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라면·과자 경쟁은 전쟁터"…베트남 대세로 자리 잡은 'K-푸드'

이형진 기자 2024. 6. 20. 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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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하노이 중심가에 위치한 후지마트.

가공식품류 특히 라면과 과자 매대에서는 한국 음식이 베트남 마트를 점령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가장 위 칸에는 팔도의 베트남 현지 생산 라면인 '코레노' 등 현지화된 제품이, 아래에는 농심(004370) '신라면', 오뚜기(007310) '진라면' 등 국내 인기 라면 등이 나란히 올라와 있었다.

2022년 코트라 자료에 따르면 베트남은 가장 큰 라면 시장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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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계 후지마트지만 입구부터 한국 라면…오후부터 비워진 삼양 '불닭'
과자 오리온·농심 치열…청정원 쌈장·오뚜기 마요네즈도 손 닿는 곳에
베트남 하노이 중심가에 위치한 후지마트.

(하노이=뉴스1) 이형진 기자 = 베트남 하노이 중심가에 위치한 후지마트. 이름부터 일본 물건이 가장 많을 것 같은 분위기를 풍긴다. 그러나 마트 입구부터 손님을 가장 먼저 반기는 것은 K-라면이다. 고객들이 가장 쉽게 눈에 띄는 곳 매대에 한국 라면이 산적하게 쌓여 있었다.

지난 10일 오후 베트남 하노이의 후지마트를 찾았다. 후지마트는 베트남 현지의 BRG리테일과 일본 스미토모 그룹이 협력한 중형 슈퍼마켓으로 2028년까지 대도시에 약 50개 매장을 낸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매장에서 한국 음식 찾기는 어려운 일이 아니다. 가공식품류 특히 라면과 과자 매대에서는 한국 음식이 베트남 마트를 점령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베트남 하노이 후지마트에서 직원들이 한국 라면을 매대에 채워넣고 있다.

매장을 찾은 오후 3시경 삼양식품(003230)의 '불닭볶음면' 칸은 이미 한 칸이 비어 있어서 매장 직원들이 박스를 갖다 두고 다시 매대를 채우고 있었다.

가장 위 칸에는 팔도의 베트남 현지 생산 라면인 '코레노' 등 현지화된 제품이, 아래에는 농심(004370) '신라면', 오뚜기(007310) '진라면' 등 국내 인기 라면 등이 나란히 올라와 있었다.

2022년 코트라 자료에 따르면 베트남은 가장 큰 라면 시장 중 하나다. 세계라면협회가 집계한 2021년 국가별 라면시장 규모에서 베트남은 중국, 인도네시아에 이은 3위를 차지했다. 이를 인구수로 나누면 베트남의 1인당 라면 소비량은 연간 87개를 기록해 세계 1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대베트남 라면 수출 금액은 1789만2000달러로 전년 대비 12.3% 증가했고, 2024년 5월까지 누적 수출액은 872만8000달러로 29.7% 증가한 수치로 고공행진 중이다.

베트남 하노이 후지마트 과자 매대에 오리온 과자가 진열돼 있다.

과자 진열대에는 오리온(271560)과 농심이 베트남 현지에서 원정 경기를 펼치는 듯했다. 오리온 '포카칩'의 현지명인 '오스타'는 현지 생감자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제품으로 미국 글로벌 감자칩 '레이즈'와 경쟁에도 뒤처지지 않았다.

그 옆 칸에서는 농심의 대표 과자인 '새우깡', '매운 새우깡 양파링', '바나나킥' 등이 한글 이름을 그대로 단 포장지로 판매 중이었다. 현지 매장 직원인 응우옌 타오씨는 "한국 과자가 베트남 과자보다 더 인기가 좋다"고 설명했다.

글로벌시장조사기업 스타티스타에 따르면 베트남 제과시장은 2022년 기준 약 54억 달러에 이르렀고, 2028년까지 평균 8.7%의 성장률을 보이며 2028년에는 약 89억 달러 규모의 시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베트남 하노이 후지마트 과자 매대에 농심 과자가 진열돼 있다.

이외에도 대상(001680) 청정원의 쌈장·고추장 등의 장류, 오뚜기의 마요네즈 등도 손님들의 손이 닿기 쉬운 위치로 자리 잡았다.

한국 마트의 반찬 코너 같은 즉석 식품 코너에서는 조리된 떡볶이도 만나볼 수 있었다. 일부 제품 중에서는 한국산 제품이 아닌 제품임에도 한글을 단 제품도 눈에 띄었다.

베트남 현지 한국인 가이드 성기훈 씨는 "베트남에서는 한국 제품이 고급 제품의 이미지가 강하기 때문에 제품 표지에도 한글을 굳이 쓰는 것이 매출에 더 유리하다"고 전했다.

베트남 하노이 후지마트 즉석 식품 코너에서 떡볶이가 진열돼 있다.

hj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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