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도 99.9999 자부심… 제주 '그린수소' 생산부터 활용까지
'출력제한'이라는 한계를 그린수소 생산으로 극복
2035 '넷제로(Net-Zero) 제주' 목표
문제는 '경제성'…정부 제도적·재정적 지원 필수
"99.9999이상의 순도를 맞췄습니다"
국내 유일의 그린수소 상용지 제주가 내보인 자신감이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가스의 95%는 화석연료로부터 제공받는 '그레이 수소'지만, 제주에서 생산하는 수소는 재생에너지를 활용한 그린수소다.
특히 제주에서 생산되는 그린수소는 순도 99.9999를 기록했다. 제주도 사람들은 이를 가리켜 '4라인'이라고 하는데, 그만큼 화합물이 없는 깨끗한 수소임을 의미한다.
제주는 재생에너지를 활용하기에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췄다. 햇빛,바람,물. 이를 활용해 전기를 만들어내지만, 문제는 수요가 따라주지 않는다는 것.
제주에는 육지처럼 대규모 생신기지도 없기 때문에 재생에너지를 통해 전력을 생산해내도 사용할 수가 없어 여름철 같은 경우는 빈번하게 출력 제어를 받게 된다. 이렇게 버려지는 전력을 활용하기 위해 2020년부터 3.3MW규모의 그린수소 실증에 들어갔고, 지난해 8월 마무리됐다.
제주도는 최근 '에너지 대전환을 통한 2035 탄소중립 비전'을 선포하고 2035년까지 온실가스 농도 0으로 하는 '넷제로(Net-Zero) 제주'를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제주도의 도전은 계속되고 있다.
제주도에서….그린수소 생산,충전, 운행까지 논스톱
제주 구좌읍 행원리, 바다를 끼고 있는 이 조용한 마을에는 카본프리아일랜드(CFI) 그린수소 생산시설이 위치하고 있다. 이 곳에는 거대한 풍력발전기들이 바닷바람을 맞으며 돌고 있다.
입구에서 멀리 마주보이는 곳에는 그린수소 생산과정을 설명하는 전시홍보관이 있다. 시선을 돌려 오른쪽을 바라보면 하얀색의 생산설비시설들이 눈에 띈다.
이 곳에는 물을 수소로 분리하는 '수전해' 설비가 있는데, 수전해 기술은 전해수, 셀, 촉매에 전기를 넣어 화학반응을 일으키는 알카라인 방식과 스택에 초순수를 넣고 분리막으로 산소와 수소를 분리하는 양성자 이온교환(PEM) 방식의 설비가 있다.
각가의 장단점도 명확하다 알칼라인 수전해는 가격이 저렴한 반면 단점은 수소와 산소 혼입의 위험이 있고 PEM은 속도가 빨라 최대 용량을 확보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짧지만 가격이 굉장히 고가다. 여기서 만들어진 그린수소는 버퍼탱크와 압축기를 거쳐 거대한 규모의 튜브트레일러로 옮겨진다.
튜브트레일러에 담긴 수소는 함덕그린수소충전소로 옮겨진다. 함덕그린수소충전소는 시간당 25kg 기준 수소버스 4대, 5kg 기준 수소승용차 20대를 충전할 수 있는 설비를 갖추고 있다.
여기는 제주 그린수소버스 회차지이기도 하다. 운행을 마친 버스들이 이곳으로 수시로 오가고 있었다. 여기서 실제 버스와 청소차에 대한 수소 충전이 이뤄졌다.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듯이 수소충전기의 노즐을 차량에 꽂고 기다리면 된다. 버스 한 대의 경우 30분, 승용차의 경우는 10분 정도가 소요된다고 한다. 현재 5대의 그린수소 버스가 운행되고 있는데, 제주시는 이달 안에 누적 수소버스 9대, 연말까지 20대의 수소버스를 운행할 계획이다.
처음에는 폭발 우려 등 안전성 문제를 이유로 반대를 했던 주민들도 지금은 수소충전소에 대해 우호적인 태도로 바뀌었다. 연료로 사용하려는 수소는 수소폭탄에 버금가는 폭발력을 갖는 중수소나 삼중수소와 다르다. 수소차가 폭발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지만, 수소는 가솔린이나 LPG보다 안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도 관계자는 "처음에는 수소폭탄 들고 오겠다고 할 정도로 반대와 우려가 많았지만 시설의 안전성과 철저한 방호벽, 경보장치 등에 대한 지속적인 설명과 협의과정을 통해 높은 주민수용성을 얻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경제성이다. 그린수소는 다른 에너지원에 비해 생산단가가 높아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한계가 있다. 현재 제주도에서 운행 중인 수소버스의 충전은 도경비로 운영되고 있다. 수소 충전요금은 kg당 1만원을 넘는데, 가격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결국 기술 발전이 뒷받침돼야 한다.
제주도 미래성장과 고윤석 과장은 "재생에너지의 효율 그리고 수전해 기술력들이 계속 올라오면서 앞으로 가격이 떨어져 갈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그때까지는 이렇게 받아들이는 노력과 초기 인센티브 등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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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CBS노컷뉴스 조태임 기자 jogiza@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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