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돌한 고교생 K리거 강주혁 “양민혁보다 제가 더 잘했죠”
“모든 면에서 제가 고등학생 때는 훨씬 좋았죠. 그런데 (양)민혁이가 어느 순간 갑자기 치고 올라와서 깜짝 놀랐어요.”
K리그1 FC서울의 준프로 계약 선수 강주혁이 강원FC 돌풍의 주역 양민혁 못지않은 활약을 보여줄 수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강주혁은 19일 강원과의 코리아컵(전 FA컵) 16강전 승리 후 믹스트존에서 만나 양민혁보다 더 나은 점을 묻는 말에 이렇게 답했다. 이 말을 들은 양민혁이 어떻게 반응할 것 같냐는 질문에도 “민혁이도 인정할 것”이라며 웃었다.
강주혁은 13세 이하(U-13) 대표팀부터 U-16·U-17 대표팀 등 각급 연령별 대표팀을 거치며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양민혁과는 연령별 대표팀에서 좌우 윙어로 호흡을 맞췄던 사이다. 강주혁은 “내가 왼쪽을 보면 민혁이가 오른쪽을 맡았다”며 “나는 부상 때문에 월드컵에서 하차하고 민혁이가 잘 돼서 많이 보고 느끼면서 성장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양민혁은 지난해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U-17 월드컵에 참가하면서 국제무대 경험을 쌓았고, 그해 말 강원과 준프로 계약을 체결하며 앞서나갔다. 이번 시즌 초반부터 5골 3도움 맹활약을 펼치며 붙박이 주전이 됐고, 강원과 계약은 준프로에서 프로 계약으로 전환했다. 이런 계약 전환은 양민혁이 처음이다.
강주혁은 “프로 계약 체결 얘기를 오늘 알게 됐다. 민혁이 때문에 내 마음이 활활 불타오른다”며 더 나은 활약을 다짐했다. 서울의 유스팀인 오산고 3학년인 그는 지난달 서울과 준프로 계약을 체결해 콜업됐다. 앞서 이달 초 광주FC와의 경기에서는 전 프리미어리거 제시 린가드와 교체돼 프로 무대 짧은 데뷔전을 치렀다.
강주혁은 강원전에서 처음 선발로 나서 저돌적인 돌파와 과감한 슈팅으로 상대 수비진을 괴롭혔다. 선발로 뛴 소감을 묻는 말에는 “생각보다 할 만했던 것 같다. 아직 100%를 보여준 게 아니니까 더 기대해줬으면 좋겠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주 포지션인 왼쪽 윙어가 아닌 오른쪽 윙어로 뛰었지만 팀의 다른 윙어 강성진과 호흡도 괜찮았다. 다만 득점할 수 있는 장면에서 차분함을 찾아야 한다며 보완해야 할 점도 스스로 짚었다.
강주혁의 성장세가 서울에는 반갑다. 김기동 감독은 “사이드에서 스피드있게 흔들어주는 선수가 부족했는데 팀 공격의 새로운 옵션이 될 것 같다”며 만족했다. 경기 전 사전 인터뷰에서는 “연령별 대표시절에는 강원 양민혁보다 더 잘했다”며 잠재력을 높이 샀다. 이어 “강원 양민혁은 뛰고 있는데 얼마나 자존심이 상하겠냐”며 더 많은 출전 기회를 줘야 한다고 선발 출전 이유를 설명했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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