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없는데?' 누진제 면제에 공인중개소 야간 전력 펑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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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오후 9시 충북 청주시 상당구 용암동의 한 아파트 상가단지.
한국전력공사의 여름철 절전 요령상 사무실은 점심시간과 야간시간에 일괄 소등하되, 필요한 부분만 점등하도록 명시돼 있으나 강제 사항은 아니다.
한전 관계자는 "야간 영업을 위해 사람이 없는 공간에 불을 켜두는 행위를 처벌할 수 있는 규정은 없다"며 "다만 여름철 안정적 전력 수급을 위해 불필요한 야간 점등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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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피크시간대 전력 과부하 우려
"내 돈 내고 정당한 영업활동" 시선도
[청주=뉴시스] 서주영 기자 = 19일 오후 9시 충북 청주시 상당구 용암동의 한 아파트 상가단지.
원형교차로 일대에 늘어선 상가들이 손님맞이에 한창이었다. 거리를 지나는 시민들은 편의점과 식당 등 불 켜진 매장을 수시로 들락거렸다.
이곳에 자리 잡은 공인중개사사무소 8곳의 내부도 환하게 불이 켜져 있었다. 이따금 주민 한두 명이 외벽에 붙어 있는 부동산 매물을 힐끔 보고 지나갈 뿐 사무실 문은 모두 잠긴 상태였다. 출입구에는 '잠시 외출 중'이라는 안내판과 함께 공인중개사 연락처가 적혀 있었다.
거리에서 만난 김모(51·여)씨는 "당연히 건물 안에 사람이 있는 줄 알았다"며 "간판과 외벽만 점등하면 될 텐데, 왜 내부까지 불을 켜두는지 모르겠다"고 의아해했다.
올여름 사상 최악의 폭염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충북지역 공인중개사사무소의 야간 점등 영업 행태가 전력 과부를 부채질하고 있다.
가정용과 달리 전력 사용량에 따른 누진제가 적용되지 않다 보니 개문 냉방 못지않게 전력 과소비의 주범이 되고 있다.
한국전력공사 충북본부에 따르면 공인중개사사무소가 쓰는 전력은 주로 일반용(상업용) 저압으로 공급된다. 계약전력 300kW 미만 시 여름철 132.4원/kWh, 봄·가을철 91.9원/kWh, 겨울철 119원/kWh의 전기요금을 낸다.
6~8월 여름철 기준 주택용(가정용)이 한 달 사용량에 따라 kWh당 최대 307.3원을 내는 것과 달리 누진제를 적용받지 않는다.
일반용 전기요금이 지난해 여름 전력난 이후 세 차례에 걸쳐 kWh당 28.5원 인상됐으나 주택용 누진 구간에 비해선 여전히 싼 편이다.
지난해 충북의 6~8월 전력 사용량은 7428GWh로 오후 4시부터 10시까지 최대부하를 나타냈다. 가뜩이나 전력 소비가 많은 피크시간대에 공인중개사사무소의 야간 점등 영업이 이뤄지는 셈이다.
한국전력공사의 여름철 절전 요령상 사무실은 점심시간과 야간시간에 일괄 소등하되, 필요한 부분만 점등하도록 명시돼 있으나 강제 사항은 아니다.
한전 관계자는 "야간 영업을 위해 사람이 없는 공간에 불을 켜두는 행위를 처벌할 수 있는 규정은 없다"며 "다만 여름철 안정적 전력 수급을 위해 불필요한 야간 점등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공인중개사협회 충북지부 관계자는 "야간에도 사무실 불을 켜두는 것은 '아직 영업 중이며, 언제든 연락 가능하다'는 것을 알리는 목적"이라며 "꼭 사무실에 사람이 있어야만 영업을 할 수 있는 건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저녁 시간대에 손님과 매물을 보러 현장에 간 경우도 많다"며 "대부분 타이머를 설정하고 사람이 거의 다니지 않는 오후 10시에는 자동 소등한다"고 설명했다.
청주지역 한 공인중개사는 "다른 공인중개사사무소와 달리 나만 소등을 해놓으면 마치 영업하지 않는 것처럼 비친다"며 "공짜로 전기를 쓰는 것도 아니고, 내가 전기요금을 내면서 야간점등을 하는데 뭐가 문제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uyeo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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