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멜로니 총리, EU 고위직에 ‘극우 지분’ 요구

신기섭 기자 2024. 6. 20.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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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회 내 극우 정치 집단(교섭단체)인 '유럽 보수와 개혁'(ECR)을 대표하는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유럽연합(EU) 고위직 지분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에 따라 중도 성향 인사들로 유럽연합과 유럽의회의 고위직을 구성하려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갈등이 예상된다.

그의 이런 발언은 중도 좌·우파와 중도 세력을 중심으로 유럽연합과 유럽의회 고위직을 구성하려는 마크롱 대통령과 숄츠 총리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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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17일(현지시각) 유럽연합 회원국 정상들의 비공식 회의 장소에 도착하고 있다. 브뤼셀/AFP 연합뉴스

유럽의회 내 극우 정치 집단(교섭단체)인 ‘유럽 보수와 개혁’(ECR)을 대표하는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유럽연합(EU) 고위직 지분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에 따라 중도 성향 인사들로 유럽연합과 유럽의회의 고위직을 구성하려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갈등이 예상된다.

멜로니 총리가 19일(현지시각) 유럽연합에서 이탈리아가 “최고위직 역할 중 하나”를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 타임스가 보도했다. 멜로니 총리는 “이탈리아의 역할이 무엇인지 이제는 모두가 안다”며 이탈리아는 현재 유럽연합에서 “가장 굳건한 정부”라고 말했다. 그는 “(유럽의회) 선거가 유럽의 중심을 우파쪽으로 옮겨놨다”며 “시민들이 보낸 신호를 반영하지 않은 채 고위직 인선 구상을 내놓는 것은 아주 이상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의 이런 발언은 중도 좌·우파와 중도 세력을 중심으로 유럽연합과 유럽의회 고위직을 구성하려는 마크롱 대통령과 숄츠 총리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두 정상은 지난 17일 유럽연합 회원국 정상들이 유럽연합 고위직 인선을 논의하기에 앞서 따로 만나,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장의 연임을 지지하기로 했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유럽의회 선거에서 1위를 차지한 중도 우파 정치 집단 ‘유럽국민당’(EPP)의 대표 후보였다.

회원국 정상 모임인 이사회의 상임의장은 2위 정당 ‘사회민주동맹’(S&D) 소속 인물인 안토니우 코스타 포르투갈 전 총리, 외교 정책을 총괄할 고위 외교안보대표는 중도 성향의 ‘리뉴 유럽’에 속한 카야 칼라스 에스토니아 총리가 추천됐다.

이런 구상은 지난 9일 마무리된 유럽의회 선거에서 1~3위를 차지한 정치 집단에 한자리씩 배정한 것인데, 멜로니 총리가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이다. 이번 선거에서 ‘리뉴 유럽’에 이어 4위를 차지했던 ‘유럽 보수와 개혁’이 선거 이후 참여 정당을 늘려 ‘리뉴 유럽’보다 3석 많은 83석을 확보하면서, 멜로니 총리의 입지는 더욱 강해졌다. 그는 다양한 정치 세력과 협상을 벌이고 있으며 “좌파에 대응할 대안 전선 구성 작업을 하고 있다”고 밝혀, 중도 정치 세력에 대한 압박을 강화할 의지를 분명히 했다.

유럽연합 회원국 정상들은 오는 27~28일 열릴 정상회의에서 유럽연합 고위직 인선을 다시 논의할 계획인데, 유럽국민당도 지분을 추가로 요구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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