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겐 양현종의 이닝보다 팔이 더 중요하다" 이범호 감독이 대투수 고집을 꺾을 수 밖에 없었던 이유
[마이데일리 = 광주 심혜진 기자] 팬들에게는 아쉬운 소식이 전해졌다. KIA 타이거즈 '대투수' 양현종이 한 턴 거른다. 이는 팀을 위한 결단으로 이범호 감독이 양현종의 고집을 꺾었다.
양현종은 19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전날 LG 트윈스와의 홈경기서 선발 등판해 5이닝 7안타 3실점으로 시즌 6승째를 기록했다. 5회초에 팔꿈치 이상을 느낀 것이 휴식의 결정적 배경이 됐다.
당시 5회초 김범석을 상대하다가 팔꿈치에 이상을 느꼈지만 오스틴 딘을 유격수 플라이로 잡고 5회까지는 마치는 데는 성공했다. 하지만 6회 교체됐다.
양현종은 경기 후 "아직은 괜찮다. 지금은 휴식할 때는 아닌 것 같다"면서 "현진이형과 피하고 싶지 않다"고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
오는 23일 홈에서 류현진(한화)과 빅매치가 예고되어 있는 상황에서 정면돌파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이다. 책임감도 있었다.
하지만 19일 병원 검진 결과 큰 부상은 아니지만 피로 누적 증세가 나왔다.
그러자 이범호 감독이 나섰다. 투수코치, 트레이닝 파트와 미팅을 통해 양현종이 휴식을 취하는 것으로 결단을 내렸다.
하지만 양현종은 고집을 부렸다. 등판을 강행하겠다는 것이다.
이범호 감독은 더 큰 부상을 막고자 양현종의 고집을 꺾었다. 그는 "솔직히 너무 많이 던졌다. 지금 쉬는게 우리에게 좋을 것 같다. 지금 상황에서 선발진에서 부상 나오면 시즌이 힘들어진다. 피로감 느꼈을때 쉬어야 한다. 팀원도 그렇게 생각해 고집을 눌렀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범호 감독도 23일 빅매치를 생각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 한 경기를 위해 팀 전체를 망칠 수 없었다. 양현종이 만약 그 경기서 던지다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팀을 이끌어야 하는 사령탑으로서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
이범호 감독은 "23일 한화전이 중요한 경기라 나도 고민을 많이 했다. 그래도 우리한테는 양현종이라는 투수가 필요하다. 이닝을 워낙 중요하게 생각하는 투수인데 내게는 현종이 이닝 수보다 현종이 팔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많이 던져주면 좋겠지만 앞으로 선수 생활 하면서 KBO리그 기록을 깨야 되는 선수다. 팔은 투수에게 정말 조심해야 되는 부분이다. 이제는 고참인데 한 번 부상 당하면 팀도 어려워질 수 있다. 지금 쉬어가도록 하는 게 백번 옳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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