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뭐지? 싶으면서 계속 웃게 되는 '핸섬가이즈'

아이즈 ize 정수진(칼럼니스트) 2024. 6. 20. 12:3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아이즈 ize 정수진(칼럼니스트)

사진=NEW

아니, 이거 왜 이렇게 웃겨? 고백하자면, '핸섬가이즈'에 기대가 없었다. 예고편을 봤지만, 외모로 우격다짐하는 코미디는 너무 옛날식이 아닌가 싶었다. 그런데 웬걸. 단언컨대, 근 몇 년간 있었던 언론시사회 중 손에 꼽을 만큼 웃음이 많이 터진 언론시사회였다. 얼마나 잘 만들었나 보자 팔짱 끼고 있던 나도 마찬가지. 웃음이 저항없이 터진다. 저항을 빨리 버릴수록 산뜻하게 웃을 수 있다. 

'핸섬가이즈'는 평화로운 전원생활을 꿈꾸던 재필(이성민)과 상구(이희준)이 귀신들린 집으로 이사 오며 벌어지는 한바탕 소동극이다. 유럽풍 드림하우스를 찾아 시골로 왔지만, 시작부터 만만치 않다. 동네 마트에서 재필과 상구의 강아지인 봉구를 보고 접근한 미나(공승연)나 도로에서 발견한 동물 사체를 치우는 재필과 상구를 발견한 동네 경찰 최 소장(박지환)과 남 순경(이규형)이나 이들을 오해하기 바쁘다. 이유는 간단하다. 재필과 상구의 험상궂은 외모 때문. 

사진=NEW

남들이 그러거나 말거나 이들은 다 쓰러져가는 유럽풍 드림하우스를 고치며 행복하다. 그들만의 세상에서 재필은 터프한 계열의 미남이고, 상구는 섹시한 계열의 미남(그리고 이 칭찬 지옥에서 묘하게 킹받게 되는 관객들). 그러나 세상은 이들은 가만 내버려두지 않으니, 물에 빠질 뻔한 미나를 구해주는 선행을 베풀었을 뿐인데 그를 지켜보는 이들은 물론 미나마저 재필과 상구를 납치범으로 오해하는 상황으로 이어진다. 미나를 찾으려는 불청객들이 등장하고, 비밀에 싸여 있는 지하실의 봉인된 존재가 깨어나면서 재필과 상구의 드림하우스는 어두운 기운으로 둘러싸인다. 

'핸섬가이즈'는 캐나다 코미디 영화 '터커&데일vs이블'을 원작으로 하면서 할리우드 B급 공포영화와 슬래셔 무비의 여러 요소를 대거 삽입한 복합 장르적인 코미디 영화다. 재필과 상구의 험상궂은 외모에 대한 편견이 사건을 유발하는 주된 코믹 요소이자 클리셰인데, 코미디를 기반으로 죽 내달리면서 슬랩스틱 코미디를 얹고, 공포와 오컬트를 끌고 와 독특한 웃음을 주는 것이 특징. 그러다 보니 죽은 염소 사체마저 웃음 터지게 하는 명장면이 나온다. 웃으면서 '아니, 이거에 웃는다고?' 싶겠지만, 다시금 말하지만 저항을 버리자. 이후로도 계속 웃게 될 텐데 심리적 저항은 빨리 끝낼수록 좋다. 다만 슬래셔물에 취미가 없다면, 사람들이 각종 도구에 의해 처참하게 난도질당하는 잔혹하고도 웃긴 특유의 톤 앤 매너에 당황스러울 순 있겠다. 

사진=NEW

무엇보다 어려운 코믹 연기를 영리하게 해내는 배우들의 열연이 돋보인다. '핸섬가이즈'엔 '남산의 부장들' '재벌집 막내아들' '살인자ㅇ난감' 등 존재감 살벌한 이성민과 이희준은 온데간데없고, 살벌한 웃음의 이성민과 이희준만 있다. 못생긴 외모와는 거리와는 거리가 있어 뵈던 두 배우가 온 얼굴과 몸을 바쳐 부려 놓은 험상궂은 비주얼 연기와 '티키타카'가 이 영화의 웃음 견인차. 할리우드 공포물의 '파이널 걸' 롤인 미나를 맡은 공승연의 당찬 연기도 매력 요소다. '혼자 사는 사람들' 등에서 단단한 연기를 보였던 공승연은 반전 매력 터지는 미나의 리액션을 찰떡같이 소화해 웃음의 순도를 한결 높인다. '범죄도시4'에서 '폴리스 다크 아미'를 부르짖던 박지환의 등장은 결국(?) 경찰의 꿈을 이루었다는 배우 개그 요소로도 웃긴데, 마이클 잭슨 빙의된 춤사위는 백문이 불여일견일 만큼 압권. 악마를 퇴치해야 하는 김 신부 역의 우현이나 짧은 순간 호러와 코믹을 동시에 보여줘야 했던 박경혜, 단 한 장면으로 웃음 유발하는 임원희 등 조연과 특별출연의 활용도 빼어나다. 

'핸섬가이즈'는 '티끌모아 로맨스' '머니백' 등의 조감독으로 경력을 쌓은 남동협 감독의 데뷔작. 코믹과 공포, 스릴러와 액션 등 온갖 장르를 뒤섞은 신인 감독의 패기는 성공적인 결과물을 낳았다. 간만에 영화관에서 맘껏 웃고 싶다면 주저없이 선택해도 좋겠다. 러닝타임 101분, 15세 관람가. 6월 26일 개봉한다. 쿠키 영상 있음. 
 

Copyright © ize & iz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