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2주에 한번은 마셔요"···베트남 '맥주 거리' 곳곳에 '이 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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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현지 시간) 베트남 하노이 타히엔 거리.
국산 소주는 현지 시장을 장악한 맥주의 틈새를 공략중이다.
한국으로 치면 기업형 슈퍼(SSM) 정도 크기인 이 점포에선 한 달에 약 300병의 진로 소주가 팔려 나간다.
윤현석 하이트진로 베트남법인 팀장은 "소주 카테고리로만 보면 현지 점유율이 70% 정도로 압도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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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점 테이블 곳곳에 녹색 소주 병
현지 시장 장악한 맥주 틈새 공략
마트에도 별도 진로소주 매대 마련
베트남 생산공장 내년 착공 들어가
해외사업 확대 전진기지 역할 수행
지난 10일(현지 시간) 베트남 하노이 타히엔 거리. 각국에서 온 젊은이들이 주점에 몰려 일명 ‘맥주 거리’로도 불리는 이곳 테이블 곳곳에 초록색 소주 병이 놓였다. 하노이에 사는 대학생 땀 씨는 “지인의 소개로 알게 돼 도수가 낮은 과일 소주를 좋아하게 됐다”면서 “2주에 한 번 정도는 마시는 편”이라고 했다. 베트남 특유의 무더위와 때때로 내리는 소나기도 이들의 소주 사랑을 막지는 못했다.
국산 소주는 현지 시장을 장악한 맥주의 틈새를 공략중이다. 하이트진로 주류는 거리 78개 주점 중 64곳에서 판매되고 있다. 브랜드 상징인 두꺼비 인형탈을 쓰고 길목 곳곳을 다니며 제품을 체험하게 하는 한국식 마케팅도 한창이었다.
현지 주점 뿐 아니라 소매점에서도 가정용 소주를 찾아보기는 어렵지 않았다. 이날 하노이의 한 후지마트 매장에는 관련 매대가 별도로 꾸려져 있었다. 한국으로 치면 기업형 슈퍼(SSM) 정도 크기인 이 점포에선 한 달에 약 300병의 진로 소주가 팔려 나간다. 윤현석 하이트진로 베트남법인 팀장은 “소주 카테고리로만 보면 현지 점유율이 70% 정도로 압도적”이라고 말했다.
2030세대 젊은 층이 찾는 과일소주는 진로이즈백이나 참이슬 같은 일반 상품으로 해외 소비자를 유입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윤 팀장은 “한국 소주의 대표적 특징인 ‘녹색 병’을 교민 뿐 아니라 현지인도 잘 인식하는 단계까지 진입했다”고 전했다.
하이트진로가 내년 1분기 베트남 타이빈성 그린아이파크 산업단지에 착공할 새 생산공장은 해외 사업 확대의 거점을 맡는다. 창사 100주년을 맞아 약 7700만 달러를 투자해 짓는 첫 수출 기지다. 정성훈 진로소주 베트남법인장은 “추후 제2의 해외 공장을 건설할 때 그대로 적용할 수 있는 표준이 되도록 심도 있는 설계를 하고 있다”면서 “2026년 완공해 생산에 들어가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회사 측은 이 공장에서 연간 최소 100만 상자의 과일소주를 생산할 계획이다. 이는 올해 소주류 해외 판매량 목표의 약 17% 수준이다. 생산분의 10~20%가 베트남 현지에 공급되고, 나머지는 다른 국가에 뻗어나가게 된다. 연 500만 상자까지는 별도의 라인 증설 없이 물량을 늘릴 수도 있다.
하이트진로가 베트남에 생산기지를 마련하는 건 이 곳을 발판 삼아 다른 동남아시아 국가를 공략하기 용이해서다. 타이빈성은 베트남 내에서도 특히 항공·해운 중심지와 인접해 물류 기능이 우수한 지역으로 꼽힌다. 200만 명의 인구와 대학을 포함한 각종 교육 인프라도 갖췄다.
이 밖에 각종 세제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이점도 크다. 실제 이 공장의 토지세는 향후 15년간 면제된다. 황정호 하이트진로 해외사업본부 전무는 “부지로 선정된 산업단지 내 제공되는 인프라가 매력적”이라며 “아세안(ASEAN)국가들과의 무역협정을 통한 세금 감면 효과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걸림돌도 있다. 현지 시장에 모방 제품이 난립하고 있기 때문이다. 동남아에서만 25~26개 회사가 뛰어들어 150종 이상의 유사 소주가 풀려 있는 상황이다. 저렴한 가격을 앞세우면서도 360㎖ 녹색병과 한글 라벨을 흉내낸 점이 공통된 특징이다. 타이거·스미노프·엠페라도 같은 글로벌 브랜드도 예외는 아니다. 이 밖에 주류를 차게 먹지 않는 동남아 문화도 일반 소주의 쓴맛을 두드러지게 만들 수 있는 위험 요소다. 하이트진로 측은 “모방 제품에 비하면 압도적인 인지도와 브랜드 파워가 강점”이라고 힘줘 말했다.
글·사진(하노이)=황동건 기자 brassgun@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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