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하면 나는 더 한다”… 무한경쟁 돌입한 보험시장

이학준 기자 2024. 6. 20. 10:36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한 보험사가 파격적인 상품을 내놓으면 다른 보험사도 유사한 상품을 출시하는 등 보험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너도나도 보험료를 낮추고, 용종 제거나 창상봉합술 등 간단한 수술을 받으면 수백만원을 주겠다는 상품까지 등장하고 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단기납 종신 열풍 줄자 ‘암 종신’ 상품 출시
계속된 경쟁에 유병자 보험료 저렴해져
여성보험·치아보험 보장도 더욱 강화
왼쪽부터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현대해상, DB손해보험 사옥 전경. /각 사 제공

한 보험사가 파격적인 상품을 내놓으면 다른 보험사도 유사한 상품을 출시하는 등 보험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너도나도 보험료를 낮추고, 용종 제거나 창상봉합술 등 간단한 수술을 받으면 수백만원을 주겠다는 상품까지 등장하고 있다.

2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생명보험사들은 암보험과 종신보험을 연계한 ‘암 종신’ 상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 암 진단을 받으면 그동안 낸 보험료를 전부 돌려주는 ‘페이백’과 보험금 중도 인출, 납입면제, 사망보험금 체증 등 각종 기능까지 결합해 고객 사로잡기에 나선 것이다. 암 종신은 2021년 출시된 뒤 자취를 감췄으나, 단기납 종신보험의 인기가 사그라들자 대안으로 떠올랐다.

한화생명은 이달 암에 진단되면 보험료 전액을 돌려주고 사망보험금이 최대 4배까지 확대되는 ‘암플러스 종신보험’을 선보였고, KDB생명은 암 진단 시 보험료를 돌려주는 한편 10년 시점 환급률 124%를 보장하는 ‘더블찬스 종신보험’을 출시했다.

한화손해보험이 개척한 여성 특화보험 시장의 경쟁도 치열하다. 한화손해보험이 여성보험으로 성공을 거두자, NH농협·흥국·KDB생명을 비롯해 흥국화재·DB손해보험도 여성 전용 상품을 만들거나 여성 가입자의 보험료를 대폭 할인했다. 특히 신한라이프생명은 암 진단을 비롯해 여성에게 자주 발생하는 생활질병 외에도 폐경·난임과 자궁·난소수술도 보장하는 ‘원더우먼’ 상품을 내놓으며 시장 공략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KB손해보험이 지난달 출시한 유병자 보험 상품과 관련한 홍보물. /독자제공

당뇨·고혈압 등 질병을 앓고 있거나 병력이 있는 고객도 가입할 수 있는 유병자 보험 상품은 과열 양상까지 보이고 있다. 다수 보험사가 보험료를 인하하자, 질병 이력이 없는 건강한 사람조차 유병자 보험으로 가입하는 게 더 유리해지는 상황까지 벌어진 것이다.

유병자 보험 상품명에는 통상 ‘3·5·5′ 등 여러 숫자가 붙어 있다. 보험 가입 전 자신의 건강상태를 보험사에 고지해야 하는데, 이 숫자는 고지 기간을 의미한다. 가령 3·5·5는 고객이 보험사에 최근 3개월 내 질병·진단·검사 소견을 받았는지, 5년 내 질병·상해로 입원·수술을 받았는지, 5년 내 암·뇌졸중·심근경색 진단을 받았는지 등을 알려야 한다.

보험사들은 고지의무 기간을 5년에서 10년으로 늘려 보험료를 낮추고 있다. KB손해보험은 기존 유병자 보험보다 최대 14% 저렴한 3·10·10 건강보험을 지난달 출시했다. 삼성화재는 한시적으로 유병자도 건강한 사람(건강체)과 동일한 보험료로 가입할 수 있도록 했고, 현대해상과 메리츠화재는 각각 3·10·10과 3·10·5 건강보험을 출시했다. KB손해보험은 한발 더 나아가 6~10년 내 입원·수술 이력이 있어도 조건에 따라 보험 가입을 받아주는 ‘초경증간편플랜’을 내놨다.

치아보험 경쟁도 만만치 않다. 지난 3월 라이나손해보험(옛 에이스손해보험)이 치아보험 보장을 확대한 데 이어 보험료를 20% 인하하고 가입연령을 70세까지 확대하자 삼성생명도 기존 치아보험의 보장을 강화하며 경쟁에 가세했다. 이에 질세라 라이나손해보험은 이달 치아마모로 인한 치료까지 보장하는 한편 보철·틀니 치료까지 보상하겠다고 나섰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통상 한 보험사에서 새로운 상품을 출시해 인기를 끌면 다른 보험사도 따라가는 경향이 있다”라며 “특히 생명보험업계의 경우 전통적인 시장이 위축돼 있어 건강보험 등 다른 시장에 관심을 둘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라고 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