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인구 비상사태 선언…‘저출생 반전 마지막 기회’ 각오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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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19일 세계 최악 수준인 출산율 반등을 위해 인구 국가비상사태를 공식 선언했다.
대통령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의 '저출생 추세 반전 대책 회의'를 주재하면서다.
대통령은 이미 신설 방침을 밝힌 저출생대응기획부를 '인구전략기획부'로 정하고 장관이 사회부총리를 맡아 중장기 인구 전략을 수립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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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 대비 효과 없다 평가 안 나오길
윤석열 대통령이 19일 세계 최악 수준인 출산율 반등을 위해 인구 국가비상사태를 공식 선언했다. 대통령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의 ‘저출생 추세 반전 대책 회의’를 주재하면서다. 대통령은 이미 신설 방침을 밝힌 저출생대응기획부를 ‘인구전략기획부’로 정하고 장관이 사회부총리를 맡아 중장기 인구 전략을 수립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 저출생 예산 사전 심의권 및 지자체 사업 사전 협의권을 부여해 강력한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기겠다고 말했다. 저출산위원회는 이날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일·가정 양립’ ‘주거 안정’ ‘육아 기반 강화’라는 세 가지 틀에 맞춰 종합대책을 내놨다. 육아휴직 제도 개편, 돌봄 서비스 확대, 신혼 부부를 위한 주택 공급과 세제 확대 등 결혼에서 교육까지 단계별 지원책이 망라됐다. 윤 대통령은 범국가적 총력 체계를 가동해 임기 내 반전을 이루겠다고 약속했다.
정부가 비상사태를 굳이 말하지 않아도 한국의 저출생 문제는 해외에서 더 심각하게 바라볼 만큼 위험한 수준인 건 온 국민이 안다. 문제는 정부가 위기의식만큼 실효성 있는 정책을 내느냐는 점이다. 정부 정책 기조의 과감한 전환과 조직 개편, 지원책에는 나름의 고뇌가 담겼을 것이다. 아이를 낳지 않는 제일 큰 이유가 육아 자체의 어려움과 경제적 부담이라고 볼 때 부모가 일과 육아를 병행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고, 내집 마련 걱정을 덜어주며, 육아를 개인이 아닌 공공의 영역으로 옮겨주겠다는 의지가 엿보이기는 한다. 하지만 이것을 현실에 적용해서 얼마나 효과를 발휘하느냐는 별개의 문제다. 이미 존재하는 제도도 100% 활용되지 못하고 있어서다.
저출생 대책 실효성이 지적된 건 어제 오늘이 아니다. 저출생 분야가 정식 예산으로 편성되기 시작한 2006년부터 매년 적게는 수조 원, 많게는 수십조 원씩 투입됐으나 합계출산률은 더 떨어졌다. 2023년 현재 0.72명이다. 중앙은 중앙대로 지방은 지방대로 막대한 돈을 쏟아 부었는데도 그렇다. 지난 18년간 사용한 세금만 300조 원 가까이 된다. 이중 상당액이 저출생과 관련 없는 항목이라고는 한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지난해 저출생 대응 예산 47조 원에서 핵심적인 직결 과제는 절반 이하라고 분석한 바 있다. 중요한 건 비록 허수라 할지라도 그동안 수많은 정책과 거대한 예산을 집행했고 결과적으로 효과가 거의 없었다는 사실이다.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다. 대통령 발언대로 출산율을 1명대로 끌어 올리려면 더 과감하고 참신한 전략이 필요하다. 한때 환경이 일부 제한된 부처 업무였다가 지금은 전체 국가행정의 전제가 됐듯, 신설되는 인구전략기획부와 저출생수석이 최상위에서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보다 획기적인 인구정책을 실행해야 한다. 기존 틀의 심화 혹은 백화점식 나열 정도로는 자칫 과거 정부의 실패만 반복한다. 정부의 인구정책 기조 전환이 반가우면서도 한편으로는 걱정스러운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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