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거리 145m' 야구천재가 선보인 미친 괴력쇼…日 최초+LAD 구단 타이 기록 작성, 오타니가 9667억을 받는 이유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야구천재'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가 연일 괴력쇼를 펼치고 있다. 이번에는 비거리로 수많은 역사를 만들어냈다.
오타니는 19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의 쿠어스필드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콜로라도 로키스와 원정 맞대결에 1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5타수 2안타(1홈런) 2타점 2득점을 기록했다.
지난해 팔꿈치 수술을 받으면서 2024시즌에는 마운드에 오를 수 없는 상황이 직면한 오타니. 수술대에 오를 당시 미국 현지 복수 언론들은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은 오타니가 수술로 인해 큰 계약을 품지 못한 것이라는 전망을 쏟아냈다. 물론 타자로서의 가치도 뛰어나지만 오타니의 진정한 매력 포인트는 '이도류'에서 나오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 모든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오타니는 스토브리그가 시작된 직후부터 사실상 메이저리그 30개 모든 구단으로부터 관심을 받았다. 오히려 오타니에게 관심을 안 갖는 것이 이상할 정도였다. 급기야 'MLB 네트워크'의 존 모로시는 오타니가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계약을 위해 캐나다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는 '역대급' 오보를 내기도 했다. 그 결과 오타니는 LA 다저스와 무려 10년 7억 달러(약 9667억원)이라는 전세계 프로 스포츠 사상 최대 규모의 계약을 손에 넣었다.
시범경기에서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타자에만 전념하는 자신을 향한 기대감을 키웠던 오타니는 3월 한 달 동안 6경기에 출전해 7안타 타율 0.269 OPS 0.656으로 나쁘지 않은 스타트를 끊었는데, 4월 일정이 시작된 이후에도 좀처럼 안타가 나오지 않는 모습이었다. 이에 오타니는 개막 이후 최장기간 연속 무홈런 기록을 경신하게 됐는데, 4월 4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3연전의 마지막 경기에서 마침내 고대하던 첫 번째 홈런포를 쏘아 올리면서 답답한 흐름을 끊어냈다.
이후 오타니의 방망이에는 불이 붙었다. 오타니는 4월 한 달 동안 37안타 7홈런 17타점 21득점 타율 0.352 OPS 1.106으로 펄펄 날아올랐다. 그리고 좋은 흐름은 5월에도 계속됐고, 29안타 7홈런 19타점 16득점 8도루 타율 0.312 OPS 0.976의 성적을 남겼다. '야구천재'로 불리는 오타니가 타자에만 전념했을 때 어떠한 활약을 펼칠 수 있는지를 단 번에 확인할 수 있는 순간이었다. 그런데 6월부터 오타니의 감이 조금씩 떨어지기 시작했다. 특히 장타 생산이 눈에 띄게 떨어진 모습이었다.
하지만 부진은 오래가지 않았다. 오타니는 지난 12~13일 텍사스 레인저스를 상대로 연이틀 홈런포를 폭발시키더니, 17일 캔자스시티 로얄스를 상대로는 멀티홈런 경기를 선보였다. 오타니는 'MVP' 무키 베츠가 왼손 골절상을 당한 까닭에 18일경기부터는 '리드오프'로 출전하게 됐는데, 타순이 바뀐 첫 경기에서 3안타 1타점 2득점 1볼넷 1도루로 폭주했고, 이날은 20번째 아치를 폭발시키며 내셔널리그 홈런 공동 1위로 올라섰다.
오타니의 방망이가 불을 뿜은 것은 6회였다. 2-7로 뒤진 6회초 선두타자로 나선 오타니는 앞선 두 타석에서 안타를 생산하지 못했던 콜로라도 선발 오스틴 곰버와 맞대결을 가졌다. 오타니는 곰버의 슬라이더를 좀처럼 공략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는데, 이번에는 달랐다. 오타니는 곰버가 던진 3구째 83.9마일(약 135km)의 슬라이더가 스트라이크존 안으로 형성되자, 거침없이 방망이를 돌렸다. 무려 113마일(약 181.9km)로 측정된 타구속도는 총알같이 뻗어나가더니, 무려 476피트(약 145.1m)의 초대형 홈런으로 이어졌다.
이 홈런은 수많은 기록으로도 연결됐다. 오타니는 곰버를 상대로 터뜨린 홈런을 바탕으로 내셔널리그 홈런 공동 1위로 우뚝 섰다. 그리고 4년 연속 20홈런을 달성하게 됐는데, 이는 역대 일본인 메이저리거 중에서는 최초였다. 이어 'MLB.com'의 사라 랭스에 따르면 476피트(약 145.1m)의 홈런은 올 시즌 메이저리그 전체 1위에 해당됐고, 지난해 7월 1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토미 헨리를 상대로 터뜨린 493피트(약 150.3m)짜리 홈런에 이어 두 번째 최장거리 홈런으로 이어졌다.
특히 오타니는 올해 450피트(약 137.2m) 이상의 홈런을 네 개나 터졌는데, 이는 스탯캐스트가 도입된 2015년 이후로 다저스 구단의 타이 기록이었고, 440피트(약 134.1m) 이상은 6개째로 2015년 이후 구단 역대 세 명째에 이름을 올렸다. 더 놀라운 것은 아직은 6월도 끝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매번 어마어마한 타구를 만들어낸 오타니가 다저스 구단의 신기록을 작성하는 것은 시간 문제일 것으로 보인다.
오타니의 기록과 함께 다저스의 19일 경기는 역사적인 날이었다. 다저스는 9회초 공격이 시작되기 전까지 4-9로 뒤지고 있었는데, 제이슨 헤이워드의 그랜드슬램과 테오스카 에르난데스의 역전 스리런홈런을 바탕으로 9회에만 무려 7점을 뽑아내며 짜릿한 뒤집기 승리를 따냈다. 이는 1929년 6월 26일 뉴욕 자이언츠전 이후 무려 95년 만의 역사로 연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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