 지역에 건물들이 많이 들어섰거든요.

결국 개발 과정에서 야생동물이 생활하는 서식지의 파괴가 일어날 수 밖에 없죠. 결국 쫓겨나 이동을 하는 과정에서 로드킬 당하기도 하고, 건물의 유리를 인식못하고 충돌하는 경우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또 보이지 않는 전선에 날개가 큰 왜가리나 황로, 백로 이런 애들은 날개가 감기는 경우도 있거든요.

또 풍력 발전이 철새의 이동 경로에 방해를 주거나 또 풍차 주변에 와류가 상당히 센데 지나가던 새들이 와류에 휘말려 골절되기도 합니다. 과거에는 보양을 위해 야생동물 특히 오소리를 잡기 위해서 올무나 덫을 곳곳에 설치해 야생동물이 붙잡혀서 경우에 따라 죽는 경우도 있었는데 이제는 어느 정도 많이 바뀌었습니다. 그래도 일부 남아 있는 부분으로 구조되는 경우들이 종종 있습니다.  

◇박혜진> 요즘 해양쓰레기도 심각한데 바다에서 구조되는 경우도 있죠?

◆윤영민> 바닷가 쪽에서는 주로 갈매기가 구조되는 경우가 많거든요. 갈매기도 사실 흔한 새 중에 하나지만 우려되는 거는 바닷가 주변에서 낚시를 하면서 낚시바늘이나 실들을 사용하고 나서 주변에 버리는 경우들이 많거든요.

갈매기들이 가끔 입에 낚싯바늘에 걸려오는 경우도 꽤 많고요. 다리에 낚싯줄이 감겨서 어떤 경우는 피가 통하지 않아 괴사돼 다리의 한쪽이 발가락이 하나 없거나 아예 한쪽 다리가 없는 경우도 있거든요.

또 요즘 플라스틱이 문제되고 있지 않습니까? 갈매기들이 플라스틱을 먹어서 폐사체를 보면 뱃속에 플라스틱 뚜껑이나 여러 부분들을 볼 수 있거든요. 해양 쓰레기나 오염에 의해서 그런 문제들도 참 심각한 상태입니다.

◇박혜진> 제주야생동물구조센터에서 한 해에 1500마리의 동물들을 구조하고 있는데 현재 센터에는 어떤 분들이 함께하고 계세요?

◆윤영민> 일단 저희 센터에는 전체적으로 행정 관리해 주는 1분이 계시고요. 수의사는 2명인데 구하기 어려웠습니다. 한 1~2년 만에 그만두고 나가시는데 지금 장진호 박사가 10여년 이상 같이 해오고 있고, 1분은 이번에 새로 뽑아서 2명이 있고요.

재활사 1명, 구조사 1명, 임상병리사 1명 저 포함해서 7명이 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야간에는 앞서 말씀드린대로 야생생물관리협회 분들의 도움을 받고 있고 조류보호협회도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박혜진> 아무래도 힘든 점들도 많으시죠.  

◆윤영민> 힘든 점은 아까 말씀드렸듯이 사명감으로 극복을 하고 있고요. 무엇보다도 센터가 설립이 돼 운영되고 있다는 자체에 너무 감사하고요. 사실 이 센터가 환경부, 지자체가 많은 지원을 해주고 있습니다.

직원들의 급여 문제나 여러 가지 구조에 필요한 것들을 지원받고 있는데 아무래도 구조동물 수는 늘어나고 인력은 제한되다 보니까 앞으로 인력적인 보강이 필요한 부분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민, 관광객에게서 오는 민원들을 해결할 수 있다는 부분 그리고 구조해서 자연으로 되돌려 볼 수 있다는 자부심이나 사명감이랄까 그런 거로 생활을 하고 있는데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박혜진> 앞으로 갖고 계신 활동 계획도 알려주세요.  

◆윤영민> 처음처럼이죠. 지금 센터 처음 멤버가 실장님하고 접니다. 그 사이에 많은 사람들이 바뀌었지만 저희가 이렇게 지키고 있는 거는 사실 제주 지킴이라는 자부심입니다. 아무리 환경이 아름다워도 그 속에 뛰어노는 동물이 없으면 그렇잖아요.

아름다운 제주에서 뛰노는 야생동물은 우리의 생활과 개발로 인해 사고나 조난, 질병이 있을 수밖에 없는 거고요. 저희가 센터를 설립할 때 취지가 그런 사고나 질병으로부터 구조해 다시 자연으로 복귀시켜서 건강한 제주 환경을 만들겠다는 부분이기 때문에 제주도의 지원도 잘 되고 있어서 처음처럼 저희들이 센터를 잘 유지해 가고자 하는 게 계획 아닌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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