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 대변인 “하마스는 이념, 제거 불가능”···군·정부 파열음?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전쟁을 벌이고 있는 이스라엘군의 수석 대변인이 하마스는 팔레스타인인들의 마음속에 뿌리내린 일종의 “이념”이라며 제거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하마스 궤멸’을 주장해온 정치인들과 군 수뇌부의 균열이 표면화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수석 대변인은 19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채널13 TV에 출연해 “하마스는 이념이자 정치운동”이라며 “하마스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마음속에 뿌리내렸으며, 하마스를 제거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누구든 틀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마스를 파괴하고 하마스를 사라지게 하겠다는 이 작전은 대중의 눈에 모래를 던지는 것일 뿐”이라고 꼬집었다.
하가리 대변인은 “가자지구에 새로운 통치 기구를 설립하지 않으면 하마스를 다시 보게 될 것”이라며 “정치 지도자들이 이를 결정해야 군이 실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국내외 지속적인 요구에도 가자지구 전후 통치 계획을 내놓지 않고 있는 것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네타냐후 총리는 미국의 휴전 압박에도 가자지구에서 하마스의 군사 및 통치 능력을 완전히 제거할 때까지 전쟁을 멈추지 않겠다고 밝혀 왔다. AP통신은 하가리 대변인의 발언에 대해 “하마스를 파괴한다는 정치인들의 목표에 군이 의문을 제기하며 정치 및 군사 지도부 사이에 드물게 공개적 균열이 드러난 것”이라고 짚었다.
하가리 대변인 발언 뒤 이스라엘 총리실은 성명을 내고 네타냐후 총리가 의장을 맡은 안보 내각이 “하마스의 군사 및 통치 능력을 파괴하는 것을 전쟁의 목표 중 하나로 정의했으며, 이스라엘군은 이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도 즉각 성명을 통해 “내각이 정한 전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군은 전쟁 기간 내내 밤낮으로 이를 위해 노력해 왔으며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이라고 진화에 나섰다. 군은 하가리 대변인의 발언이 “‘하마스 파괴’를 이념과 사상으로 언급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하가리 대변인의 공개 발언 외에도 이스라엘 정부 내에서는 전쟁 방식에 대한 불만이 지속해서 제기돼 왔다.
최근 네타냐후 총리의 정치적 라이벌이자 유력한 차기 총리 후보인 베니 간츠 국가통합당 대표가 네타냐후 총리를 비판하며 전시 내각에서 사임했다. 지난달에는 요아브 갈란트 국방장관이 이스라엘의 전후 가자지구 통치에 반대하며 네타냐후 총리에게 공개적으로 반기를 들기도 했다.
최근 내각과 군이 전쟁 방식을 두고 파열음을 냈다. 지난 16일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남부에서 구호품 운송을 위해 낮 시간대 전투를 중단한다고 발표하자, 네타냐후 총리는 군 결정에 불만을 표시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 결정을 수용할 수 없다며 “이스라엘은 군대를 가진 국가이지, 군대가 국가를 가진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고 이스라엘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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