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美무기 못받아” 불만… 뿔난 美는 고위급회담 취소

민병기 기자 2024. 6. 20.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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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 미국의 휴전 요구에도 오히려 확전 움직임을 보이고, 미국의 무기 지원이 보류됐다는 주장을 펴자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20일로 예정됐던 양국 간 고위급 회담을 전격 취소했다.

수차례 중동 전쟁을 거치는 동안 강력한 동맹을 자랑해왔던 미국과 이스라엘의 관계가 가자 전쟁을 거치며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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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자전쟁후 ‘최악 관계’ 치달아
네타냐후 “몇달간 무기지원 보류”
美 “선적 중단은 한 종류뿐” 반박
이 확전 움직임 겹치며 불만폭발

이스라엘이 미국의 휴전 요구에도 오히려 확전 움직임을 보이고, 미국의 무기 지원이 보류됐다는 주장을 펴자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20일로 예정됐던 양국 간 고위급 회담을 전격 취소했다. 수차례 중동 전쟁을 거치는 동안 강력한 동맹을 자랑해왔던 미국과 이스라엘의 관계가 가자 전쟁을 거치며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9일 미 매체 액시오스에 따르면 백악관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지난 18일 미국이 군사무기 지원을 보류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영상을 공개한 뒤 20일로 예정된 이란 관련 미·이스라엘 고위급 전략회담을 취소 통보했다. 이미 이스라엘 주요 관계자들은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은 뒤였지만 동영상 공개 후 몇 시간 만에 아모스 호치스타인 미국 특사가 취소 사실을 직접 네타냐후 총리에게 통보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외교안보 최고 참모진은 네타냐후의 적반하장식 반응에 격분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동영상에서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 몇 달간 미 행정부가 이스라엘에 무기와 탄약을 주지 않고 있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에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수십억 달러 무기 지원이 방해 없이 진행되는 동안 전쟁 시작 이후 단 한 종류의 무기 선적이 중단됐다”고 반박했다.

이번 사태는 그동안 네타냐후 총리에 대해 쌓여 있던 미국의 불만이 폭발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이 내놓은 3단계 휴전안 협상에 미온적 태도로 임하던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보다 더 강한 레바논의 무장정파 헤즈볼라와도 전면전을 치를 준비에 들어가는 등 가자 전쟁을 두고 미국과 이스라엘의 판단이 계속 달라 양국 관계가 삐걱대고 있다는 보도가 이어졌다. 액시오스는 “바이든 정부와 네타냐후 정부 간 관계는 (가자 전쟁 발발 이후) 지난 8개월 어느 시점보다 가장 긴장돼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일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은 전황평가회의에서 “우리에게는 북부 전선의 상황을 바꾸고 (피란한) 시민들이 안전하게 집으로 돌아가게 할 의무가 있다”며 “우리는 정보 시스템을 강화해 모든 가능성에 대비하면서 지상 그리고 공중 전투 준비 태세를 마무리 짓는 단계”라고 밝혔다. 북쪽으로 국경을 맞대고 있는 레바논과 헤즈볼라와 전면전 가능성을 열어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에 헤즈볼라 최고지도자인 하산 나스랄라는 19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사망한 고위 지휘관을 위한 추모 방송 연설에서 “헤즈볼라는 규칙과 한계가 없는 싸움을 할 것”이라며 “만약 (이스라엘과) 싸움이 확대된다면 (이스라엘 북부) 갈릴리 침공도 선택지 가운데 하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키프로스 공항과 기지를 이스라엘 적들에게 개방해 레바논을 타격하게 한다면 키프로스를 전쟁의 일부로 여기고 타격할 것”이라고 경고해 지중해로 전쟁이 번질 우려도 나온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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