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기’ 돌기 시작했지만…1분기 한국 경제, 대기업만 웃었다
매출액 증가율 1.2% ‘플러스 전환’
중소기업은 오히려 -6.9%로 ‘뚝’
올해 1분기 국내 기업들의 성장성과 수익성은 개선됐지만 안정성은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기업의 사정은 나아졌지만 중소기업은 나빠졌다.
한국은행이 20일 발표한 ‘올해 1분기 기업경영분석’ 결과를 보면, 성장성 지표인 매출액 증가율은 1년전 같은 기간보다 1.2% 늘어나면서 지난해말(-1.3%) 대비 플러스로 전환했다. 제조업의 경우 매출액 증가율은 반도체 등 기계·전기전자업의 매출 호조로 1년 전보다 3.3% 상승했다. 매출 증가 폭이 지난해 4분기(0.9%)보다 더 커진 것이다. 비제조업은 올해 1분기 전년동기 대비 -1.6%를 기록했다. 전분기(-4.0%)와 비교하면 운수업과 전기가스업 등을 중심으로 감소 폭이 축소됐다.
수익성 지표인 1분기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전년동기(2.8%) 대비 5.4% 상승했다. 두 배 가까이 상승한 셈이다. 매출액 영업이익률도 제조업을 중심으로 상승했다. 제조업은 올해 1분기 5.4% 매출액 영업이익률을 기록해 1년전(2.5%)보다 2배 이상 늘었다. 반도체를 비롯한 기계·전기전자업, 자동차·운송장비업의 업황 개선 영향이다. 비제조업(3.2%→5.3%)도 전기가스업을 중심으로 상승했다.
매출액의 세전 순이익률 역시 7.4%로 전년 동기(5.0%) 대비 상승했다. 평균 이자보상비율도 1분기 377.1%를 기록해 1년전(214.6%) 보다 상승했다. 2015년 이후 평균(505.4%)보다는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1분기의 이같은 ‘온기’는 그러나 대기업과 중소기업에 다르게 나타났다. 대기업의 매출액 증가율은 지난해말 -1.3%였으나 올해 1분기 3%로 성장했다. 중소기업의 경우 전분기(-1.5%) 보다 -6.9% 떨어져 감소 폭이 더 확대됐다. 매출액 영업이익률도 대기업은 1년전(2.4%)보다 5.7% 상승했으나 중소기업은 3.8%를 기록해 1년전(4.7%)보다 하락했다.
1분기 기업들의 안정성 지표는 모두 악화됐다. 부채비율은 1분기 92.1%를 기록해 지난해 말(89.2%)보다 상승했다. 차입금 의존도도 25.7%를 기록해 전분기(25.4%)보다 늘어났다. 한은은 주로 미지급 배당금 등 비이자 부채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는 외부감사법 적용대상 기업 2만2962곳 중 3979곳을 대상으로 한 표본조사해 추계한 결과다.
강영관 한은 기업통계팀장은 “반도체 업종 등 일부 업종, 대기업 중심으로 호조를 보였고, 중소기업의 경우 매출과 영업이익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부진한 모습”이라며 “중소기업 업황이 아직 본격적으로 개선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임지선 기자 visi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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