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낮 52도 살인적 폭염…‘하지’ 성지순례서 최소 550명 사망

[앵커]

이슬람 신자들이 반드시 행해야 할 5대 의무 중 하나인 성지순례, 하지가 현지 시각 어제로 마무리됐습니다.

전 세계에서 180만 명이 넘는 무슬림들이 사우디아라비아 메카를 찾았는데, 50도를 넘는 폭염에 적어도 550명이 숨졌다고 외신들이 보도했습니다.

우수경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쓰러진 성지순례객 주변으로 구급대원들의 응급 처치가 이뤄집니다.

결국 들것에 실려 나갑니다.

자원봉사자들은 성지순례 길목마다 시원한 물을 나눠줍니다.

사원 주변으로는 거대한 양산 물결이 만들어졌습니다.

지난 14일 시작된 이슬람권 최대 연중행사인 하지 성지순례 모습입니다.

무슬림이라면 재정 여건이 허락하는 한 평생 한 번은 꼭 해야 하는 5대 의무 가운데 하나입니다.

하지만 올해는 여름과 겹친 데다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극단적인 폭염까지 나타났습니다.

사우디 국립기상센터는 지난 17일 메카 대사원 주변의 낮 기온이 52도에 육박했다고 밝혔습니다.

[아흐메드 알-바라디/이집트 순례객 : "물론 매우 어렵습니다. 예년보다 기온이 정상적이지 않아서 저희에게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하지가 시작된 이후 적어도 550명이 숨졌다는 외신 보도도 나왔습니다.

사인은 대부분 온열 질환으로 전해졌습니다.

또 2천 명 이상이 온열 질환을 앓았다고 발표됐습니다.

[배라 앤워/AP 기자 : "2,760명 이상의 순례자들이 극심한 더위로 인해 열사병을 앓았습니다. 비극적이게도, 14명의 요르단 순례자들이 하지 첫날 목숨을 잃었습니다."]

사우디 당국은 물을 분사하는 선풍기를 곳곳에 설치하고 전문 병상도 강화했지만, 폭염에는 속수무책입니다.

성지순례 지역의 온도가 10년마다 섭씨 0.4도씩 상승하고 있다는 연구도 나왔습니다.

두바이에서 KBS뉴스 우수경입니다.

영상편집:이웅/자료조사:이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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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경 기자 (swoo@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