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확신 있어야”…파월 의장이 ‘고통’을 언급한 이유 [뉴스in뉴스]

김태형 2024. 6. 20.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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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의 기준 금리가 1년 가까이 변함이 없습니다.

물가 안정이 중요하다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세계 금융시장에도 영향을 미치는 미국의 금리 동향, 김태형 해설위원과 살펴보겠습니다.

지난주 미국 연준이 금리를 또 동결했어요.

그대로 5%대인 거죠?

[답변]

네, 변동 없습니다.

미국 기준금리는 몇 퍼센트다, 딱 잘라서 특정 숫자로 발표되지 않고, 몇 퍼센트에서 몇 퍼센트, 이렇게 범위로 표현되고는 하는 데요.

연 5.25%~5.5%입니다.

[앵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는 연 3.5%죠?

[답변]

네, 그래서 한국과 최대 격차 2%p는 변함없이 그대로 유지됐습니다.

지난해 7월 인상한 이후 일곱 차례 연속 동결입니다.

이게 기준이 되는 금리인 셈이니까, 미국 시민들이 실제 은행에서 돈을 빌릴 때는, 일반적으로 여기에 가산금리 등을 더하게 되겠죠.

이자에 대한 부담감이 적지 않을 겁니다.

[앵커]

그렇죠.

이자 부담이 크니까, 좀 낮춰야 하는 거 아니냐, 이런 목소리가 미국 사회에서도 많이 나오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인플레이션에 대한 고민이 여전히 큰 가 봅니다.

파월 의장은 뭐라고 설명했나요?

[답변]

네, 먼저, "미국 경제 괜찮다"는 말로 말문을 열었습니다.

파월 의장은 기준금리 동결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지난 2년, 고용과 물가 측면에서 미국 경제가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는 말로 얘기를 시작했는데요.

하지만, 진짜 중요한 말은 '그러나' 다음에 나온다는 얘기가 있지 않습니까.

파월 의장은, 단서를 붙였습니다. 아직은 부족하다는 겁니다.

파월 의장 얘기 들어보시죠.

[제롬 파월/미 연방준비제도 의장/6월 12일/현지시간 : "인플레이션이 7%에서 2.7%까지 상당히 둔화됐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높습니다. 모두에게 이로운 건실한 경제를 위해서 물가 목표치인 2%로 되돌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또 흔히 점도표라고도 하죠.

금리 예측표에선 올해 말 기준금리를 지난 3월 전망 때의 4.6%보다 높아진 5.1%로 예상했습니다.

이 예상치만 놓고 보면, 올해 한 차례 정도 금리 인하가 가능하다는 뜻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제롬 파월 의장 얘기를 들어보니, 물가에 대한 고민이 느껴집니다.

그런데, 물가 목표는 2%다, 이번에도 강조했어요.

미국 연준은 원래부터 물가 목표를 2%로 잡고 있었던 것인가요?

[답변]

미국 연준이 목표로 잡고 있는 인플레이션 수준, 2%이죠.

지금은 연준이 물가 목표치를 발표하는 게 당연해 보이지만, 사실 그리 오래된 관행은 아닙니다.

미국 연준은 지난 2012년 이전만 해도, 요즘 볼 수 있는 것처럼 '우리가 목표로 잡고 있는 물가 수준은 얼마이다' 이런 식으로 공식 발표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여러 논의 끝에 투명하게 공표하는 게 오히려 낫다는 판단을 내리게 된 것이죠.

경제 주체들이 연준이 제시하는 물가 목표치를 참고삼아 경제 활동을 할 수 있게 되는 등 얻는 게 더 많다는 취지였다고 합니다.

2012년 당시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이 처음으로 물가 목표를 2%로 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앵커]

연준의 바람대로, 인플레이션이 2% 정도만 돼도 괜찮을 것 같긴 합니다.

그런데, 왜 2%인가요? 현실적으로 가능한 수준이라고 보고 있기 때문인가요?

[답변]

네, 파월 의장이 강조하고 있는 물가 목표 2%, 여기에는 나름의 역사가 있습니다.

먼저, 경제 쪽 과제들은 아무래도 수학이나 물리학 문제처럼 정답이 딱 나와 있지 않은 경우가 많죠.

미국 연준이 목표로 잡고 있는 인플레이션 2%라는 수치도, 정교한 계산이나 수식을 통해 나온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그렇지만, 미국 언론이나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오는 얘기를 들어보면, 물가 목표를 아주 낮추게 되면, 예를 들어, 0%대로 목표를 낮추게 되면, 재화나 서비스 가격이 지속적으로 떨어지는 디플레이션에 대한 걱정이 생길 수 있다고 하고요.

또 통화정책의 운영성 측면도 생각해봐야 한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0%대의 낮은 물가를 유지하려면 금리도 아주 낮아야 하겠죠.

그런데 이럴 경우, 경기가 침체됐을 때, 금리를 더 내릴 여력이 생기기 어렵다, 이와 같은 의견도 반영됐다 합니다.

이처럼 여러 가지 따져보니, 그래도 2%가 현실적으로 적절하면서도 실현 가능한 물가 목표치이고, 여기에 맞춰 금리를 조정해 나간다는 얘기입니다.

[앵커]

파월 의장은 본인 말대로 2%라는 물가 목표치를, 확고한 기준점으로 삼고 있는 것처럼 보여요.

하지만, 왜 꼭 2%여야 하나, 반론도 있을 것 같습니다.

[답변]

네, 물가 상승률 목표를 꼭 2%로 설정하는 게 적절한 것이냐, 이에 대해서는 반론도 나오고 있는 데요.

예를 들어,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셉 스티글리츠 교수는 2%라는 목표치는 과학적으로 근거가 없다며, 여기에 과도하게 집착할 필요는 없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앵커]

물가를 잡는다는 공통의 목표는 같아도, 방법론에서는 조금씩 차이가 나는 것 같군요.

파월 의장은 기자들과 질의응답 시간도 갖지 않았습니까? 어떤 얘기들이 오갔습니까?

[답변]

네, 기자회견 중반 정도에 이런 질문이 나왔어요.

"경제의 여러 데이터는 괜찮아 보이지만, 체감이 안 된다고 얘기하는 미국인들이 많습니다. 이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얘기는 무엇입니까?" 답하기 다소 까다로울 수도 있는 질문이 나왔어요.
파월 의장은, 경제에 대해 어떻게 느끼는지, 어떻게 체감해야 하는지, 이와 관련해 말하는 것은 연준이 하는 일이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연준은 데이터가 보여주는 것만 얘기할 뿐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고통은 저소득층이 가장 크게 받을 수 있다며, 물가 안정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했습니다.

기자회견장에서 '고통'이라는 표현을 네 차례나 썼습니다.

당장은 금리가 높아서 어려움이 많겠지만, 물가를 확실히 잡지 못하면 이것만 한 고통도 없다는 뜻이겠죠.

[앵커]

네, 미국이나 한국이나 금리를 이해하려면, 먼저 물가를 봐야겠군요.

김태형 해설위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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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기자 (inblu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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