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대안신용평가 내세운 인뱅, 관계형 금융 대체할까

조해영 기자 2024. 6. 20.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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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기반의 금융회사들이 주춤하는 사이 인터넷전문은행(이하 인뱅)은 '비대면'을 타고 성장해왔다.

출범 때부터 중금리대출이라는 정책 목표를 부여받은 인뱅은 우량한 신파일러(금융거래 실적이 적은 사람)를 찾아내기 위해 대안신용평가 모형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대안신용평가 모형을 열심히 정교화한다고 해도 모든 사각지대를 커버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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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전문은행 3사 로고. 연합뉴스

지역 기반의 금융회사들이 주춤하는 사이 인터넷전문은행(이하 인뱅)은 ‘비대면’을 타고 성장해왔다. 출범 때부터 중금리대출이라는 정책 목표를 부여받은 인뱅은 우량한 신파일러(금융거래 실적이 적은 사람)를 찾아내기 위해 대안신용평가 모형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 때문에 대안신용평가는 관계형 금융의 새로운 모습으로 보이기도 한다.

케이뱅크·카카오뱅크·토스뱅크 등 인뱅 3사는 대안신용평가 모형 개발 및 고도화를 통해 중저신용자 대출 등에 적용하고 있다. 신용평점이나 대출 상환 이력 등을 고려하면 대출을 받지 못했을 차주여도 통신비 납부 이력 같은 새로운 정보를 활용해 성실하게 갚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되면 대출을 실행하는 것이다.

일각에선 비대면 기반의 이러한 대안신용평가 모형이 기존의 관계형 금융을 대체할 수 있단 의견도 있다. 한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금융기관과 고객 사이에는 항상 정보 비대칭이 있는데 기술이 발달하면서 상환능력을 가늠하게 하는 숫자들을 찾아내는 시스템이 만들어지고 있다”며 “관계형 금융 차원에서 보면 관계가 예전엔 대면을 통했다면 이제는 데이터를 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엄밀히 따져보면 관계형 금융과 대안신용평가는 차이가 있다. 관계형 금융은 정량 지표가 아닌 ‘정성’ 정보를 파악하는 것이 핵심인 반면, 대안신용평가는 기존에는 쓰이지 않던 다른 ‘정량’ 정보를 추가로 활용하는 것이어서다. 아직은 대안신용평가 모형이 관계형 금융의 주요 타깃인 중소기업보다는 일반 개인 대상의 신용대출에 적용되는 것도 차이다.

한 지방은행에서 10년 가까이 일하고 있는 30대 직원 ㄱ씨는 “대출 연장이 힘든 기업이 있어도 일단 얼굴 보고 얘기를 듣는다. 설명을 듣다 보면 ‘조금만 줄여보겠다’ ‘단기로라도 상환을 연장해주겠다’ 같은 결정이 이뤄지기도 한다. 결국 사람을 상대하는 일”이라고 설명한다. 숫자로 정리되는 지표는 아니지만, 결정적 순간에 장기간의 신뢰관계가 중요한 가늠자가 되는 셈이다.

한편 인뱅 3사가 대안신용평가를 활용한 중금리대출을 적극적으로 하지 않았다는 비판도 있다. 담보가 있는 대출 쪽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열린 인뱅 도입 성과 평가 및 시사점 세미나에서도 “인뱅 3사의 개인사업자 대출이 제한적으로 이뤄지는 것으로 보인다”(금융위원회 은행과장)는 평가가 나왔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대안신용평가 모형을 열심히 정교화한다고 해도 모든 사각지대를 커버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해영 기자 hycho@hani.co.kr 이주빈 기자 ye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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