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보고 처방 뚝딱, 실명 막은 AI의사…"상상 아닌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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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의료 접근성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았다.
10년 뒤 한국은 여전히 안전한 의료 시스템을 자랑할 수 있을까.
국가의 미래전략으로 살펴본 10년뒤 의료시스템을 미리 그려보고 이를 위해 정부와 의사들이 무엇을 준비해야할지 진단해본다.
인간의 생명을 다루는 의료용 AI, 일명 'AI 의사'가 본격화한 10년 뒤 한국의 모습을 이같이 묘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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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한국의 의료 접근성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았다. 10년 뒤에도 유효할까. 의대 증원으로 정부와 의료계 간 뿌리 깊은 갈등이 '폭발'했다. 과학계에선 그동안의 관심 부족으로 의과학자를 더이상 배출할 수 없는 환경이 됐다고 지적한다. 그 대안으로 'AI 의사'가 떠오른다. 병을 진단하고 처방하는 의사의 일부 역할을 AI가 훨씬 더 빠르고 정확하게 대체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속속 나온다. 10년 뒤 한국은 여전히 안전한 의료 시스템을 자랑할 수 있을까. 국가의 미래전략으로 살펴본 10년뒤 의료시스템을 미리 그려보고 이를 위해 정부와 의사들이 무엇을 준비해야할지 진단해본다.
생성형 AI(인공지능) 챗GPT가 1분 만에 완성한 소설의 일부다. 인간의 생명을 다루는 의료용 AI, 일명 'AI 의사'가 본격화한 10년 뒤 한국의 모습을 이같이 묘사했다.
AI가 지어낸 '소설'이지만, AI 의사는 "상상이 아닌 현실"이라는 게 과학기술계의 중론이다. 의사 출신으로 KAIST(카이스트) 문술미래전략대학원 교수를 지내며 AI 도입에 따른 의료시스템의 변화를 연구한 차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인간 사회 시스템 자체를 바꿔버릴 거대한 존재가 온다"며 "AI 의사는 100% 벌어질 미래" 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10~20년 뒤 변화할 사회 모습을 가정한 뒤, 변화가 일어나기까지 어떤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하며 현재 시점에선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계청 분석에 따르면 2040년 한국 전체 인구는 5000만명 이하로 떨어진다. 그중에서도 65세 이상 고령 인구가 전체 인구의 절반에 이른다. 전체 인구 감소에 따라 지방 소멸도 더욱 가속화한다. 생산가능인구가 줄면서 경제활동이 둔화하지만, 의료서비스 비용은 증대될 가능성이 높다. 전세계적 기후 위기도 미래 의료 시스템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질병관리청은 지구온난화에 따른 생태학적 변화로 인수공통감염병이 늘어 코로나 19 팬데믹과 같은 공중보건위기가 계속해서 발생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하지만 의료용 AI라는 '게임체인저'가 개입할 경우 상황은 달라진다. 차 의원은 "의료용 AI가 상용화된 사회에선 생명과 직결되는 응급의료·외상·암·심뇌혈관질환 등 필수의료에 필요한 인력을 집중적으로 육성할 여력이 생긴다"고 말했다. 또 "심각한 질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염증을 조기 진단해 인간 의사의 업무 과중을 줄이는 한편, 전염병 등 위기 상황에도 빠르게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교수 재직 시절 각막염을 진단해 원인을 구분해주는 AI를 대학원생 1명과 함께 개발했다. 각막염은 제때 진단받아 치료하면 금방 극복할 수 있는 질환이지만 의료 인력이 부족한 개발도상국에선 실명 원인 1위로 꼽힌다. 고도로 훈련된 의사만이 각막염이 박테리아성인지, 곰팡이성인지 판단해 올바른 처방을 내릴 수 있다. 그가 개발한 AI는 사진만으로 각막염의 원인을 자동 진단한다. 굳이 병원에 가지 않아도 누구나 사진을 찍어 구체적인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적절한 약을 처방받으면 염증이 심화하기 전에 예방할 수 있다는 구상이다. 이 과정에선 '인간 의사'의 개입도, 소모 비용도 최소화됐다. 각막염 진단 AI 개발엔 단 두 달이 소요됐다.
차 의원은 "AI가 본격 도입될 10년 뒤는 의료 서비스 비용을 대폭 줄이는 한편, 사람이 가진 의학적 역량을 배가할 수 있는 시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래의 기술력을 고려한다면 의료시스템의 빈틈을 메우기 위한 전략은 지금과 크게 달라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건희 기자 wisse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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