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 통장 줄어드는데, 신생아특례는 또 푼다... '주택도시기금' 비상

정혜윤 기자 2024. 6. 20.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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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도시기금 조성액과 여유자금 곳간이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기금 주요 재원인 청약통장 가입자 수 감소 등 전반적인 주택시장 위축 여파다.

주택도시기금은 주택 건설을 효율적으로 추진하고 서민층에 대한 주택자금 지원을 위한 기금이다.

기금 조성은 주로 청약저축, 국민주택채권, 복권기금전입금 등으로 구성되는데 이 가운데 청약저축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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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도시기금 조성액 추이/그래픽=김지영


주택도시기금 조성액과 여유자금 곳간이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기금 주요 재원인 청약통장 가입자 수 감소 등 전반적인 주택시장 위축 여파다. 문제는 이런 상황에서 기금을 써야 할 곳은 계속 늘어난다는 점이다. 정부가 신생아특례대출 확대 등 주거복지 지출을 늘리면서 정책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19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주택도시기금 조성액은 2020년 100조3031억원에서 지난해 95조4377억원으로 3년 새 4조8654억원(약 5%) 줄었다. 특히 주택시장 호황기였던 2021년과 비교해서는 21조원 넘게 줄어들었다.

주택도시기금은 주택 건설을 효율적으로 추진하고 서민층에 대한 주택자금 지원을 위한 기금이다. 서민층의 내 집 마련, 주거 안정 지원에 활용된다. 기금 조성은 주로 청약저축, 국민주택채권, 복권기금전입금 등으로 구성되는데 이 가운데 청약저축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청약저축으로 모이는 금액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지난해 청약저축 조성액은 3년 새 6조2094억원(29%) 줄었다. 2021년과 비교해선 8조1777억원(35%) 감소했다.

청약저축 가입자수 추이/그래픽=김지영


높은 분양가에 민간 대비 낮은 금리로 청약 통장의 메리트가 사라지면서 가입자 수가 줄었기 때문이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수는 2554만3804명으로 1년 전 같은 기간과 비교해 39만2265명 줄었다. 한 달 전보다는 1만9766명 줄었다.

정부가 최근 청약통장 저축액 월 납입 인정액을 기존 10만원에서 25만원으로 확대한다고 밝혔지만 실효성엔 의문이 따라붙는다. 일단 시장 환경이 변하지 않은 상태에서 당첨 확률이 높아진 것도 아니고 금리도 여전히 낮아 경쟁력이 없다는 것이다.

기금을 모을 방법은 막막한데 씀씀이는 크다. 저출산 대응,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구제 주요 카드로 주택도시기금을 활용하면서 총지출은 늘고 있다.

수입은 감소하는데 지출은 확대되자 기금 여유자금은 빠르게 줄었다. 2021년 49조원이었던 여유자금은 올해 3월 기준으로 13조9000억원까지 쪼그라들었다. 2년 3개월새 35조1000억원이 급감한 것.

그나마 다행인 건 '선구제 후회수'를 골자로 한 전세사기특별법 개정안 폐지로 피해자 보증금 선구제에 기금이 사용되는 건 막았다. 하지만 주택도시기금 주무부처인 국토부, HUG의 기금 사용을 기반으로 한 주거복지 정책 확대는 여전히 부담이다.

특히 정부가 신생아특례대출 소득기준을 부부 합산 연 1억3000만원에서 2억원까지 높인지 얼마 안 돼서 이를 더 완화하겠다고 밝히면서다. 출시 된 지 다섯 달도 안 된 신생아특례는 소득요건이 벌써 세 차례 수정되는 셈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서민 주거 불안정, 심각한 저출산 문제 때문에 정부가 주먹구구식으로 주택기금 사용처를 계속 늘리고 있다"며 "당장은 괜찮지만 정책의 지속 가능성도 의문이고 기금 고갈 시점도 더 앞당겨질 게 뻔해 우려된다"고 말했다.

정혜윤 기자 hyeyoon1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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