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 중국산 철강 공세 속 국내 철강 생산량은 14년 만에 가장 낮아···‘한숨’ 깊어지는 철강업계

최지영 기자 2024. 6. 20.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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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 저가 중국산 철강 수입이 지난해보다 늘어난 상황에서 국내 철강 생산량은 1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올해(1월~5월) 중국산 철강 제품 수입량은 407만t으로 지난 해 같은 기간(396만t)보다 늘었다.

건설 현장에 주로 쓰이는 철강재인 철근의 올해 1분기 월평균 재고량은 66만5149t으로 지난 2012년(약 38만7000t)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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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4월 조강 생산량 2212만t
지난 2010년 이후 최저 생산량
1분기 철근 월평균 재고량은 12년 만에 최대치
제철소에서 생산되는 쇳물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생산되는 쇳물. 연합뉴스.

올해 상반기 저가 중국산 철강 수입이 지난해보다 늘어난 상황에서 국내 철강 생산량은 1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건설 경기 침체 등이 장기화 됨에 따라 국내에서는 철강 재고도 쌓이며 업계에서는 ‘한숨’만 커지고 있다. 국내 철강 회사들은 ‘울며 겨자먹기’ 로 철강 감산을 비롯한 자구책 마련에 나서며 분주한 모습이다.

20일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올해(1월~5월) 중국산 철강 제품 수입량은 407만t으로 지난 해 같은 기간(396만t)보다 늘었다. 특히 선박 건조, 건설 등에 주로 쓰이는 후판의 경우 수입량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올해 1~4월 중국산 후판 수입량은 42만1000t으로 전년 동기(14만7000t)보다 186% 늘었다.

반면 국내 철강 생산은 감소했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1~4월 국내 조강(쇳물) 생산량은 전년 동기(2234만t) 대비 5.0% 감소한 2122만t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0년(1880만t) 이후 최저치다. 또 태풍 힌남노로 생산이 중단됐던 2022년 하반기의 영향을 받은 지난해(1~4월·2235만t)보다도 100만t 이상 적은 양이다.

이처럼 철강 생산량이 급격하게 감소한 이유는 올해 들어 부동산 등 건설 경기가 크게 나빠지며 관련 철강 제품이 팔리지 않은 채 고스란히 재고로 남아 있는 상황과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건설 현장에 주로 쓰이는 철강재인 철근의 올해 1분기 월평균 재고량은 66만5149t으로 지난 2012년(약 38만7000t)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 분기 대비 21.4% 증가했고, 1년 전보다 40% 증가한 수치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5월 1~15일 국내 8대 제강사의 철근 재고량은 약 37만t으로 추산된다.

철강사들은 추가적인 사실상 ‘감산’ 조치를 비롯한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국내 철근 1위 업체인 현대제철은 6월까지로 예정됐던 인천공장의 ‘특별보수’를 1개월 더 연장해 보수 기간을 7월까지로 잡았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제철 공장의 생산 시설 등 일부를 보수하면 그만큼 철강 생산 기간이 줄어들기 때문에 생산량도 감소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통상 정기보수가 2주 내 끝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조치는 철근 생산량을 조절하기 위한 대책의 일환이라는 취지다. 일부 생산 라인은 하절기에 야간에만 조업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철근 2위 업체인 동국제강은 지난 3일부터 생산직 직원들을 대상으로 기존 4조3교대 근무에서 밤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8시까지만 일하는 ‘야간 생산체제’에 돌입했다. 철강 생산을 물리적으로 줄이는 동시에 낮에는 전기로를 꺼서 전기료 절감을 위해 겠다는 것이다. 산업용 전기료(㎾h 기준·평균)는 ▲오전 8시~오후 6시 208원 ▲오후 6~10시 160원 ▲오후 10시~오전 8시 105원이다. 전기료는 철근 생산비의 10%를 차지한다.

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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