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문화대혁명의 시작은 한 편의 희곡 [더 머니이스트-홍기훈의 슬기로운 금융생활]
"대약진운동 후 사회적 불만 커져"
"공산당 사상정화 운동, 권력 투쟁으로 변질"
1960년대 중반부터 중국은 경제적인 안정을 찾았습니다. 하지만 대약진운동이 촉발한 사회적 불만은 사그라지지 않았습니다. 1957년부터 시작된 반우파투쟁으로 도시 노동자들 사이엔 극좌문화가 퍼지기 시작했습니다. 1950년대 후반 상하이에 기반한 프롤레타리아(무산계급) 문예 창작자들은 극좌문화의 작품들을 쏟아냈고, 도시의 노동자들은 이 작품들의 영향을 받았습니다.
중국의 공산주의 사회가 점차 안정화되면서, 청년들의 성공과 승진 기회는 점점 줄어들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일부 고위 공산당 간부의 자녀들은 성공의 길을 이어받았습니다. 공산당은 평등을 강조하며 여성들에게도 기회를 확대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이익을 보는 사람의 대부분은 공산당 간부의 딸이었습니다. 홍군이나 국공내전에 참여하지 않은 시골 지역의 유지들은 오래된 토지와 건물을 통해 자산을 쌓고 있었습니다.
공산당에 대한 충성이나 교육을 통해 성공할 수 있다고 믿었던 좌익 지식인과 청년들은 좌절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들은 고위 간부의 반혁명적 행위를 공개 비판했습니다. 또 혁명에 참여하지 않고도 고위직을 차지한 지역 유지의 행태도 꼬집었습니다. 이들의 불만은 비판에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좌익 지식인과 청년들은 고위 간부·지역 유지에 극단적인 보복을 시도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에 중국 공산당은 대규모 사상정화 운동을 실시했습니다. 계급 구조에 대한 인민의 불만을 해소하고, 당내 '불순요소'를 차단하기 위해섭니다. 문화대혁명 이전에도 이미 여러 차례 사상정화 운동이 진행됐습니다. 1930년대 말 진행된 정풍운동이 대표적입니다. 당초 사상정화 운동은 초기에는 무산 계급 독재를 강화하기 위한 '올바른 사상의 함양'을 주장하면서 시작됐습니다.
시간이 흐르며 점차 전투적이고 공격적인 당내 투쟁으로 변질됐고, 최종적으로는 '반혁명 세력' 및 '우파'를 숙청하는 방향으로 확대됐습니다. 이처럼 사상정화 운동은 당의 통제를 강화함과 동시에 내부 단결을 강요하는 수단으로 활용됐습니다.
그러던 중 중국을 뒤흔드는 일대 사건이 발생합니다. 1959년 베이징 부시장이자 역사학자인 우한은 희곡 '해서파관'을 발표했습니다. 이 작품은 명나라 시대 청백리인 해서의 파면을 다뤘습니다. 발표 당시엔 마오쩌둥의 호평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1965년 마오쩌둥의 부인 장칭과 저널리스트 야오원위안이 이 작품을 공격했습니다. 마오쩌둥과 펑더화이를 각각 황제와 해서에 빗대었다고 주장하며 논란이 일파만파 커졌습니다. 펑더화이는 마오쩌둥이 주도한 대약진운동의 오류를 지적했다가 반당 분자로 내몰렸던 인물입니다.
당시 베이징 시장 펑전은 우한을 지지하며, 논란을 학문적 문제로 제한하려 했습니다. 그러나 장칭은 문화예술계를 반공산주의 세력이 지배하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린뱌오 국방부장까지 가세하며 반우파 운동이 시작됐습니다. 1966년에는 공식적으로 문화혁명을 위한 '문혁 소조'가 구성됐습니다. 린뱌오는 마오쩌둥의 절대적 영도를 강조하는 연설을 하며 권력 기반을 다졌습니다. 이들의 활동은 문화대혁명으로 이어집니다.
같은 해 5월 25일, 베이징 대학의 당서기 녜위안쯔는 반당분자로 규정된 교수들을 비난하는 대자보를 게시했습니다. 마오쩌둥은 이 대자보를 전국적으로 유포했습니다. 당시 이 대자보는 '문화대혁명의 첫 번째 마르크스-레닌주의 대자보'로 칭송받았습니다. 5월 29일, 첫 중학생 홍위병이 결성됐고, 이들은 칭화대를 공격했습니다.
이후 6월 1일 인민일보는 자본주의적 지식인들에 대한 숙청을 촉구했고, 이는 대규모 정치 운동으로 이어졌습니다. 7월 27일 홍위병은 마오쩌둥에게 혁명적 조치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서한을 보냈습니다. 8월 8일 인민일보에 마오쩌둥의 논평 '사령부를 폭격하라'가 실렸습니다. 마오쩌둥은 논평을 통해 반혁명과 우파에 대한 투쟁을 호소했고, 문화대혁명이 본격적으로 시작됐습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홍기훈 홍익대학교 경영대 교수, 메타버스금융랩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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