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대표 들불축제 ‘오름 불놓기’ 빛으로 대체한다
제주 대표 축제인 들불축제에서 ‘오름 불놓기’가 빠지고 ‘빛’으로 채워진다.
제주시는 20일 ‘2025 제주들불축제 기본계획’을 발표하면서 그동안 축제에서 실감 나는 들불을 보여주기 위해 해왔던 ‘오름 불놓기’를 빛과 조명 등으로 연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다만 축제의 정체성을 이어 나가기 위해 달집태우기를 하고, 시대 흐름을 반영해 캠핑 구역에서의 ‘불멍’(불을 보며 멍하니 있는 것을 뜻하는 신조어)을 허용한다.
1997년 시작된 제주들불축제는 소와 말 등 가축 방목을 위해 해묵은 풀을 없애고 해충을 구제하기 위해 마을별로 불을 놓았던 제주의 옛 목축문화인 ‘방애’를 재해석한 문화관광 축제로 제주의 대표축제로 인기를 끌었다.
축제의 하이라이트인 ‘오름 불놓기’는 해발 519m의 새별오름 남쪽 경사면 26만㎡ 억새밭에 불을 놓고, 동시에 2000발의 불꽃을 터트리는 행사다. 이는 환경 훼손과 화재 우려 등 논란의 중심이 됐다.
제주시 관계자는 “시민이 직접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즐기는 축제를 위해 주 무대 등 필수 공간을 제외한 행사장을 시민 참여 공간으로 재설계한다”고 말했다.
축제장 일부는 록 페스티벌 등 각종 체험놀이를 하고 푸드트럭과 라이브커머스를 운영하는 공간으로 바뀐다. 많은 사람이 참여할 수 있게 해먹, 명상, 독서, 요가, 산책 등 다양한 공간을 마련한다.
제주 문화인 돌담, 원담과 민속놀이 등을 즐길 수도 있다. 지속 가능한 친환경 축제를 위해 일회용품을 줄이기 위한 다회용기 대여 및 세척 시스템을 도입하고, 각종 홍보물을 QR코드로 대체하며, 플로깅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제주시는 내년 축제 개최 후 만족도를 조사하고, 시민과 전문가의 평가 및 의견을 수렴해 변화를 모색할 방침이다.
한편 제주시 애월읍 주민 1910명은 지난 5월 제주도의회에 ‘제주도 정월대보름 들불축제 지원에 관한 조례안’을 청구했다. 조례안은 들불축제 개최 기간을 음력 1월 15일 정월대보름 전후 전국 산불경보 발령 기간을 제외한 기간으로 하고, 장소는 제주시 애월읍 봉성리 소재 새별오름 일대로 했다. 주요 행사로 목초지 불놓기, 달집태우기, 듬돌들기, 풍년 및 무사안녕 기원제 등을 명시했다.
애월읍 주민들은 “지난 27년간 24회에 걸쳐 추진돼온 제주들불축제가 중단되면서 제주 고유의 정월대보름 풍속이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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