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도 99.9999%' 제주, 그린수소 생산부터 충전까지 상용화 '성큼'[르포]
향후 12.5·30㎽급 생산시설 추가 구축 예정
함덕 충전소, 시간당 100㎏ 충전…버스 4대분
"초기엔 '폭탄 들고 온다' 반발…정면 돌파해"
[제주=뉴시스]여동준 기자 = 그린수소는 생산부터 사용까지 전 과정에서 탄소를 배출하지 않아 '친환경 에너지' 중 대표격으로 꼽힌다. 다만 다른 에너지원과 비교해 높은 생산단가 등으로 인해 아직 상용화 단계에 이르지 못한 상황이다.
풍력·태양광 등 재생에너지가 풍부한 제주는 그린수소 글로벌 허브로 발돋움하기 위해 지난 2020년부터 그린수소 생산시설과 그린수소 충전소를 구축해 상용화를 추진 중이다.
19일 제주도에 위치한 3.3㎽급 행원 생산시설과 함덕 충전소를 각각 살펴보니 그린수소 상용화가 멀지 않았음을 짐작할수 있었다.
그린수소는 풍력·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로 얻은 전기를 이용해 물을 분해하는 수전해 방식으로 얻는다. 재생에너지는 특성상 날씨 등에 영향을 크게 받아 간헐성 문제가 동반된다. 하지만 재생에너지로 얻은 전기를 수전해에 사용해 그린수소로 전환한다면 간헐성 문제를 보완할 수 있다.
행원 생산시설에 다다르자 생산시설 앞 푸르른 바다에 커다란 풍력발전기가 여러 대 설치돼 있었다. 행원 생산시설은 행원풍력발전단지에서 생산된 전기를 이용해 그린수소를 생산한다.
행원 생산시설은 지난해 8월 품질검사에 합격한 뒤 본격 가동에 돌입했다. 물을 분해해 얻은 수소의 순도가 99.97% 이상이어야 하는데, 행원 생산시설에서 생산된 수소는 순도 99.9999%로 그야말로 청정수소다.
총 사업비 222억원이 투입된 행원 생산시설에서는 3.3㎽의 수전해 시설을 통해 하루에 최대 그린수소 1.2t을 생산할 수 있다.
제주도는 행원 생산시설에서 생산된 그린수소를 이용해 버스 9대와 청소차 1대, 관용차 10대를 운영 중이다.
향후 현대자동차의 이동형 수소충전소가 구축되면 그린수소를 공급하고, 수소차를 확산시키기 위한 압축기 시설을 확충할 계획이다.
추가적인 그린수소 생산시설도 확보할 예정이다. 오는 2026년까지 12.5㎽급 그린수소 생산시설을, 오는 2030년까지 30㎽급 그린수소 생산시설을 짓겠다는 목표다.
생산된 그린수소를 차량에 충전하는 함덕 충전소는 행원 생산시설에서 차량으로 약 15분 거리에 위치해 있었다. 버스 종점이기도 한 이 곳에는 10여대의 버스가 주차돼 있었다.
지난해 8월부터 운영을 시작한 함덕 충전소는 디스펜서 2대를 통해 시간당 그린수소 100㎏ 정도를 충전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완충 시 버스는 25㎏, 승용차는 5㎏까지 충전된다.
그린수소는 별도 배관망이 아니라 실린더에 담겨 튜브 트레일러를 통해 함덕 충전소로 이동한다. 대기압이 약 1bar에 해당하는데, 그린수소는 200bar로 압축된 상태로 실린더에 담긴다.
수소 충전 기술이 압력 차이를 이용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배송된 그린수소는 충전소에서 재압축 과정을 거친다. 버스 기준 압력이 700bar 정도인데, 배송된 그린수소는 충전소에서 약 870bar 수준까지 재압축된다. 충전소의 고압력 그린수소가 차량으로 이동하는 방식이다.
충전소는 수소 유출을 실시간 감지하기 위해 3중 검지 시설을 갖추고 있었다. 대기보다 가벼운 수소는 유출될 경우 위로 올라가게 되는데, 이를 고려해 천장에 가스검지기를 설치했다.
수소 불꽃은 맨눈으로 거의 볼 수 없는 밝은 빛과 함께 자외선을 방출하는데, 이를 감지하기 위한 수소 불꽃 감지기도 구축돼있다. 가스 누설 때 사람이 감지할 수 없는 초음파를 체크하는 초음파 감지기도 갖춰져 있다.
아직 민간 판매에 적용할 수소 가격은 결정되지 않았다. 현재는 버스, 청소차 등 관용 차량에 대부분의 수소가 투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도에 등록된 수소차는 30대 정도인데, 해당 차량들이 방문하는 경우 수소 1~2㎏를 무료로 충전해주고 있다. 제주도는 오는 9월까지 경제성을 분석한 뒤 내연기관차 연료비 등을 고려해 가격을 결정할 예정이다.
함덕 충전소가 들어서기까지 가장 큰 고비는 지역 주민들을 설득하는 과정이었다. 폭발 위험 등 안전성 문제를 들어 충전소 설치를 극구 반대했기 때문이다. 제주도 관계자도 당시를 떠올리며 "함덕 충전소 구축 당시 주민을 설득하는 작업이 쉽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제주도 관계자는 "리(里) 단위 규모로 함덕리가 우리나라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큰 마을"이라며 "초기엔 '마을에 폭탄 들고 온다, 내쫓아라'라며 반발이 심해 굉장히 힘들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정면 돌파를 택해서 계속해 자료를 제공하고 설득했다"며 "사업 자체를 2022년 3월부터 시작해 지난해 5월에 완공했으니, 완공까지 14~15개월밖에 걸리지 않았다. 이는 대단한 기록"이라고 자평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yeodj@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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