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부동산 PF 자기자본비율 3% 불과…자본확충 제도 도입해야”

김진화 2024. 6. 20.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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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부동산 PF 사업의 주체인 시행사 자기자본비율이 3% 수준으로 주요국과 비교하면 매우 낮아 반복적으로 위기를 불러오고 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시행사에 대한 자본확충 규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국책연구원 KDI에서 나왔습니다.

자기자본비율을 높이는 방안으로는 시행사가 PF 대출을 받을 때 일정 수준의 최소 자기자본비율을 요구하는 직접규제 도입을 제안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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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부동산 PF 사업의 주체인 시행사 자기자본비율이 3% 수준으로 주요국과 비교하면 매우 낮아 반복적으로 위기를 불러오고 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시행사에 대한 자본확충 규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국책연구원 KDI에서 나왔습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황순주 연구위원은 오늘(20일) '갈라파고스적 부동산 PF, 근본적 구조개선 필요'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습니다.

황 연구위원은 보고서에서 "2019년 100조 원 미만이던 PF 대출·보증은 4년 만에 160조 원 수준으로 급증했다"며, "부동산 PF는 반복적으로 우리 경제에 위기를 초래하면서도 근본적인 개선은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PF 문제의 원인에 대해서는 사업 주체의 낮은 자기자본과 높은 보증 의존도를 꼽았습니다.

보고서를 보면, 우리나라에서 최근 3년(2021년~2023년) 동안 추진된 총액 100조 원 규모의 PF 사업장을 분석한 결과 시행사의 자기자본비율은 총사업비의 3.15%에 불과합니다. 나머지 97%는 빚을 내서 PF 사업을 추진한다는 뜻입니다.

반면, 주요 선진국 PF 사업 자기자본비율은 30~40% 수준으로 나타났습니다. 미국은 33%, 일본 30%, 네덜란드 35%, 호주는 40%에 달했습니다.

특히 미국, 일본, 네덜란드 등은 자기자본을 통해 토지를 미리 확보한 후 공사비만 PF 대출을 통해 조달하는 반면, 우리나라는 토지비 대부분과 공사비 및 기타비용 전체를 PF 대출을 통해 조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우리나라는 시행사로부터 공사계약을 수주한 건설사가 PF 대출 상환을 사실상 보증하지만, 해외 주요국에서는 시행사가 아닌 제3자가 PF 대출을 보증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습니다.

황 위원은 이런 저자본·고보증 구조가 "시행사의 영세화를 초래하고, 사업성 평가를 부실화·묻지마 투자를 일으킨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이로 인해 부실이 발생하면 소규모 시행사는 이미 망하고 없다"면서 "위험을 사업 주체가 아닌 국민경제에 전이시킨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PF 부실을 막기 위해선, 시행사의 자기자본비율을 주요 선진국 수준으로 높이고 건설사 등 제3 자 보증은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자기자본비율을 높이는 방안으로는 시행사가 PF 대출을 받을 때 일정 수준의 최소 자기자본비율을 요구하는 직접규제 도입을 제안했습니다. 또 자기자본비율이 낮을수록 금융회사가 PF 대출을 공급할 때 더 많은 대손충당금을 쌓도록 하는 간접규제를 도입할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함께 간접부동산투자회사인 리츠(REITs)를 직접적 시행 주체로 육성하는 방안도 제시됐습니다.

황 위원은 "리츠는 개발이익을 사회화하고 이미 자기자본비율 규제를 받고 있으므로, 리츠의 지분투자를 활성화하거나 리츠를 직접적 시행 주체로 육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실제로 개발사업을 하는 개발리츠 137개의 자기자본비율은 2023년 기준 평균 27.3%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황 위원은 또 PF 자기자본비율 확충에 시간이 오래 걸리는만큼, 단기적으로는 먼저 시행사가 스스로 자본을 확충할 수 있는 지원정책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시행사가 주택개발사업을 통해 저소득층 주택공급을 늘리면 세금감면 혜택을 제공하는 미국의 제도를 예로 들었습니다. 또 토지를 리츠에 현물 출자하면 토지에 대한 양도소득세 과세를 이연해 주는 미국의 '업리츠'제도 등을 소개했습니다.

[사진 출처 : KDI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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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화 기자 (evolutio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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