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자신에게 화났다” 양키스 4979억원 거포의 분노…삼성 10승 우완의 빈볼? WS 우승 향한 책임감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나 자신에게 화났다.”
4월까지 죽을 쑤다 5월부터 대폭발, 메이저리그를 접수 중인 애런 저지(32, 뉴욕 양키스). 3억6000만달러(약 4979억원) 몸값을 제대로 해내는 저지가 분노했다. 19일(이하 한국시각) 볼티모어 오리올스와의 원정경기서 3번 중견수로 선발 출전했으나 아찔한 순간을 맞이했다.
양키스가 1-0으로 앞선 3회말. 저지가 선두타자로 등장했다. 볼티모어 선발투수는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 출신으로서 올 시즌 기대이상의 맹활약을 펼치는 앨버트 수아레즈(35). 볼카운트 1B2S서 4구 94.1마일 포심이 저지의 왼손 아랫부분을 강타했다.
저지는 오른손으로 왼손을 감싸며 고개를 푹 숙이면서 순간적으로 마운드로 향하는 듯하다 1루로 갔다. 이후 득점까지 했고, 4회초에는 수비까지 했다. 그러나 4회말 1사 1루서 대타 트렌트 그리샴으로 교체됐다. 애런 분 감독은 MLB.com에 선수보호 차원의 교체라고 설명했다.
저지는 곧바로 엑스레이와 CT 촬영을 했고, 골절이 없으며, 깨끗한 상태라는 소견을 들었다. 저지와 양키스로선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었다. 저지는 2018시즌 오른손목 골절로 부상자명단 신세를 진 경험이 있다.
저지는 MLB.com에 “정말 다행이다. 몇 년 전 부딪혀 손목이 부러졌다. 손목이 부러진 것만으로는 무슨 일이 일어날지 결코 알 수 없다. 골절되지 않았다는 걸 알고 나서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94~95마일 투구에 손을 맞으면 작은 뼈와 인대가 어떻게 될지 모른다”라고 했다.
그러나 사구 당시에는 화가 났다고 털어놨다. 저지는 “분명히 화가 났다. 몇 개의 공이 위, 아래로 지나갔다. 하지만 그것은 일부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리샴이 나왔을 때도 내가 치고 싶었다. 배팅 케이지에 있었다”라고 했다.
수아레즈의 빈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일까. 아니다. 후안 소토는 “우린 그들이 저지를 바로 때리려고 하지 않다는 걸 알지만 조금 실망스럽다”라고 했다. 알렉스 버두고는 “우리는 일어난 일을 가볍게 여기지 않는다. 우리에겐 큰 일이었다. 그러나 동시에 의도적이라고 생각하지도 않는다”라고 했다. 수아레즈의 동료 거너 헨더슨조차도 “그냥 경기사용구였다. 저지는 비현실적 타자이기 때문에 어려운 투구를 해야 한다”라고 했다.
저지는 솔직하게 얘기했다. “아무 것도 기대하지 않는다. 나 자신을 위해 화가 났다. 아무도 맞고 싶어하지 않는다. 우린 밖에서 경쟁하고 우리의 일을 하려고 노력한다”라고 했다. 저지 역시 수아레즈의 빈볼이 아닌 건 안다. 단지 자신이 경기도중에 빠지면서 팀에 더 공헌하지 못한 아쉬움이 있는 듯하다. 달리 말해 양키스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향한 책임감이다.
저지는 올 시즌 74경기서 265타수 80안타 타율 0.302 26홈런 64타점 57득점 출루율 0.428 장타율 0.687 OPS 1.115다. 메이저리그 전체 홈런, 장타율, OPS 1위다. 이렇게 미친 듯이 활약하는데 경기 중간에 빠지면서 팀을 위해 뭘 더 하지 못한 자신에게 분노했다. 못 말리는 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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