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헤즈볼라 전면전 기로…'확전 위기' 중동정세 살얼음판
전쟁 가능성 작다 의견도…美 긴장 완화 안간힘
(서울=뉴스1) 박재하 기자 = 이스라엘과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가 전면전 기로에 놓였다.
이스라엘은 헤즈볼라를 겨냥해 레바논 공격 작전을 승인했다고 발표했고, 이에 헤즈볼라는 질세라 싸움이 확대되면 먼저 이스라엘 북부를 침공하겠다고 위협했다.
이렇게 양측 간 정면충돌 위기가 고조되면서 이 분쟁이 중동 전체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는 분위기다.
19일(현지시간) AFP통신과 BBC, 알자지라 등에 따르면 헤즈볼라의 수장 하산 나스랄라는 이날 TV 연설을 통해 이스라엘과 싸움이 확대되면 이스라엘 북부를 침공하겠다고 위협했다.
이어 그는 "이스라엘 어떤 곳도 안전하지 않을 것"이라며 "규칙과 한계가 없는 싸움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나스랄라의 발언은 최근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전면전 위기가 고조되는 가운데 나왔다.
이스라엘은 지난해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의 전쟁을 시작한 후로, 하마스와 같은 친이란 세력인 헤즈볼라와도 거의 매일 국경을 넘나들며 공격을 주고받아 왔다.
특히 최근 몇 주간 양측 간 공격 수위가 높아지면서 이스라엘군은 급기야 레바논 공세를 승인했다고 발표했다. 또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외무부 장관도 헤즈볼라를 파괴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금까지 이스라엘-헤즈볼라 충돌로 인한 사망자는 레바논에서만 최소 478명에 달한다. 이 중 민간인 사망자는 93명으로 집계됐다. 이스라엘 측에서는 군인 15명과 민간인 11명이 숨졌다.
이처럼 양측이 연일 날 선 발언을 주고받으면서 전면전 돌입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스라엘 대테러국장을 지난 니잔 누리엘은 AFP에 "몇 주 안에 레바논에서 이스라엘군의 작전을 보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라며 "(이스라엘군 작전은) 몇 달이 걸릴 것이며 그 이후에는 국제사회의 개입과 이란의 대응에 달렸다"고 말했다.
양측 간 교전으로 피란민 신세가 된 수만 명의 이스라엘 북부 주민들의 커지는 불만도 전쟁 가능성을 키우는 요인이다. 이스라엘 히브리어 신문 마아리브가 지난 7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62%가 "헤즈볼라에 대한 결정적인 공격을 지지한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두고 워싱턴포스트(WP)는 "이스라엘 정부는 헤즈볼라의 로켓 공격을 멈추고 6만명 이상의 피란민을 고향에 돌려보내라는 국내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라고 보도한 바 있다.
다만 이스라엘과 헤즈볼라가 '공멸'을 두려워하며 실제로 전면전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헤즈볼라는 하마스와 비교도 안 될 만큼 강력한 세력으로, 이스라엘이 전면전을 벌일 경우 가자지구 전쟁을 뛰어넘는 격렬한 전투가 일어날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에얄 지서 이스라엘 텔아비브대 중동사 교수는 AFP에 "아무도 확전을 원치 않는다"라며 "양측 모두 서로 경고하고 위협하고 있지만 그것이 진짜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봤다.
이스라엘 안보단체 얼마 연구교육센터의 사리트 제하비 대표는 이스라엘이 "이란이 설계한 여러 전선에서 전쟁보다는 휴전에 더 관심이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미 싱크탱크 중동연구소(MEI)의 에얄 루리 파르데스 연구원은 알자지라에 "적대 행위의 강도는 높아졌지만 그 본질은 달라지지 않았다"라며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모두 서로의 '레드라인'은 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은 양측 간 정면충돌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11월 대선을 앞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또 다른 중동 악재를 막기 위해 에이머스 호크스타인 중동특사를 급파했다. 호크스타인 특사는 이스라엘과 레바논을 오가며 외교적 해결책을 촉구했다.
특히 호크스타인 특사는 헤즈볼라와의 전쟁 시 이란이 이스라엘에 대규모 공격을 감행할 가능성이 크다며 긴장 완화는 오로지 가자지구 휴전으로 얻어낼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파르데스 연구원은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휴전하면 (공격을) 그만두겠다고 말했고, 이스라엘은 북쪽의 실향민 문제만 해결하면 된다"면서도 "단 한 번의 실수로 전면전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jaeha6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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