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생복권 당첨금 안받는다"…오스트리아 금수저, 370억원 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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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출생복권에 당첨됐을 뿐, 불평등한 사회의 산물이다."
서른 살에 수백억 원을 상속받게 된 마를레네 엥겔호른이 재산의 대부분을 공익 단체에 기부한다.
1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글로벌 화학기업 바스프(BASF)의 상속녀인 엥겔호른은 "물려받은 재산의 대부분인 2500만유로(371억원)를 77개 단체에 차등 기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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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출생복권에 당첨됐을 뿐, 불평등한 사회의 산물이다."
서른 살에 수백억 원을 상속받게 된 마를레네 엥겔호른이 재산의 대부분을 공익 단체에 기부한다. 모국인 오스트리아가 16년 전 상속세를 폐지해 세금을 낼 필요가 없는데도 "나는 세금을 더 많이 내야 한다"며 사회 환원을 자처했다.
1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글로벌 화학기업 바스프(BASF)의 상속녀인 엥겔호른은 "물려받은 재산의 대부분인 2500만유로(371억원)를 77개 단체에 차등 기부한다"고 밝혔다. 그가 2년 전 할머니로부터 상속받은 재산의 90%에 해당하는 돈이다.
엥겔호른은 "내 꿈은 우리 같은 '슈퍼 리치'가 세금을 많이 내는 것"이라며 기부의 취지를 밝혔다. 그는 상속이 결정된 직후, 유럽지역에서 같은 생각을 가진 젊은 부자들의 모임 '택스미나우(Tax Me Now)'를 공동 설립하기도 했다. 주로 부자에 대한 상속세와 재산세 증세를 주장하는 단체다.
돈을 사회에 재분배하는 방식도 신중했다. 엥겔호른은 앞서 지난 1월 '재분배를 위한 좋은 위원회'를 만들고 18살부터 80살까지 각계각층의 다양한 전문가 50명을 모집했다. 위원회는 6주간 기부 방식과 대상, 금액 등의 기준을 만들기 위한 심의를 거쳤다. 엥겔호른은 "사회 문제를 직접 해결하고, 피해를 본 사람들을 직접 지원하자는 원칙을 세웠다"며 "더 공정한 사회, 함께 잘 사는 사회를 원한다"고 말했다. 선정된 단체는 주로 차별받은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기 위해 설립된 곳이 많다. 폭력 피해 여성보호소, 아동 및 청소년 지원단체, 노숙자 지원 그룹, 신자유주의 반대 경제학회, 청소년 독립 주거 지원센터, 장애인 보호센터, 사회적 빈곤에 반대하는 연대 등이다. 기후, 의료서비스, 예술, 언론, 인권, 민주주의, 교육 등을 주제로 활동하는 비영리법인도 지원한다.
엥겔호른은 약 150년 전 독일의 화학 회사 바스프(BASF)를 창업한 프리드리히 엥겔호른 가문의 자손이다. 엥겔호른은 "조부모님은 젊은 과학자 양성을 지원했고, 종조부도 (다른 가족회사였던 베링거만하임 매각 후) 수백만 달러를 기부했다"면서도 "하지만 정말로 필요한 것은 구조적 변화다. 내가 기부를 위한 별도 재단을 만들기보다, 필요한 사람들에게 직접 분배하기로 결정한 이유"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어렸을 때 아파트에 사는 친구들을 보면서 '왜 정원에 있는 집을 고르지 않았을까' 정도로만 생각했다"며 "특권을 가지고 태어나면 세상에 대한 시야가 매우 좁다. 대학에 온 후 다양한 주제를 만나며 생각과 시야가 넓어졌고, 부의 재분배와 구조적 경제 불평등을 해결하는 조세정책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김하늬 기자 hone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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