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 짊어졌던 루키 ‘용’ 빠진 사이…힘내고 있는 롯데 마운드의 ‘형님’들, 김상수-진해수

김하진 기자 2024. 6. 20.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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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수원 KT전에서 등판했던 롯데 진해수. 롯데 자이언츠 제공



지난 17일 롯데 루키 전미르(19)는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경북고를 졸업한 뒤 2024년 1라운드 3순위로 롯데 유니폼을 입은 전미르는 투수와 타자를 모두 소화할 수 있어 가치를 높게 평가 받았다. 입단 후 투수에 집중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그리고 신인 중에서는 1군 스프링캠프 명단에 유일하게 이름을 올려 김태형 롯데 감독의 눈에 들었다. 개막 엔트리에 포함된 전미르는 기대 이상의 활약으로 필승조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시즌을 치를 수록 힘이 떨어졌다. 4월까지 16경기에서 15.1이닝 12실점(6자책) 평균자책 3.52를 기록했던 전미르는 6월에는 7경기에서 5이닝 8실점 평균자책 14.40으로 부진했고 결국 재정비하는 시간을 가지게 됐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심적으로 안정을 찾은 다음에 올라오는게 나을 것 같다”라고 했다. 일단 열흘의 휴식을 준 뒤 상태를 확인할 계획이다.

개막전부터 줄곧 1군을 지킨 막내가 자리를 비운 사이 이제는 형님들이 힘을 내기 시작했다.

지난 19일 수원구장에서 열린 KT와의 경기에서 롯데는 13-5로 승리했다.

롯데는 ‘천적’이었던 고영표를 상대로 2회까지 6점을 뽑아내며 기선을 잡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롯데 선발 나균안이 4회 4점을 주며 격차는 2점으로 좁혀진 상태였다.

구승민이 6회 1이닝을 막았고 이어 7회부터는 진해수-김상수로 이어지는 베테랑 투수들이 책임졌다.

진해수는 7회 마운드에 올라 아웃카운트 두개를 잡아냈다. 강백호-오재일로 이어지는 KT 3~4번 타순을 상대로 범타로 처리하며 임무를 완수했다. 마운드를 이어받은 김상수는 장성우를 3루수 땅볼로 잡아내며 이닝을 끝냈고 8회에도 실점 없이 이닝을 처리하며 팀 승리에 발판을 놓았다.

진해수는 1986년생, 김상수는 1988년생으로 롯데 마운드의 베테랑들이다.

진해수는 최근 의미있는 기록도 세웠다. 지난 18일 수원 KT전에서 등판해 개인 통산 800경기 출장 기록을 세웠다. KBO리그 역사상 역대 5번째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롯데 김상수. 롯데 자이언츠 제공



또한 진해수는 현역 선수 중 최다 출장 2위를 기록 중이다. 이 기록 1위는 정우람인데 그는 올시즌부터 플레잉코치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기로 했고 아직 1군에 올라오지 못했다. 사실상 현역 선수 중 최다 경기 기록은 진해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해 11월 말 롯데와 LG의 트레이드를 통해 고향팀 롯데로 온 진해수는 “마지막 기회”라며 “팀도 나도 잘 해서 시너지 효과가 나기를 바란다”고 바람을 표했다.

하지만 스프링캠프부터 너무 일찍 의욕을 드러낸 탓에 정작 개막을 앞두고는 제 밸런스를 찾지 못했고 개막 엔트리에서도 탈락했다.

5월1일 올시즌 첫 1군의 부름을 받았던 진해수는 8경기에서 4.1이닝 1실점으로 활약하다가 다시 2군행을 통보받았고 지난 14일 다시 1군에 등록돼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좌완 투수가 부족한 롯데로서는 베테랑 진해수의 활약이 반갑다.

지난해 롯데 허리의 중심이 된 김상수도 여전한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김상수는 올시즌 38경기에서 37.2이닝 16실점 평균자책 3.82를 기록했다.

전미르가 2군으로 내려가면서 개막전부터 지금까지 1군 엔트리를 지키고 있는 투수는 마무리 김원중과 김상수가 유일하다.

김상수는 이적 후 첫 해인 지난해 67경기에서 52이닝 22실점(18자책) 평균자책 3.12로 활약했고 덕분에 시즌을 마친 후 2년 간의 다년 계약을 맺었다.

올시즌 기존에 예상했던 필승조들이 부진하면서 김상수의 역할이 더욱 커졌고 마운드 최고참 답게 묵묵히 자리를 지켰다. 줄곧 1군 자리를 지켰던 막내의 빈 자리를 채우는 중이다.

6월 9승7패 승률 0.563으로 5할 승률을 기록 중인 롯데는 불펜이 고민 거리 중 하나다. 6월 15경기에서 평균자책 5.08로 같은 기간 10개 구단 중 7위에 해당한다.

그런 가운데 ‘형님’들이 힘을 써주면서 고민을 덜고 있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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