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기준금리 넉달 연속 동결..엇갈리는 지표 속 관망세

LPR 1년물 3.45%, 5년물 3.95% 동결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12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위안화를 들어 보이고 있다

중국 인민은행은 사실상 기준금리인 LPR(대출우대금리) 1년물 금리를 3.45%, 5년물을 3.95%로 동결한다고 20일 밝혔다. 시장에 추가 유동성을 공급하기보다는 통화정책 안정을 앞세운 것으로 해석된다.

인민은행은 지난 2월 5년물 LPR을 25bp(0.25%) 인하하고 1년물은 3.45%로 그대로 유지했다. 중국 정부가 여러모로 경기부양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금리를 내려 시장에 추가 유동성을 공급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지만 3월 이후 이달까지는 일단 금리 변동이 없다.

LPR은 중국에서 사실상 기준금리로 받아들여진다. 인민은행은 매월 20개 주요 상업은행의 자금조달 비용과 프리미엄 등을 고려한 금리를 자금중개센터에 제출하면 이를 취합해 LPR을 공지한다.

중국 정부는 앞서 LPR의 선행지표 격인 1년물 MLF(중기유동성지원창구) 금리를 2.50%로 동결, 이번 LPR 역시 동결 전망에 힘이 실렸었다. 로이터통신은 "중국 경제전문가 30명 중 동결을 전망한 전문가가 21명에 달했다"고 전했다.

중국 정부의 금리동결은 일단 연초 경제흐름에 대한 자신감이 반영된 결정으로 해석된다. 중국 경제지표를 보면 여전히 부동산 침체를 바탕으로 내수소비와 투자회복이 더디지만 산업생산 등 일부 지표는 우상향을 나타낸다. 1분기 경제성장률도 비록 분기 후반 꺾였지만 누적으로 전년 동기 대비 5.3%를 기록했다.

게다가 중국은 이미 두 주택 구입자들에 대한 대출금리 하한선을 철폐하는 등 이미 유동성 공급 효과가 있는 각종 대책을 시행해 왔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정부가 환율교란을 감수하면서까지 당장 추가 유동성 투입까지 결정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었다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다만 중국은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부인하지 않고 있다. 관영 금융시보는 최근 "중국은 여전히 금리를 낮출 여력이 있다"고 전했고, 역시 관영 중국증권보 등도 "중국 당국이 올해 2분기 안에 은행 지급준비율을 인하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었다.

다른 방식의 유동성 공급 대책을 선택할 가능성도 있다. 블룸버그통신 판궁성 인민은행 총재가 최근 중국 당국이 유통시장에서 국채 거래를 시작할 수 있다는 신호를 보냈다고 전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등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금리 인하 시그널이 나타날 3분기에 중국도 LPR과 지준율 인하를 검토할 수 있다는 전망도 계속해서 나온다.

로이터통신은 "중국 경제가 고르지 못한 회복세를 보이는 만큼 경기 회복을 위한 더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베이징(중국)=우경희 특파원 cheerup@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