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증하는 英 노숙자, 7월 조기 총선 결정지을 변수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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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서 일정한 주거 공간 없이 생활하는 노숙인 비율이 기록적인 수준으로 치솟고 있다.
리시 수낙 영국 총리가 오는 7월 조기 총선을 치르겠다고 깜짝 발표한 가운데, 주택 문제가 영국 선거의 주요 의제로 떠오를 전망이다.
영국에서 노숙인이 급증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인구수에 비해 주택 건축률이 매우 낮다는 점이다.
블룸버그는 "보수당이 집권한 14년 동안 영국은 주택 비용이 급등하며 노숙인이 늘었다"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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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서 일정한 주거 공간 없이 생활하는 노숙인 비율이 기록적인 수준으로 치솟고 있다. 리시 수낙 영국 총리가 오는 7월 조기 총선을 치르겠다고 깜짝 발표한 가운데, 주택 문제가 영국 선거의 주요 의제로 떠오를 전망이다.
19일(현지 시각) 블룸버그는 영국 317개 지방 당국이 지난해 9만 가구를 노숙인으로 보고했다고 전했다. 이는 기록을 시작한 이후 최대 수준이다. 지난해 4분기만 봤을 때 노숙인으로 평가된 가구는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한 4만4760가구로 집계됐다. 노숙인의 직전 단계에 있는 가구도 3만4220가구로 전년 대비 4.8% 증가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영국 200가구 중 1가구는 정식 주택이 아닌 비상 임시 숙소에 거주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임시 숙소에 거주하는 영국인의 수는 2010년 4만8000명에서 2023년 11만2000명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이들이 사는 임시 숙소는 곰팡이와 습기는 물론이고, 곤충과 동물이 침입할 정도로 열악하다고 FT는 설명했다. FT에 따르면 지난 5년 동안 임시 숙소에 거주했던 어린이 중 55명이 열악한 환경 탓에 사망했다.
영국에서 노숙인이 급증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인구수에 비해 주택 건축률이 매우 낮다는 점이다. 영국 정부는 주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매년 30만 채의 주택을 짓겠다고 약속했지만, 지난해 영국에서 지어진 신규 주택은 23만4400채에 불과했다. FT는 “인구 규모로 따졌을 때 영국은 대다수의 다른 선진국보다 더 적은 수의 주택을 짓는다”면서 “이에 따라 민간 임대료가 급등했는데, 거기에 사회 주택 부문은 1970년대 이후 25% 줄었다”라고 전했다.
비교적 낮은 월세로 거주할 수 있는 공공주택 수가 줄어든 것도 노숙인이 증가하는 이유 중 하나다. FT에 따르면 1970년대 이후 공공주택 공급은 25% 감소했다. 블룸버그는 과거 마거릿 대처가 내세웠던 주택을 구매할 수 있는 권리(Right to buy) 정책으로 인해 공공주택 공급이 감소했다고 평가했다. 공공주택 입주자가 자신이 살고 있는 공공주택을 저렴한 가격으로 매입할 수 있게 하는 이 정책은 마거릿 대처 정부가 출범한 이듬해인 1980년 처음 시행됐다.
이는 지난 14년간 장기 집권해 온 영국 보수당의 실정(失政)으로 평가되기도 한다. 블룸버그는 “보수당이 집권한 14년 동안 영국은 주택 비용이 급등하며 노숙인이 늘었다”라고 평가했다.
제1야당인 노동당은 보란 듯이 관련 문제에 대한 선거 공약을 내걸고 있다. 노동당은 향후 5년 동안 150만 채의 신규 주택을 짓고, 노숙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조직을 따로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노동당은 선거에서 승리할 경우 Right-to-buy 정책도 재검토할 계획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현재 노동당 지지율은 44% 수준으로 집권 보수당(23%)의 약 2배다. 보수당의 지지율은 역대 최저 수준이다. 현재 분위기가 총선까지 이어진다면 노동당이 집권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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