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개의 심장' 비스포크 냉장고···에너지 효율 높였다

삼성전자 'AI 하이브리드' 공개
소비효율 1등급보다 30% 향상
부품 간소화···캔 24개 더 담겨

삼성전자 모델이 비스포크 AI 냉장고 신제품을 소개하는 모습. 사진제공=삼성전자

[서울경제]

삼성전자(005930)가 인공지능(AI)과 반도체 소자를 결합해 에너지효율을 극대화한 ‘비스포크 AI 하이브리드’ 냉장고를 공개했다. 기존 냉장고 모터인 컴프레서와 반도체가 하이브리드 자동차처럼 함께 구동하며 최적의 에너지효율을 내는 방식이다.

삼성전자는 20일 서울 중구 태평로 삼성전자 기자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비스포크 AI 하이브리드 냉장고 신제품을 소개했다.

신제품 개발은 365일 24시간 전원이 켜져 있는 냉장고 제품 특성상 전기요금 절감에 대한 소비자 수요가 크다는 점에서 시작했다. 이를 충족하기 위해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로 반도체 소자 ‘펠티어(peltier)’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냉각 방식을 채택했다. 펠티어 소자의 서로 다른 면에 전류를 흘리면 한쪽은 열을 흡수하고 반대편에서는 열을 방출하는 펠티어 소자의 원리를 이용해 새로운 냉각 방식을 개발한 것이다. 에너지소비효율은 국내 최고 등급인 1등급 최저 기준보다도 30% 더 향상된다. 이를 전기요금으로 환산하면 1년에 2만 8000원을 줄일 수 있다.

위훈 삼성전자 선행개발팀 부사장이 20일 삼성전자 냉장고 미디어 브리핑에서 ‘비스포크 AI 하이브리드’ 냉장고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 제공=삼성전자

위훈 삼성전자 DA사업부 선행개발팀장(부사장)은 “기존에도 펠티어 소자 기술은 있었지만 가전제품에 적용할 수 있을 정도로 효율이 좋지는 않았다”며 “냉장고에 쓸 수 있도록 추가적으로 성능과 신뢰도를 높이는 기술 개발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이어 “규격기관에서도 이러한 방식의 제품은 처음 봤다고 평가하는 단계라 거기에 맞는 규격 제정부터 같이 작업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반도체 소자 채택으로 내부 부품도 간소화됐다. 동일한 외관 크기를 유지하면서 내부 선반은 6㎝ 더 깊어졌고 내부 용량은 25ℓ 늘어났다. 캔 24개를 더 넣을 수 있는 수준이다. 위 부사장은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보다 공정 구조가 복잡하지만 하이브리드 냉장고는 오히려 복잡했던 구조가 단순해지는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하이브리드 냉각 기술과 펠티어 소자 적용 범위를 순차적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8월 정기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서비스인 스마트포워드 일환으로 ‘하이브리드 정온’ 업데이트를 제공한다. 펠티어 소자의 다른 가전제품 적용 가능성도 열려 있다.

노우리 기자 we1228@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