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닌자거북이' 코뼈 골절 음바페의 미친 회복력, 반창고 붙이고 훈련 '조기 복귀'
[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불행 중 다행이다. 코뼈 부상을 당한 '프랑스 슈퍼스타' 킬리안 음바페가 훈련에 복귀했다.
20일(한국시각) 영국 더선은 '음바페가 코에 반창고를 붙이고 프랑스 대표팀 훈련에 모습을 드러냈다'고 했다. 음바페는 앞서 빠르게 대표팀 훈련 캠프에 복귀했는데, 훈련까지 나서며 경기 출전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다만 더선에 따르면 음바페는 몸싸움과 관련한 훈련은 일절 참여하지 않았으며, 현재 특수 마스크를 기다리는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반창고는 훈련을 위한 임시방편으로 붙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대회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 중 하나인 프랑스는 18일 독일 뒤셀도르프 아레나에서 열린 오스트리아와의 유로2024 조별리그 D조 1차전에서 1대0으로 승리했다. 전반 38분 음바페의 날선 크로스에 오스트리아 수비수 막시밀리안 보버가 헤더 자책골로 반응하면서 1대0으로 신승했다. 아쉬운 경기력에도 귀중한 승점 3을 더했지만, 프랑스는 이날 잃은 것이 더 컸다. '에이스' 음바페가 쓰러졌기 때문이다.
승리가 확정적이던 이날 후반 40분 아찔한 장면이 나왔다. 음바페가 오스트리아 수비수 케빈 단소와 공중볼을 다투는 과정에서 코를 상대 어깨에 강하게 부딪치며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쓰러진 음바페의 코에서 피가 철철 흘러내렸고 유니폼 상의가 피로 젖었다. 디디에 데샹 프랑스대표팀 감독은 즉시 공격수 교체를 요청했고, 오스트리아도 동시에 교체사인을 냈지만 지저스 길 만자노 주심이 이를 허용하지 않는 기괴한 장면이 연출됐다. 음바페가 의료진과 함께 경기장을 빠져나가 프랑스가 10명으로 줄어든 상황에서 경기가 계속되자 데샹 감독은 부심에게 격렬하게 항의했고, 감독은 음바페에게 다시 경기장에 들어가 앉아서 경기를 지연하고 교체가 이뤄지게 하라고 지시했다. 음바페는 다친 코를 부여잡고 경기장에 걸어들어가 앉았고 경기가 잠시 중단된 후 마자노 주심은 음바페에게 옐로카드를 부여했다. 올리비에 지루가 음바페 대신 교체투입됐다.
해당 장면에 대해서는 비판적인 목소리가 컸다. '맨유 레전드' 로이 킨은 ITV에 출연해 "음바페가 부상을 입었고, 좌절감을 느꼈을 것이다. 그러나 고의적으로 경기를 중단하기 위해 그라운드에 다시 들어간 것은 잘못됐다. 만약 감독으로부터 지시를 받고 그런 것이라면 결코 정상적인 게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분명히 치료를 받고 나왔다. 다시 돌아오는 건 상관없지만, 그라운드에 나와 앉아있을 거라면 옐로카드를 받아야 한다. 정말 보기 싫은 장면이었다"라고 말했다.
이런 비판은 킨 뿐만이 아니다. 전 잉글랜드 국대 수비수 출신의 매트 업슨도 BBC 라디오 5 라이브에서 비슷한 주장을 했다. 그는 "음바페가 허락 없이 경기장으로 돌아갔다. 심판은 당연히 경고를 줘야하고, 실제로 그렇게 했다. 그런 행동은 하면 안된다"며 음바페와 프랑스 감독의 꼼수를 지적했다.
음바페는 곧바로 뒤셀도르프의 병원으로 이송됐다. 코뼈 골절 진단을 받았다. 경기 뒤 데샹 감독은 "음바페가 코를 심하게 다쳤다. 의료진의 대처를 계속 지켜봐야 한다. 팀에 몹시 나쁜 소식이다. 분명한 것은 음바페가 팀에서 계속 뛰는 게 중요하다. 음바페가 함께 하면 팀은 더 강해질 것이지만 없더라도 잘 싸워내야 한다"고 말했다.
불행 중 다행인 소식이 있다. 필리프 디알로 프랑스축구협회장은 스포츠 매체 ESPN과 인터뷰에서 "음바페는 처음 진단에서 수술이 필요할 것으로 보였다. 대표팀 의무팀이 실시한 추가 검사에서는 수술하지 않아도 된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말했다. ESPN에 따르면 음바페는 다음 경기 출전에 대비해 보호 마스크를 제작한다. 다만, 22일 예정된 네덜란드와 D조 2차전 출전 여부는 불투명한 상태다.
유럽 언론 유로스타도 '음바페는 코뼈 부상에도 마스크를 착용한 뒤 팀에 복귀할 예정이다. 현재 프랑스 대표팀 베이스캠프로 복귀했다. 당장 수술을 받지는 않는다. 프랑스 대표팀에선 그를 위해 마스크를 만들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손흥민이 카타르월드컵에서 그랬던 것처럼 마스크를 쓰고 남은 대회를 치를 공산이 크다. 손흥민은 당시 안와골절 부상에서 빠르게 돌아와 대한민국의 두번째 원정 16강을 이끈 바 있다.
음바페도 개인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마스크 디자인 아이디어 주세요'라고 의견을 구했다. 정작 선수 본인은 유쾌하게 현실을 받아들이고 있다. 다수의 팬은 고민하지 않고 '닌자거북이'를 외쳤다. "진정한 닌자거북이로 거듭난다"고 환호했다. 닌자거북이는 음바페의 별명이다. 닮았다는 이유에서다. 대표팀 동료인 마르쿠스 튀랑(인터밀란)은 최근 인터뷰에서 "내가 음바페보다 잘생겼다. 난 닌자거북이를 닮지 않았다"고 말했다. 과거 티아고 실바(플루미넨세)는 파리생제르맹에서 뛰던 시절 라커룸에서 음바페에게 닌자거북이 마스크가 담긴 박스를 선물했다. 음바페는 당시에도 유쾌하게 마스크를 쓰며 동료들에게 큰 웃음을 안겼다.
일단 상황이 다소 나아지기는 했지만, 음바페의 몸상태가 좋지 않은 것은 분명하다. 영국 데일리 메일은 '음바페가 최소 10일 동안 경기에 나서지 못한다. 그 이상일 수도 있다. 음바페가 유로 2024 나머지 기간 동안 돌아오지 못할 수도 있다. 음바페는 유로 2024 참가를 심각하게 의심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전 프랑스 대표팀 주치의인 파브리스 브리양은 프랑스 레퀴프를 통해 "음바페는 유로 2024 조별리그에 참가하지 못한다. 음바페는 최소 10일 동안 결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단 훈련 캠프에 돌아왔지만, 네덜란드와의 2차전은 출전이 불투명하다. 음바페와 충돌했던 단소는 자신의 SNS를 통해 '음바페가 부상 당한 것에 미안한 마음이다. 그가 빨리 그라운드에 복귀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사과의 글을 남겼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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