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색하지만 '트레이드 첫날' 유니폼 들면서 옛 동료에게 뭔가 보여주고 싶었던 오재일 [곽경훈의 현장]
[마이데일리 = 곽경훈 기자] 7년간 한솥밥 먹었던 동료에게 새로운 팀 유니폼 들고 머쓱한 표정으로.
지난 5월 말 갑작스럽게 삼성 오재일과 KT 박병호가 유니폼을 바꿔 입었다.
경기 출전에 대한 불만이 많았던 박병호는 KT를 떠나기에 희망했고, 트레이드 대상자를 물색한 끝에 삼성 오재일을 받기로 결정랬다. 공교롭게돈 두 선수는 동갑내기 친구였다.
오재일은 첫 경기에서 선발로 나오지 않았지만 상대팀이 마침 2020년 생애 첫 FA로 삼성유니폼을 입기 전 구단인 두산과의 경기였다.
5회말 끝난 뒤 KT 선수들은 몸을 풀기 위해서 외야로 나갔다가 간단한 스트레칭을 마친 뒤 더그아웃으로 향했다. 그 중에서 삼성에서 같이 활약했던 우규민과 오재일이 있었다.
오재일이 더그아웃으로 들어갈려는 순간 두산에서는 8년간 함께 생활했던 양의지 포수가 경기를 위해 홈 플레이트에서 준비를 했다.
양의지와 눈이 마주친 오재일은 수줍은 듯 자신의 유니폼을 양의지에게 펼치 듯 들어 보이며 장난을 쳤다. 양의지도 그런 모습의 오재일에게 박수를 치며 응원하는 모습을 보였다.
오재일은 8회초 대타로 등장해 삼진으로 물러났다.
오재일은 올해 초 극심한 부진에 빠지며 1군보다는 2군에서 머무는 시간이 많았다. 트레이드 이후 바로 홈런포를 가동했던 삼성 박병호와는 달리 오재일의 방망이는 살아날 조짐이 보이지 않았다.
17일 경기까지 5안타 2홈런 4타점 타율 0.165으로 저조했다. 하지만 18일 경기에서는 다시 살아났다. 1회말 2,3루 첫 타석에서 가운데 담장을 향하는 희생플라이를 만든 뒤, 4회말 무사 1루에서 외야를 직접 때리는 2루타를 때렸다.
그리고 7회말 1사 우익수 방면 안타를 때리며 2안타 1타점을 기록하며 KT 이적 후 첫 멀티히트를 때렸다. 팀도 4연패 늪에서 벗어나는데 성공했다.
경기 후 오재일은 "KT에 대한 적응을 조금 마친 것 같다. 이제는 편안하게 경기에만 집중 할 수 있을 것 같다. 하루아침에 이사를 하게 되면 생각이 많아진다. 집도 알아보고 하는 과정에서 정신이 없었다"라고 이야기 했다.
친한 후배 양의지에게 자신을 유니폼을 들어서 자랑했던 오재일의 미소가 시즌 끝까지 계속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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