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상임위 독식'에 국회 보이콧 열흘째 국민의힘…복귀 시나리오 3가지

한정수 기자 2024. 6. 20. 0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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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원구성 관련 민주당을 향해 법사위, 운영위원장 임기를 1년씩 나눠서 하자는 제안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의 법제사법위원회 등 11개 주요 상임위원장 선출 강행에 반발한 국민의힘이 상임위 일정에 대한 전면 보이콧에 나선 지 열흘이 지났다. 여야가 모두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으면서 국회 파행이 장기화하고 있다. 언제쯤 국민의힘은 국회에 복귀할 수 있을까. 정치권에선 3가지 시나리오가 거론된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전날 민주당에 "법사위와 운영위원회를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1년씩 번갈아가며 맡자"고 공개 제안했다. 앞서 운영위를 내주고 법사위를 맡는 안, 법사위를 내주고 운영위만 맡는 안을 모두 거절당한 터라 사실상의 마지막 제안이다.

이에 대해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국민의힘 제안에 윤석열 대통령이 향후 1년간 국회를 정상 통과한 법안에 대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으면 긍정적으로 검토해 보겠다는 뜻을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의 제안에 대해) 참 황당하다"며 "전날까지 원구성이 불법으로 했다면서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해놓고 하루 뒤에는 1년씩 하자는 것이 말이 되느냐. 진정성을 찾아볼 길이 없다"고도 했다.

이후 양당 원내수석부대표가 만나 논의를 나눴지만 접점을 찾지는 못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이번 주말까지 협상을 끝내달라고 요구한 만큼 양당은 계속해서 만나 합의점을 찾기 위한 협상을 해나갈 예정이다.

다만 여야가 끝까지 합의점을 찾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이번 총선에서 대승을 거둔 민주당이 법사위와 운영위를 모두 맡아 22대 국회를 운영하는 것이 곧 민심이라고 공언해온 바 있다는 점에서다. 국회의 파행 운영은 당분간 이어질 공산이 크다.

이 같은 상황에서 국민의힘의 국회 복귀 시나리오는 세 가지 정도로 압축된다. 먼저 '순직 해병 진상규명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안'(채상병 특검법) 재표결이다. 민주당은 여당 없이 이달 내 채상병 특검법을 법사위에서 통과시킨 뒤 다음달 초 본회의에서 의결한다는 방침이다.

'채상병 특검법'이 통과되면 수사 상황에 따라 윤석열 대통령까지 수사 대상이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윤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다. 거부권 행사로 국회에 돌아온 법안은 재적 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그 즉시 법률로 확정되고 부결되면 폐기된다.

재표결까지 이어진다면 108석의 국민의힘은 전원이 본회의에 참석해 통과를 막아야 할 상황이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에 "상임위 일정을 보이콧하고는 있지만 특검법 등이 통과됐을 경우에는 어쩔 수 없이 본회의에 나가 투표를 해야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배준영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오른쪽)가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와 원구성 관련 회동을 마친 뒤 협상 결렬을 알리며 대한민국헌법 제53조를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뉴스1

대통령실이 시점을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진 개각도 국민의힘의 국회 복귀의 계기가 될 수 있다. 장관 후보자가 임명되면 국회 청문회 절차를 거치게 되는데 야당 의원들이 강력한 공세를 펼칠 것이 불 보듯 뻔해서다. 윤 대통령 지지율이 낮은 상황에서 야당의 공세를 막아내고 국정 운영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국민의힘이 국회 의사 일정에 복귀할 가능성이 있다.

다음달 23일 치러지는 국민의힘 전당대회도 계기가 될 전망이다. 새 당대표와 지도부가 꾸려지면 지금까지와 다른 전향적 자세를 취할 명분이 생긴다는 점에서다. 현재의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 체제는 새 지도부를 꾸리기 위한 전당대회를 준비하는 실무적 성격이 강하다.

이와 관련, 한 국민의힘 초선 의원은 "당 내부에서 민주당의 독주에 강경하게 대응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 당장 이렇다 할 태도 변화가 있을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내줄 것은 내주고 양보하는 자세로 복귀할 타이밍도 놓쳤고 명분도 딱히 없다"며 "새로운 당대표가 선출될 때까지는 현재의 상황이 이어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한정수 기자 jeongsuh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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