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 심판대 오른 정몽규…미래 축구 위해 결단 내려야

김창금 기자 2024. 6. 20.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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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가 함께 하는 행복한 대한민국.'

대한축구협회(KFA)의 목적을 집약한 이 표현에는 축구가 팬과 밀접한 종목이라는 뜻이 담겨 있다.

또 축구가 국민 스포츠라는 협회의 자신감이 드러나 있다.

올해는 아시안컵 4강 요르단전 졸전, 이후 대표팀 내분 사태 노출과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경질의 후폭풍, 이어진 올림픽축구대표팀의 본선행 실패로 팬들의 가슴엔 구멍이 뚫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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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축구, 뒤집어야 산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이 4월초 신세계이마트 초청 한국-필리핀 친선 경기에서 전가을에게 은퇴 트로피를 전달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축구가 함께 하는 행복한 대한민국.’

대한축구협회(KFA)의 목적을 집약한 이 표현에는 축구가 팬과 밀접한 종목이라는 뜻이 담겨 있다. 또 축구가 국민 스포츠라는 협회의 자신감이 드러나 있다.

정몽규 회장이 2013년 부임한 이래 축구는 비즈니스 측면에서 성장했다. 기업 후원금, 중계권과 입장료 등 마케팅 3개 부문의 연간 수입은 코로나19로 인한 정체기가 있었지만, 300억원대에서 600억원대로 커졌다. 내년 완공되는 천안축구센터는 다른 종목이 부러워할 정도의 축구 인프라 시대를 예고한다. 유소년 선수 축구장학금을 포함해 정 회장이 중심이 돼 낸 출연금 총액도 12년간 100억원 가까이 된다.

하지만 ‘주식회사 KFA’의 성공과 달리, 축구팬들은 행복하지 않다. 올해는 아시안컵 4강 요르단전 졸전, 이후 대표팀 내분 사태 노출과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경질의 후폭풍, 이어진 올림픽축구대표팀의 본선행 실패로 팬들의 가슴엔 구멍이 뚫렸다. 수장인 정몽규 회장을 향한 비판의 화살이 빗발칠 수밖에 없다.

축구협회 내부의 역량도 흔들리고 있다. 회장을 보좌하는 축구실무형 콘트롤 타워가 없고, 쓴소리하는 참모도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내부 사정을 아는 한 축구인은 “지난 10년간 협회 직원들의 자리를 온전히 지키지 못하게 조직을 뒤집어 놨다. 그동안 매주 꼬박 임원 회의를 하지만 세세한 것을 잘 아는 사람도 없다”고 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 시절 대표팀 지원팀장이 4번이나 바뀌고, 효율성을 앞세워 프로젝트 중심으로 이합집산하는 ‘애자일 조직’ 시스템 실험도 실패했다. 기업과 다른 문화단체 직원들의 ‘관성의 벽’도 있지만, 일관성 없는 조직 운용은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아시안컵 당시 대표팀 단장을 선임하지 않는 것은, 선수단 관리 부실과 연관된 실책이다.

정 회장은 리더십의 위기에 처했다. 만약 내년 1월 4선 도전에 나선다면, 지금까지 해왔던 것과는 완전히 다른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평소의 지론대로 젊은 축구인들을 후계자로 키우겠다면, 불출마 선언과 함께 이들이 선거에 나설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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