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PF 사업장도 안심 못한다…'지방 미분양·연체 사업장' 벌벌
본PF 사업장도 미분양에 연체·공사중단…경계감 커져
금융당국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구조조정을 위한 사전작업을 마무리 했다. 이에 금융권에서는 주중부터 고위험 사업장을 중심으로 구조조정을 위한 사업성 평가를 개시한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그간에는 브릿지론 단계의 사업장이 구조조정 주 대상에 오를 것이란 관측이 나왔었다. 최근에는 부동산 경기 악화, 금융당국의 깐깐한 구조조정 방침 등을 고려하면 구조조정 단계에 돌입하는 본 PF 사업장도 적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 10일부터 13일까지 부동산PF 구조조정과 관련된 업계를 소집해 '부동산 PF 사업성 평가 설명회'를 마쳤다. 금융권은 이를 바탕으로 주중부터 본격적인 사업성 평가에 돌입한다.
재구조화냐 청산이냐 갈림길
금융당국은 이번에 부동산PF 구조조정을 시행하면서 사업장의 단계를 총 4가지로 구분하기로 했다. 사업이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을 경우 '양호', 일시적인 애로사항이 발생했으나 사업 진행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될 경우 '보통'이다. 이 두가지에 속하면 사업은 애초 계획대로 진행된다.
구조조정 대상이 되는 경우는 두가지다. 지속적이고 중대한 사업적 애로사항이 발생해 사업진행에 상당한 차질이 예상될 경우에는 '유의', 추가적인 사업 진행이 곤란하다고 여겨질 경우는 '부실우려'로 나뉜다. 유의의 경우 재구조화 등에 나서며, 부실우려의 경우 상각, 경매 및 공매 등을 통해 매각 절차를 밟게 된다.
이번 부동산PF 구조조정의 핵심은 '유의'와 '부실우려' 사업장이 얼마나 될 것이냐가 관건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유의를 받게 될 경우 '마지막 기회'가 부여되지만 '부실우려' 사업장의 경우 청산 절차를 밟게된다. 부실우려 사업장의 비중이 높을수록 더 많은 금융회사, 건설사, 시공사들이 연쇄적으로 무너질 것이란 관측이다.
본 PF 사업장, 안심하긴 이르다
그간에는 이번 부동산 PF 구조조정 과정에서 브릿지론 단계의 사업장이 주로 대상에 오를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브릿지론 단계의 경우 이제 막 토지매입 절차가 진행중인 것과 같이 사업 초기 단계에서 사업이 막힌 것이다. 사업이 초기 단계인 만큼 구조조정에 나서더라도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고 구조조정의 취지도 살릴 수 있다.
하지만 좀처럼 부동산 경기가 되살아 나지 않으면서 본 PF 사업장들 중 지방 사업장을 중심으로 구조조정 대상에 오를 수 있다는 주장도 힘을 얻고 있는 모양새다.
일단 구조조정 대상이 되는 본 PF 사업장의 기준을 보면 △공정률이 상당히 부진한 상태 (공사가 멈춘 상태가 상당기간 지속되거나) △분양이 시작된지 18개월이 지났음에도 분양률이 60%미만(비거주시설 50%) △최초 대출 이후 사업비 상승으로 인해 사업전망이 저하된 경우 △여신 만기 최초 취급 후 3회 연장한 경우 △연체이자 납부 없이 연체이자 및 향수 발생 이자를 유예한 경우 △여신이 연체 중인 경우 △경공매 후 2회이상 중단 됐거나 유찰된 경우 등 총 9개의 상황 중 두가지 이상에 해당할 경우 '유의' 대상이다. 여기서 상황이 더 악화됐다면 '부실우려' 사업장으로 분류된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기준을 바탕으로 보면, 사업비가 좀처럼 낮아지지 않고 있는 데다가 부동산PF에 나선 상당수의 사업장의 연체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본 PF 사업장 중 적지 않은 규모가 구조조정 대상에 오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 금융회사 PF 담당자는 "이번 구조조정 방안을 보면 일단 연체가 시작됐으면 모두 경계 대상이며 여기에 사업비를 조달하기 힘들거나 미분양이 장기화 됐으면 구조조정 대상에 포함되도록 했다"라며 "수도권에 있는 사업장의 경우 상황이 좀 나을지는 몰라도 지방의 사업장의 경우 상당수가 구조조정을 벗어나는 조건을 충족하기 힘들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실제로 주요 건설사들 중 일부는 본 PF 과정에 있는 사업장 중 지방 사업장에서 미분양이 지속되면서 순익이 꺾이고 있다"라며 "구조조정이 브릿지론 단계의 사업장과 지방의 본PF 사업장을 중심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가령 지난 4월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 가구는 7만1997가구인데 이 중 지방이 차지하는 규모는 5만7342가구로 전국의 80%를 차지했다. 새 아파트 입주율도 수도권은 70%대를 기록하고 있지만 지방으로 갈수록 50%대까지 낮아진다.
이경남 (lkn@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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