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금리 내려가면 뭐 하나…내달부터 DSR 2단계 시행에 한도 '뚝'

이남의 기자 2024. 6. 20.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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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서울스카이 전망대에서 서울 송파구 잠실동 일대 아파트 단지가 보이고 있다./사진=뉴스1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최저금리가 2%대로 떨어졌다. 다음달부터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의 2단계까지 본격 시행되는 가운데 대출 한도가 줄어들 전망이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주담대 고정금리(혼합·주기형)는 전날 기준 2.98~5.62%로 집계됐다. 신한은행의 금융채 5년 주담대 금리 하단이 2% 후반대를 기록했다.

주담대 고정금리 기준이 되는 은행채 5년물(AAA·무보증) 금리는 18일 기준 평균 3.501%로 나타났다. 지난달 초(5월2일) 3.912%에서 0.411%포인트 내렸다.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전달(3.54%)보다 0.02%포인트 오른 3.56%로 집계됐다. 코픽스 금리가 오른 것은 지난해 12월 이후 6개월 만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신규 코픽스가 지난해 12월부터 4월까지 5개월 연속 하락하면서 대출금리가 내려갔다"며 "주담대 고정금리와 변동금리 차이가 벌어지면서 신규 대출 차주들은 고정형 상품으로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신규 대출자의 고민은 대출한도가 줄어드는 점이다. 은행권은 다음달 1일부터 일제히 새로 취급하는 가계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의 한도를 '2단계 스트레스 DSR'에 맞춰 산출한다.

DSR은 대출받는 사람의 전체 금융부채 원리금 부담이 소득과 비교해 어느 정도 수준인지 가늠하기 위한 지표다. 차주가 1년에 갚아야 할 원리금 상환액을 연 소득으로 나눈 값이다. 현재 은행권에선 차주의 DSR이 40%를 넘지 않는 한도 안에서만 대출받을 수 있다.

올해 2월부턴 '스트레스 DSR' 체계로 바뀌었다. 실제 금리에 향후 잠재적 인상 폭까지 더한 더 높은 금리(스트레스 금리)를 기준으로 DSR을 따진다. 금리가 더 오르면 원리금 상환 부담을 반영해 변동금리 대출 이용자의 상환 능력을 더 깐깐하게 보겠단 뜻이다.


연봉 5000만원 직장인, 7월부터 주담대 2000만원 축소


내달부터 실행하는 2단계 스트레스 DSR에서는 가산되는 스트레스 금리 폭이 더 커지고 그만큼 한도도 더 줄어든다. 2단계 스트레스 금리 폭은 올해 5월 가계대출 금리와 이전 5년간 최고 금리의 차이(한국은행 집계 예금은행 가중평균 가계대출 금리 기준)를 기준으로 결정된다.

한 시중은행의 시뮬레이션(모의실험) 결과를 보면 7월 이후 2단계(7월1일∼12월31일) 스트레스 DSR 체계에서 연봉 5000만원인 A씨가 40년 만기(원리금 균등 상환)로 주택담보대출(코픽스 기준 6개월 변동금리)을 받을 경우(다른 대출이 없다고 가정), 1단계 스트레스 DSR보다 수천만원 대출이 덜 나온다.

현행 1단계 DSR에선 4.38%(은행 금리 4.0%+스트레스 가산 금리 0.38%포인트)의 금리를 적용하고 DSR 40%(연봉의 40%·2000만원)를 꽉 채우면, 최대 3억7700만원(연간 원리금 1999만원=원금 942만5000원+이자 1056만5000원)까지 빌릴 수 있다.

하지만 다음달 1일부터는 실행 대출금리가 그대로 4%여도 은행은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에 0.75%포인트를 더한 4.75%를 기준으로 DSR을 계산한다. 4.75%의 금리 조건에서 A씨의 최대 주택담보대출은 3억5700만원으로, 1단계(3억7700만원)보다 2000만원 줄어든다.

은행권에선 DSR 2단계가 시행되기 전에 최대한 대출을 받으려는 수요가 몰리고 있다. 5대 은행의 주담대 잔액은 5월말 기준 546조3060억원으로 올해 들어 16조4138억원 급증했다. 월간 증가 폭은 4월 4조3433억원에 이어 5월 5조3157억원으로 확대됐고 이달 들어 2주간 2조원 넘게 불었다.

은행권 관계자는 "하반기에는 가산금리를 높이거나 신용평가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주담대 문턱을 높아질 것"이라며 "은행별 대출 한도에 여유가 있으나 강화된 대출규제 속에 주담대 수요가 급증하면 가계대출 총량 줄이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남의 기자 namy8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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