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접 80만! 스팀에 불어온 '바나나 게임' 괴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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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리커 게임 '바나나' 스팀 동시 접속자 87만 명을 돌파했다.
바나나는 간단한 클리커 게임이다.
오토클릭 프로그램 사용 제한이 없기 때문에 게임을 켜놓고 매크로만 돌리면 자연스럽게 바나나가 모아진다.
속을 들여다보면 바나나는 NFT 게임과는 매우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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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리커 게임 '바나나' 스팀 동시 접속자 87만 명을 돌파했다. 괴현상에 가깝다. 흥행 이유를 도저히 분석하기 어려운 탓이다.
바나나는 간단한 클리커 게임이다. 화면 중앙에 등장하는 노란 바나나를 계속 클릭하는 게 전부다. 물론 단순한 클릭이 전부인 게임이었다면 주목받진 않았을 것이다. 핵심은 '거래'에 있다.
3시간마다 랜덤 확률로 노란색 바나나가 색깔을 바꾸어 특이한 바나나로 변신한다. 그 바나나를 스팀 커뮤니티의 장터에서 사고팔 수 있다. 오토클릭 프로그램 사용 제한이 없기 때문에 게임을 켜놓고 매크로만 돌리면 자연스럽게 바나나가 모아진다.
이렇게 얻은 바나나의 가치는 무엇일까. 놀랍게도 어떠한 가치도 없다. 스팀 페이지 한 켠에 놓을 수 있는 약간의 수집적 가치가 있을 뿐이다.
가상자산을 얻을 수 있는 여타 NFT 클리커 게임과 비슷하다. 속을 들여다보면 바나나는 NFT 게임과는 매우 다르다. 이유는 크게 2가지인데, 우선 바나나에는 블록체인과 관련된 어떠한 기술도 담겨져 있지 않다.
블록체인 기술과 무관하기 때문에 바나나가 곧 특정 가상자산과 연결되는 것도 아니다. 바나나는 각 국가의 화폐 단위를 사용해 거래된다. 한국 유저는 원화를 사용해 거래한다. 탈중앙화가 아닌 지극히 중앙화된 게임이다.
스팀 아이템 상점에서 '바이오스나나(BIOSNANA)', '블랙홀나나(Blackholenana)' 등은 350원에서 판매된다. 장터에는 게임에서 얻은 희귀 바나나를 유저끼리 거래할 수 있는데, 비싼 바나나는 1600원 선에서 팔린다.
기존 NFT 게임과의 가장 큰 차이점이 여기서 나오는데, 바로 환금이 불가능하다. 바나나 아이템을 판매한 금액은 스팀 지갑에 저장되고, 이를 현금으로 바꿀 수 없다. 스팀 내 다른 게임이나 다른 게임 아이템을 사는 데만 사용 가능하다.
물론 스팀에서 선물용 게임 코드를 구매해 중고나라나 당근마켓 등에서 되팔아 현금으로 환전하는 편법이 있다. 하지만 중요한 점은 게임 자체에서 현금으로 환전할 수 있는 수단은 전무하다는 점이다.
재밌는 점은 바나나 거래를 통해 밸브와 개발사는 돈을 번다는 사실이다. 스팀 장터의 거래 수수료는 최저 0.01달러로 최대 아이템 가격의 5%의 수수료를 가져간다. '도타2', '카운터 스트라이크' 등의 사례를 봤을 때 게임 개발사는 10%를 떼간다.
가령, 100원에 바나나가 거래됐을 때 밸브는 5원, 개발사는 10원을 받는다. 하루에 10만 명이 100원의 바나나를 장터에서 판매했다고 가정했을 때 밸브는 50만원, 개발사는 100만 원을 버는 셈이다.
진짜 돈을 버는 쪽은 유저가 아니라 밸브와 개발사다. 현재 바나나 게임에 참여하고, 바나나를 거래하는 유저들의 심리를 이해하기 어려운 이유다. 게임 개발자 역시 "투자 목적으로 아이템 구매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거래량은 갈수록 많아지고 있다. 전반적인 바나나의 가격이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도지코인 당시와 같은 일종의 '밈 투자'와 유사한 모습이다. 실질적인 가치가 전무하지만, 거래량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이 같은 이유로 바나나 게임의 흥행은 굉장히 위화감이 느껴지는 상황이다. 포브스나 블룸버그 등 해외 유력 매체들도 '대단히 이상한(very weird)'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anews9413@gamet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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