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의 시각] 금투세 시행에 앞서 따져볼 韓 증시 투자 매력도

전준범 기자 2024. 6. 20.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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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증시가 장기 투자하기에 좋다고 말하는 사람을 보기 힘들다.

정부의 밸류업(가치 제고) 프로그램 도입은 반갑지만, 시장에 대한 개인 투자자의 불신과 비관은 여전하다.

개인이 국내 증시에 매력을 느끼고 적극 투자할 만한 유인책을 만들어야 한다.

우리 증시의 투자 매력도는 그리 높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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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증시가 장기 투자하기에 좋다고 말하는 사람을 보기 힘들다. 정부의 밸류업(가치 제고) 프로그램 도입은 반갑지만, 시장에 대한 개인 투자자의 불신과 비관은 여전하다. 오를만하면 한 번씩 확 주저앉는 주가지수에 답답함을 느낀 개미는 방망이를 짧게 잡고 단타에 주력하거나 아예 해외 증시로 눈을 돌린다.

올해 들어 이달 13일까지 우리 주식시장의 데이트레이딩(당일 매수·매도) 거래량은 전체 거래량의 약 60%에 달했다. 투자자 10명 중 6명이 오늘 산 주식을 오늘 바로 팔았다는 뜻이다. 단타 매매를 주도하는 건 단연 개인이다. 단타 자체를 문제로 볼 순 없다. 하지만 그 행위가 ‘언제 추락할지 모른다’는 불신에서 비롯된다면 문제다.

이런 상황에서 날로 성장하는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은 국내 증시 자금의 해외 이탈을 부추긴다. 최근 등장하는 ETF 상당수가 기대수익률이 높은 해외 증시를 추종하고 있어서다. 올해 들어 신규 상장한 ETF의 60%는 기초자산이 해외인 상품이다. 이들 대부분은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구조다. 올해 해외 주식 ETF에는 7조원 넘는 뭉칫돈이 순유입했다.

반면 기초자산이 한국인 상품(28개) 가운데 국내 주식에 투자하는 ETF는 12개에 불과하다. 올해 국내 주식 ETF에서는 3000억원 가까운 돈이 순유출했다. ETF로 유입된 자금이 다시 자국 증시로 흘러가는 미국과 전혀 다른 분위기다. 국내 ETF 시장이 급성장세라고 해도 ETF로 유입된 돈이 해외 증시로 몰린다면 우리 자본시장의 중장기 경쟁력에는 좋을 리가 없다.

엔비디아·마이크로소프트·애플 같은 혁신 기업이 부족한 우리나라 증시가 미국 증시처럼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긴 힘들다. 앞으로도 개인 중심의 단타 매매와 해외 증시 쏠림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정부와 정치권 모두 한국 자본시장의 현재와 미래를 냉정하게 바라봐야 하는 이유다. 개인이 국내 증시에 매력을 느끼고 적극 투자할 만한 유인책을 만들어야 한다.

이 맥락에서 내년 시행을 앞둔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에 대해서도 숙고할 필요가 있다. 단순한 조세 저항으로 보기엔 우려되는 부작용이 크다. 일례로 기관투자자는 금융투자로 소득이 발생해도 금투세가 아닌 법인세율을 적용받는다. 모든 구간에서 법인세율이 금융투자소득세율보다 월등히 낮다. 이러니 금투세 폐지를 요구한 국민동의청원이 순식간에 5만명을 돌파하는 것이다.

금투세 대상이 소수라 할지라도 그들이 시장 분위기 조성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큰손’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굵직한 투자자가 세금 부담을 호소하며 떠난다면 해외로의 자금 이탈은 가속화할 수밖에 없다. 우리 증시의 투자 매력도는 그리 높지 않다. 여야의 현명한 재논의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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