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기 단축근무 당연시하는 직장문화 만들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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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19일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저출산위)에서 발표한 저출생 극복 대책은 일·가정 양립을 위한 육아기 부모 경제 지원과 육아휴직 참여 보장 등으로 요약된다.
조영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육아와 관련해 경제적인 어려움도 있지만 일에 대한 성취 등 다양한 요인이 있는데, 저출산위 대책은 그 원인을 '육아휴직'만으로 규정했다"며 "엄밀히 보면 이건 회사와 개인 입장에서 규제가 늘어난 것인데, 복지 측면에서는 좋을 수 있어도 정책적인 효과를 내기는 어려울 것이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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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무화 없이 선언적 지원 한계
아이있는 기존가정도 혜택줘야
회사 입장에선 규제 늘어난 셈
대체인력 등 구조적 대응 필요
윤석열 대통령이 19일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저출산위)에서 발표한 저출생 극복 대책은 일·가정 양립을 위한 육아기 부모 경제 지원과 육아휴직 참여 보장 등으로 요약된다. 육아휴직 급여를 월 150만 원에서 월 250만 원으로 올리고, 남성들의 육아휴직을 늘려 마음 놓고 아이를 키울 수 있는 육아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의도다. 하지만 한국의 직장 문화에서 육아휴직을 의무화하지 않은 채 선언적·경제적 지원만을 강조하는 것으로는 실질적인 저출생 대책이 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0일 인구·사회 문제 전문가들은 저출산위가 전날 발표한 육아휴직 확대와 이에 연계된 정부의 지원 확대 방침과 관련해 “한국적 상황과 맞는지 의구심이 든다”고 답했다. 최근 한국의 저출생 대책은 스웨덴 등 유럽의 일·가정 양립 대책을 벤치마킹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 대책도 이와 비슷하다는 지적이다.
조영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육아와 관련해 경제적인 어려움도 있지만 일에 대한 성취 등 다양한 요인이 있는데, 저출산위 대책은 그 원인을 ‘육아휴직’만으로 규정했다”며 “엄밀히 보면 이건 회사와 개인 입장에서 규제가 늘어난 것인데, 복지 측면에서는 좋을 수 있어도 정책적인 효과를 내기는 어려울 것이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상림 서울대 인구정책연구센터 책임연구원 또한 “기업에서 육아휴직이나 단축근무를 인정해주는 문화가 조성돼야 하는데, 정책이나 지원만으로 이걸 해결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근로자들에 대한 육아기 휴직과 근로시간 단축 등의 지원은 반대로 사용자에게 부담으로 작용한다. 특히 이들의 빈자리를 채울 수 있는 대체근로자를 찾기 어렵다는 분위기가 크다. 소규모 사업장에선 대체근로자를 찾기 어려워 동료가 일을 대신하는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육아휴직을 쓰려는 근로자들은 ‘눈치가 보여 휴직을 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온다.
현장의 근로자들 또한 저출산위 대책과 관련, 현실성이 낮다는 반응이 크다. 정부는 자녀를 집중적으로 돌볼 수 있도록 매년 2주 동안 쓸 수 있는 단기 육아휴직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는데, 기존 휴가 사용과 별개로 이 같은 휴가 사용이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 책임연구원은 “전반적으로 근로시간을 단축시킬 방안이 필요하지만 한국의 기업들이 최근 수익성이 크게 낮다”며 “근로시간 단축은 회사의 문화와 상황 등 다양한 것이 고려되는 포괄적인 문제로, 다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문화를 바꾸기 위해서는 굉장히 많은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의 이번 대책과 관련해 기존에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 사이에선 새로운 출산 가정에 혜택이 집중됐다는 불만도 나오고 있다. 육아기 아이를 키우고 있는 기존 가정의 부담도 큰 만큼 이들에 대한 정책 배려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정철순·유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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